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컨설팅

[조직리본Reborn-7] 모든 리더가 한자리에 모이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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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리본Reborn이라는 새로운 코너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조직문화에 대한 개념정립-구축과정-현장전파-파급효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딱딱한 이론적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형식은 소설식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실화입니다. 등장인물을 비롯한 일부 내용은 허구로 구성하였지만 전반적인 줄거리는 과거 제가 경험한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에 대해서 매주 수요일 연재식으로 전달해 가고자 합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은 제7화 「모든 리더가 한자리에 모이다」 입니다. 


[제7화] 모든 리더가 한자리에 모이다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거산제약의 팀장급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는 날이다. 워크숍의 목적은 조직의 존재의의에 어울리는 실천행동의 도출이다. 조직은 저마다 사명(使命)이라는 것이 있다. 존재의 의의이다. 사람과도 같다. 사람들이 저마다 각자의 태어난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처럼 조직도 저마다 설립목적이 있고, 그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위가 사업인 것이다. 여기서 사업목적은 일종의 비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때문에 비전의 실현은 사업목적의 실현이라고 바꾸어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사업목적의 실현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행동에 뭔가의 규칙이 있어야 한다. 조직이 정한 규칙이 없다면, 결과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좋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보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이 ‘신약개발을 통해 국민건강을 책임진다’는 비전을 설정했다고 치자. 이때, 조직은 그들이 설정한 비전실현을 위해 구성원들에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를 요구한다. 이것을 핵심가치라고 한다. 성실, 책임, 혁신을 통해 위와 같은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취지의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다. 만일, 이런 핵심가치가 없다면 “각자 알아서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비전 실현하면 된다”고 사람들은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조직이고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목적달성을 바라는 곳은 없다. 건전한 방법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기를 모두 바란다. 그 건전한 방법이라는 것에 대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것이 핵심가치(Core Value)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한가지 문제가 있다. 핵심가치 그 단어만 가지고는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정직’이라는 단어의 핵심가치가 있다고 치자. 정직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해 그 단어를 바라보는 사람마다 저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다. 어떤 이는 정직을 “동료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이가 있는 반면, 어떤 이는 “거래처를 진실하게 대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가 선정한 핵심가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정의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핵심가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정의를 가지고 있는 회사는 많지가 않다. 그래서 비전-미션-핵심가치는 단지 장식품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구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핵심가치에 대한 정의가 내려지면, 그 다음은 그 정의에 어울리는 행동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실천행동’이라고 한다. 위의 예시로 설명을 이어가 보도록 하겠다. 어느 회사가 정직이라는 핵심가치에 대해 ‘동료에 대해 진실한 자세로 임하는 태도’라는 풀이로 정의를 내렸다고 치자, 그렇다면 동료에 대해 진실한 자세로 임하려면 평소에 어떤 태도를 가지고 생활해야 할까?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가 그려져야 한다. 정의라는 핵심가치에 어울리는 현장의 구체적 행동을 만들어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항상 동료를 진실하게 대하며 어떤 경우에도 거짓으로 동료를 속이지 않겠다”, “동료의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도움을 주겠다” 등과 같이 정직을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예시를 만들어서 제시해 주어야 한다. 이는 조직이 구성원들에게 “우리 조직의 일원이라면 이런 행동을 해 주십시오”같은 요구와도 같다. 이것을 실천행동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실천행동은 일종의 예시와도 같다. 예시가 없으면 불편한 행동이나 비난받을 행동을 해도 제재를 가할 수가 없다.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되!”라고 말했을 때, “왜요?”라고 대답을 할 것이고, 그 다음의 답변이 궁색하게 된다. “그냥 비난받을 행동이니까!”로 끝나게 된다. 그런데 만일 핵심가치의 실천행동으로 규정되어 있다면, “핵심가치 실천행동에 위배되는 행동이니까!”로 접근해서 규칙위반이라는 처벌을 내릴 수가 있다. 이런 일련의 구성은 ‘단순하면서도 일관된 메시지의 전달’이 목적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애매모호하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뇌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십, 수백, 수천명이 움직이는 집단생활에 있어서 메시지는 가급적 심플하면서도 명료한 것이 좋다. 원하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을 이끌기 위한 관리통제 수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거산제약도 다른 기업처럼 성문화된 비전이 있고, 핵심가치도 있고, 심지어 그 핵심가치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규정한 정의도 핵심가치별로 내려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들이 ‘장식품’으로 취급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많은 기업들처럼 직원들은 “핵심가치가 있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뭐였더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지난 달 실시한 조직진단의 결과를 보면 팀장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팀장이나 팀원이나 우리가 무엇 때문에 사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존재의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리더워크숍의 목적은 핵심가치를 상기시키고 이를 행동으로 나타나게 하는 실천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나는 조직문화개선의 필요성을 전달하기 위해서 지난 달 실시한 조직진단의 결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어떤 일이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공감과 납득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가장 주요한 포지션에 있는 팁장들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 왜냐하면 조직문화는 리더십과 같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조직문화와 리더십은 자전거의 바퀴와도 같다. 하나의 바퀴만 가지고는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나는 우선 조직진단의 결과를 공유하는 것으로 이날의 일정을 시작했다.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그래프는 얼마전에 여러분의 손으로 체크하신 설문항목의 결과입니다. 조직진단의 결과이지요. 그래프는 총 3개가 있습니다. 상단의 파란색 그래프는 우량기업의 평균데이터입니다. 하단의 빨간색 그래프는 위험기업의 평균데이터입니다. 그리고 발간색과 겹쳐져 있는 초록색 그래프가 거산제약의 것입니다. 참 희한하게도 위험기업을 나타내는 빨간색과 위치가 거의 같습니다. 참고로 우량기업은 진단을 실시한 대상기업 중에 상위 10%의 평균데이터이고, 위험기업은 하위 10%의 평균데이터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희한하게도 거산제약의 수치는 하위 10%의 평균과 거의 일치합니다.”


