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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리본Reborn-6] 특공대에게 사명감을 심어주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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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리본Reborn이라는 새로운 코너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조직문화에 대한 개념정립-구축과정-현장전파-파급효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딱딱한 이론적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형식은 소설식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실화입니다. 등장인물을 비롯한 일부 내용은 허구로 구성하였지만 전반적인 줄거리는 과거 제가 경험한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에 대해서 매주 수요일 연재식으로 전달해 가고자 합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은 제6화 「특공대에게 사명감을 심어주다」 입니다. 


[제6화] 특공대에게 사명감을 심어주다

나는 10명의 특공대원들 앞에서 대략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그들이 여기에 모인 이유에 대해 간단한 소개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간에 의견을 교환한다는 것은 소통의 기본이다. 나의 취지를 설명했으니, 이제는 상대방의 생각을 들을 차례인 것이다. 그들은 어떤 생각과 기분으로 지금 여기에 와 있는 것일까? 기대가 많을까? 걱정이 많을까? 아님 공유되지 않은 호출로 불안 불만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궁금했다.


“생산1팀의 김민성 주임입니다. 솔직히 팀장님이 가보라고 해서 온 건데,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점점 활기를 잃어가는 조직분위기에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런 분위기의 반전을 이루는데 제가 뭔가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연구소 박인성 대리입니다. 저는 솔직히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저희가 나선다고 조직에 변화가 생길 것 같지도 않고요. 오히려 선배들한테 조롱거리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우선 명단에 이름이 올려져 있으니 참여는 하겠지만 큰 기대는 말아 주십시오.”

“구매팀 이찬민 사원입니다. 저는 입사 2년차입니다. 입사하고 바로 후회를 했습니다. 생각했던 조직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었던 회사는 동료들끼리 서로 챙겨주고 응원해 주고 뭔가를 향해서 같이 고민도 하고 그런 이미지였는데, 여기는 본인이외에는 아무 관심도 안보이고… 그래서 솔직히 이런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나 고민하면서 지금까지 왔거든요. 기대가 됩니다. 뭔가 변화가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생산2팀 이춘배 대리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자원해서 특공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 있습니다. 사회생활이 많지 않은 제가 느끼기에도 우리 회사 오래가기는 힘들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향이 천안입니다. 가족들도 전부 이곳에 살고 있고요. 이곳이 저의 삶의 터전입니다. 저의 소망은 지금의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우리 모습으로는 오래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 자원하게 된 것입니다. 잘 이끌어 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객지원팀 박찬성 대리입니다. 저도 제가 직접 지원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또래의 직원들은 심한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솔직히 옮기고 싶은 직원들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그래도 주저하는 이유는 천안에서 이정도 월급주는 데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떠나려는 이유는 미래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고민의 와중에 이번 프로젝트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뭔가 변화가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생산3팀 오영민 과장입니다. 입사 7년차입니다. 여기서는 제가 제일 고참일 것입니다. 저는 회사가 가장 잘 나갈 때에 입사하여, 한창 분위기 좋을 때도 경험했고,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저 예전의 화기애애했던 시절이 그리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그때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간단한 개인소개를 들은 나는 모두에게 좀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하도록 유도했다. 조직전체에 대한 변화를 선도하는 사람들로서 우선 내부의 결속력을 먼저 다지는 작업이 중요하다. 멤버 상호간의 신뢰구축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어지는 후속작업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신뢰와 믿음은 공식적인 상황에서는 잘 눈에 띄지 않는 법이다. 이것들은 비공식적인 상황에서는 빛을 발하는 것이다.


멤버 상호간에 신뢰가 굳건한 팀에 내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 어느 날 유치원에 맡겨 둔 아이에게 문제가 생겨서 급하게 달려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생겼다. 하지만 동시에 내일까지 보고해야 할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치자. 해결책은 하나뿐이다. 같은 미션을 부여받은 동료가 대신 일을 해 주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 동료도 이미 업무에 과부하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나의 일을 맡아서 대신해 주기 위해서는 꼬박 날을 세워야만 한다.


당연히 공식적으로는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은 사적인 문제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데, 이 상황에서 동료애가 없는 조직은 나의 난감한 상황을 모른척할 가능성이 높다. 모른척하고 퇴근을 해도 전혀 비난받을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모른척하고 조용히 퇴근을 하는 것이다. 나의 속만 타 들어갈 뿐이다. 하지만 동료애가 강한 조직은 그렇지 않다. 동료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는 분위기 때문이다. 부탁하지 않아도 동료가 먼저 말을 건넨다. “내가 대신해 놓을 테니 빨리 아이한테 가 보세요”라고 말을 한다.


이런 신뢰관계가 하루아침에 구축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의 역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시작은 ‘솔직함’이다. 상호간의 솔직함이 쌓여서 신뢰관계의 구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솔직해져야 한다. 나는 벽안에 숨어있는데, 상대방에게 벽을 허물고 나오라 하면 나오겠는가? 의심이 가시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신뢰는 만들어질 수가 없다.


서로 간에 솔직한 관계를 만드는데 있어서, 나는 내가 자라온 성장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거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지금의 행동은 과거 나의 유년시절의 환경에 의해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의 그 사람의 성장과정을 이해한다면, 지금 저 사람이 왜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는지에 대한 이해에 매우 도움이 된다.

