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컨설팅

[조직리본Reborn-8] 거산제약의 핵심가치

관리자
조회수 203

조직리본Reborn이라는 새로운 코너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조직문화에 대한 개념정립-구축과정-현장전파-파급효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딱딱한 이론적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형식은 소설식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실화입니다. 등장인물을 비롯한 일부 내용은 허구로 구성하였지만 전반적인 줄거리는 과거 제가 경험한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에 대해서 매주 수요일 연재식으로 전달해 가고자 합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은 제8화 「거산제약의 핵심가치」 입니다. 


[제8화] 거산제약의 핵심가치


거산제약에는 이미 4개의 핵심가치가 있다. 그리고 각각의 핵심가치에 대한 정의도 내려져 있다. 핵심가치에 대한 정의가 내려져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다면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들의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는 물론 그 핵심가치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한 생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어찌되었든 나는 거산제약이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와 그 의미를 기록한 종이를 각자에게 배포하고 뜻을 음미하면서 읽어보라고 말했다.


[주식회사 거산제약의 핵심가치와 정의]

존중- 직원상호간 배려와 이해하는 마음

혁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자세

도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

전문성- 우리 분야에서는 우리가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이 한 두 명씩 고개를 들 즈음에 나는 이렇게 말했다.

“각각의 핵심가치에 대해 칭찬하고 싶은 행동 2개, 비난받을 행동 2개를 적어 주십시오. 본인이 현장에서 경험했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이런 행동은 칭찬하고 싶다. 이런 행동은 비난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스토리를 만들어서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본인들이 속한 조원들과 공유해 주기 바랍니다.”


지금의 작업은 직원들에게 바라는 실천행동을 도출하기 위한 작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거에 현장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한 각자의 기억을 서로 공유한다는 점이다. 추상적인 행동은 사람들에게 별로 와닿지가 않기 때문이다. 현장감과 구체성을 가진 행동은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 몰입감이 올라간다. 각자의 정리가 끝나고, 참석한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경험한 사건들을 같이 자리한 팀원들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영업 3팀 김영일입니다. 먼저 칭찬하고 싶은 행동을 발표하겠습니다. 먼저 존중과 관련된 에피소드입니다. 저희 팀에 새로운 멤버가 합류할 때의 일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는 장창원 과장입니다. 장 과장이 처음 입사할 때는 엄청 성실했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가 언제부터인가 지각하는 일도 생기고 일찍 퇴근하는 일도 많아지고 해서 내심 화가 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장 과장의 와이프가 매우 심각한 병에 걸려서 회사에 다니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계기가 그 친구의 표정이 너무 좋지 않아서 따로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된 배성진 과장 덕분입니다. 동료의 어두운 표정을 걱정하고 많은 시간을 드려 상담도 해준 배 과장의 행동이야말로 칭찬받고 우리가 배워야 할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소의 차성일입니다. 저는 반대로 비난받을 행동을 발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얼마전에 출시한 관절염 치료제 A303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A303은 지금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히트상품입니다. 그런데 이 제품개발에는 정말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원래 시작은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원래 미국의 화이자에서 생산하던 것이 특허만료가 되어서 제네릭(복제약)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는 시점에서 저희도 준비를 서두르게 된 것이지요. 연구소 선임인 이미영 과장에게 관련정보를 주고 일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준비없이 시간만 보내는 거예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이건 우리 힘으로는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겁니다. 다 준비해서 경영진 보고회에 올렸더니 우리 능력이 안되는 걸 연구하는데 시간만 보냈다고 핀잔만 먹었다는 겁니다. 이제는 안되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3번째 핵심가치인 도전에 위배되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공유해 보았습니다.”


오늘 워크숍의 목적은 우리 직원들에게 바라는 직장내 실천행동의 도출이다. 그러나 목적보다 더 중요한 목표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팀장들의 생각의 공유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각자가 경험한 좋은 사례, 나쁜 사례를 공유하면서 모두가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시키고 생각의 일치를 확인하는 데 더 중요한 목적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공감대가 형성이 되지 않았다면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 작품은 사장실이나 회의실의 장식품으로 전락하고 만다는 사실을 나는 익히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서 터득했다.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행동은 칭찬행동이라는 이름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은 비난행동이라는 이름으로 핵심가치별로 2개씩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각 조에서 정리한 내용을 다른 조에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발표하게 만들었다. 다른 조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갔는지를 공유하게 함으로써 생각의 일치를 좁혀가게 끔 하는 것이다.