그리고 나는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이 그래프는 ‘팀장VS팀원’으로 나눈 그래프입니다. 여기서의 특징은 팀장과 팀원 사이에 수치의 변화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조직은 기본적으로 팀장과 팀원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관점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조직을 바라보는 시점에 있어서는 팀장그룹이 팀원그룹보다 좀더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석입니다. 그런데 여기는 보는 바와 같이 팀장과 팀원의 시각차가 전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여기 1번 항목을 봐 주기 바랍니다. 비전에 대한 공유는 어느 정도인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해 팀원들의 답변은 1.9입니다. 여기 있는 팀장들의 답변도 1.9입니다. 여러분은 간부이기 때문에 경영회의 간부회의 등의 자리에서 우리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이를 실현할 것인지에 대해 팀원보다는 훨씬 더 많은 정보공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팀원과 같습니다. 외부시장 동향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팀원들보다는 좀더 적극적인 행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나온 결과는 팀원들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18개 영역 전부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나는 일단 여기서 말을 멈추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다. 본인들이 응답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조금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 웅성웅성 여기저기서 작은 목소리로 서로 간에 대화가 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떤 이는 절망의 눈빛을 보내고, 어떤 이는 한숨을 쉬기도 하고, 어떤 이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도 있었다. 개별인터뷰가 있었다면 확실히 알 수가 있었겠지만 데이터만 두고 본다면 이들은 거의 조직을 포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봐야할 것이다. 아무런 희망이나 애정없이 영혼은 집에 두고 육체만 다녀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과연 나는 이들의 의욕을 끌어 올릴 수 있을까? 갑자기 막막한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진단의 결과가 최하위로 나왔다는 사실은 인정하겠습니다. 저도 설문에 직접 응답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것입니까? 회사에 큰 난리가 난 것도 아니고, 대규모 적자로 재정상태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직원들 간에 얼굴 붉히고 싸워서 누구 나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들 열심히 회사 일 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


“백 팀장님,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는 겁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고요? 백 팀장님 눈에는 우리가 정말 아무 문제없는 조직으로 보이십니까? 재정상태에 문제가 없다고요? 5년전부터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거 모르십니까? 그리고 얼굴 붉히고 나간 사람이 없다고요? 5년 전에 우리 조직인원이 몇 명인지 그리고 지금은 몇 명인지 정말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예요?”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멤버인 박찬우 팀장의 반론이었다.


백 팀장이 누군지는 모른다. 시간이 가면서 차츰 알아 가겠지만, 백 팀장이라는 친구는 무능한 친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는 조직의 훼방꾼도 아니고, 방관자도 아니고, 그저 무능할 뿐이다. 돌아가는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만 일하는데 문제없으며 주변의 다른 현상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인간형이다. 이건 무능한 것이다. 그리고 저런 친구에게 팀장이라는 자리를 맡긴 조직도 무능하다. 도대체 인사평가시스템이 어찌 되어 있길래 저런 친구에게 팀장을 맡겼을까?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별로 좋지 않았다. 어둡고 무거운 공기가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비참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비참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좋으련만 그러면 뭔가의 계기를 통해 반전의 찬스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 생각이 없다면 그건 좀 회생하기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의미로서 우리가 어떤 작업을 해도 마음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단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에서 공유를 하고 나는 본격적으로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실천행동의 도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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