둘째, 사람은 자신의 유년시절의 이야기에서 가장 관대해 지기 때문이다. 관대한 마음은 주변에 대한 사랑의 눈빛으로 이어진다. 지금의 장소, 사람들에 대한 호의적 마인드를 불러일으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역시나 나의 의도는 적중했다. 각자의 유년시절 이야기를 하면서 다소 어색했던 분위기가 상당히 많이 개선이 되었다. 상호 이해의 깊이도 훨씬 깊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안고 우리는 저녁식사의 자리로 이동했다. 사람은 밥을 같이 먹을 때 친근함이 증가한다. 이런 인간의 기본심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나는 프로젝트의 첫날은 항상 저녁식사까지 같이 하는 일정을 일부러 끼워 넣는다.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서로 간에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몰랐던 것이 너무 많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어느 덧 헤어질 시간이 되었고, 서울로 가야 하는 내가 우선 식당을 나섰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날의 이런 분위기는 앞으로 예정된 일정에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큰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튼튼한 기초공사가 우선인데, 그 기초공사가 잘 되어가고 있는 듯 해서이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천안하면 떠오르는 것이 호두과자다. 천안을 대표하는 특산품이다. 고속도로 진입로에 가까워질수록 호두를 파는 가게들이 하나 둘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박 팀장님 잠깐 차 좀 저 가게 옆에 대주세요”

“왜요? 박사님, 호두과자 사시게요?”

“네 그래도 여기 명물이 호두과자인데, 하나 사줄 테니 집에 가서 애들 주세요.”

“고맙습니다 박사님”


나는 호두과자를 먹으면서 박찬우 팀장에게 궁금했던 질문 하나를 던졌다.

“아까 점심때 보니까, 구내식당에 호두과자가 나오던데 항상 그렇게 나오나요? 아님 오늘만 그렇게 나왔던 건가요?”

“매일 나오는 건 아니고요, 매주 수요일만 나옵니다.”

“다른 반찬들이 조금 부실해 보이던데, 항상 그런가요? 아님 호두과자 때문인가요?”

“역시 박사님 예리하시네요! 호두과자가 나오는 날은 아무래도 원가의 압박도 있고 해서 다소 부실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만의 목소리가 있긴 한데, 식재료 납품관련해서는 노조의 권한이다보니 저희도 어쩌지 못하고 있습니다.”

“혹시 식사준비에 들어가는 1인당 평균원가가 얼마인지 알고 있나요?”

“대략 5천원선 인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왜요?”

“음… 사실 대부분의 회사들이 구내식당 관리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직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상당히 큽니다. 구내식당 식사가 잘 나오면 다른 문제에 대해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구내식당 식사가 부실하면 다른 불만요인에 대해 자극제가 되는 경향이 있거든요.”

“에이 설마, 다 큰 성인이 식사 하나에 그렇게 쪼잔해 진다고요?”

“사실입니다. 먹는 건 생각보다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회사입장에서는 ‘점심을 제공한다’는 표현을 씁니다. 식사 제공을 안 할 수도 있는데, 주고 있으니 고맙게 생각하라는 입장인 반면, 직원들의 생각은 풍성하게 대접받아야 하는 ‘당연한 권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회사에서는 질보다는 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직원들은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지요. 때문에 주고도 욕먹는 직원복지 중의 하나가 사내 식사입니다.”

“아 그래서 오늘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하자고 우기셨군요. 충분히 밖에서 먹고 들어올 수도 있었던 상황인데, 박사님이 우기셔서 조금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이유가 있었네요.”

“네, 맞습니다. 직업병이지요. 구내식당을 방문하면, 회사와 직원들의 관계를 파악할 수가 있습니다. 사장님 방이 쇼윈도우라면, 구내식당은 작업실인 거지요.”

“그렇다면, 박사님 보시기에 저희 회사 구내식당은 어떻습니까?”

‘일단 식사에 호두과자가 나오는 게 이해가 안되지만, 한끼 식사 원가가 5천원이라는 건 더욱 더 이해가 안갑니다. 제가 보기에는 3천원도 안되어 보였으니까요. 느낌이긴 합니다만, 박 팀장이 모르는 유통마진이 중간에 끼어 있을 겁니다. 보통 그걸로 비자금을 만드는 회사가 많은데, 그게 사실이라면 문제가 조금 복잡해지게 됩니다.”

“구매팀장이 제 입사동기입니다. 매우 친한 녀석이니 조용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확인해 보고 알려주세요. 우리 하는 일하고도 밀접히 관련이 있는 일이니까요.”

“반드시 알아내겠습니다. 박사님”


이런 저런 걱정을 안고 우리는 서울에 도착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쉽지는 않았지만, 드디어 배가 항구를 떠났다. 이제부터는 10명의 특공대가 얼마나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 주느냐가 성공과 실패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의 1차미팅은 큰 성공이라고 자평해 본다. 보통 이런 작업은 사적인 욕심보다는 공적인 명분을 중요시 여기는 마인드가 중요한 데, 10명의 특공대 멤버 모두에게서 그런 눈빛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맛난 음식을 만들기 위한 1단계 작업은 좋은 재료의 엄선이다. 그런 면에서 1단계는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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