워크숍 종료의 시간은 다가오는데 참가자들의 이야기는 점점 늘어만 갔다. 시간 내에 워크숍을 끝내야만 하는 강사의 입장에서는 초조한 마음으로 신경이 곤두서게 되는 대목이지만, 그만큼 참여자들의 열기가 높아간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관심에서 관심으로의 전환이 이루지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이어질 프로그램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창 열기가 더해가는 상황에서 작업을 끝내야 한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내용에 아무리 훌륭한 감동이 있어도 시간을 초과해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나는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일단은 정해진 시간내에 오늘의 작업을 끝내기로 마음을 먹고 모두에게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앉아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오늘의 소감을 묻는 마지막 세션에 들어갔다.


“오늘 하루 지금까지 우리 조직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가지고 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어떠셨는지, 소감 한마디씩 듣고 오늘의 작업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기획팀 박홍출 팀장입니다. 여기 계신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강사님이 보여주신 진단결과를 볼 때만 해도 정말 암울한 기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계신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아직은 모두가 조직에 대한 애정이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작은 희망의 불씨를 살려보고 싶습니다.”

“생산2팀 이충만 팀장입니다. 칭찬행동 비난행동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으면서 결국 우리가 바라는 조직생활은 거의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칭찬하고 싶은 행동모델을 다른 사람들도 거의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 주셨고요, 또 내가 비난하고 싶은 행동모델에 대해서도 거의 비슷한 관점에서 자신의 에피소드를 말해 주었습니다. 조직행동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같다면 앞으로 이런 행동들을 눈에 보이게 시각화해서 공유할 수도 있고, 그렇다면 그동안 동료들에 대해 느꼈던 불만사항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았다. 암울한 상황에서 작지만 새로운 희망을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건넨 팀장의 멘트에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사업팀 이강민 팀장입니다. 오늘의 워크숍은 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해 주고 반성케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우리가 예전의 활기찬 거산제약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아무도 말은 못하고 있지만 우리가 안고 있는 지금의 문제에 대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들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문제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의 원인은 지금의 경영진이 부임하고 부터가 아닙니까? 우리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무슨 소용있습니까? 경영진부터 뭔가 변화 개혁의 의지를 내 보여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순간, 강의장이 다시 숙연한 분위기로 바뀌어 버렸다. 모두가 이강민 팀장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박찬우 팀장과 조금 전 워크숍의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찬우 팀장, 아까 이강민 팀장이 한 이야기가 무엇이지요? 지금의 경영진이 문제라니요? 좀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지금의 대표는 회장님의 조카분이십니다. 원래는 회장님이 경영을 하시던 것을 연로하셔서 아드님에게 맡기셨는데, 5년전 아드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거든요. 지금의 대표님은 회장님의 조카분으로 당시에는 마케팅이사를 하고 계셨는데, 갑자기 대표이사로 인사가 난 것입니다.”

“아, 그래요~ 근데 지금의 사장님은 대표를 하실 성향이 아닌 듯하던데…”

“왜 그렇게 생각하셔요?”

“대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하거든요.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도 가지고 있어야 하고요. 그래야 적재적소에 인재배치가 가능합니다. 물론 일하는 사람들의 동기부여에도 연결이 되고요. 그런데 지금의 대표와 면담하면서 내부 구성원에 대한 고민이나 상담은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특성을 감안하면 직원들 이야기가 나와야 정상 아닌가요?”

“저희 사장님은 마케팅 출신이라 물건 파는 것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마케팅이 제일 중요하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신 분입니다. 그게 잘못된 건가요?”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연구소 출신이든 영업라인 출신이든 생산라인 출신이든 자신이 성장해 온 분야를 배경으로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건 당연한 것입니다. 제가 말하는 건 어느 특정 분야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기본적인 관심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느 분야에서 성장해 온 분이든 리더라면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관심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혼자 일하는 게 아니잖아요? 관심은 애정의 다른 말입니다. 애정의 반대어는 증오가 아닙니다. 무관심입니다. 리더라면 같이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사장님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자식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부모를 자식이 따르겠습니까?”

“아… 지금의 문제가 거기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까 이강민 팀장의 이야기가 바로 그거입니다. 같이 이야기도 하고 토론도 하고, 조직에 대해 고민하는 대표의 모습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업한다고 밖으로만 다니고 직원들과는 아무런 소통을 하지 않으려 하니까, 그걸 돌려서 말하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깨에 무거운 돌덩이 하나가 얹어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조직개선은 CEO의 강력한 지원이 필수요소이다. 대부분 그래서 성공을 보았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의 상황이다. 사장의 지원은 커녕 오히려 훼방을 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 문제에 대해 사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3 0
상담문의
Tel : 070-4696-3592
E-mail : sgi@sgi.re.kr

상호 (주)지속성장연구소 | 대표 : 신경수
사업자등록번호 : 832-81-01012
호스팅제공자 : 주식회사 소울수프

개인정보책임자 : 김난주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강남-01392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108길 22, 3층(대치동, 서경빌딩)

Copyright ⓒ SGI지속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