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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리본Reborn-9] 부서워크숍의 목적을 전달하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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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리본Reborn이라는 새로운 코너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조직문화에 대한 개념정립-구축과정-현장전파-파급효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딱딱한 이론적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형식은 소설식으로 쓰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실화입니다. 등장인물을 비롯한 일부 내용은 허구로 구성하였지만 전반적인 줄거리는 과거 제가 경험한 실제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구성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에 대해서 매주 수요일 연재식으로 전달해 가고자 합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은 제9화 「부서워크숍의 목적을 전달하다」 입니다. 


[제9화] 부서워크숍의 목적을 전달하다

“드디어 여러분들이 나서 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부서워크숍을 해야 하는 목적과 목표에 대해서는 지난 리더워크숍 때 전달해 두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는 특공대에게 달려 있기 때문에 팀장들이 있는 힘껏 이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안된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아직도 냉소적인 눈초리로 우리를 쳐다보는 이들이 있습니다. 신경쓰지 말고 사명감을 갖고 워크숍에 임해 주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부서워크숍을 진행함에 있어서 유의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어서 모이자고 했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들을 앞에 두고 오늘 우리가 여기 모인 목적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드디어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해야 한다.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기나긴 여정이다. 거산의 직원이 총 220명이다. 특공대원의 수는 6명이다. 단순계산으로 한 명의 특공대원이 35명 정도의 동료들을 데리고 역사 만들기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워크숍은 6인1조로 2개조를 넘기지 않는 게 좋다. 그 말은 1명이 3회에 걸쳐 워크숍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1회에 소요되는 시간은 2시간이 좋다. 나는 여기에 더해 워크숍이 끝난 후, 가급적 저녁을 같이 먹도록 권장했다.


“박사님, 부서워크숍의 가장 큰 목적이 무엇입니까?” 특공대의 리더격인 오영민 과장이 질문했다.

“좋은 질문입니다. 바로 그걸 전달하기 위해서 오늘 모이라고 한 것입니다. 부서워크숍의 가장 큰 목적은 동료애의 부활입니다. 조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 신뢰는 서로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닌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야 합니다.”

“남녀 사이의 사랑도 어려운데,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 사랑의 감정을 만드는 게 가능한 일입니까? 제가 연애의 감정을 느껴본 지가 하도 오래돼서 무슨 느낌인지 몰라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이춘배 대리의 이 말에 긴장감이 감돌던 회의장에 작은 웃음이 터졌다.

“정말 사랑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동료애입니다. 동료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도와주려는 마음입니다. 망하는 조직의 특징은 이기주의가 만연한 것이고, 흥하는 조직의 특징은 이타주의적 행동이 많다는 점입니다. 나보다는 조직을 생각하는 집단적 이타주의가 생겨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의 동료에 대한 이타주의가 생겨나야 하고, 그 시작은 서로에게 자신을 숨기지 않는 것입니다. 이번 부서워크숍은 같이 일하는 직장 동료들에게 각자를 소개하는 것인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솔직함’입니다. 내가 가진 좋은 점과 함께, 내가 가진 나쁜 점도 숨김없이 나올 수 있게 여러분이 유도를 잘 해 주어야 합니다.”


여기까지 마치자 이번에는 김민성 주임이 손을 들어 질문을 했다.

“박사님, 자기의 단점이 나오게 끔 유도하라는 말씀은 밑바닥까지 보여줄 수 있게 끔 하라는 말씀인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게 가능할까요? 보통 자신의 밑바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주변상황이나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겨우 2시간 하는 워크숍에서 그게 가능할까요?”

“맞아요! 우리는 그런 행동들을 가리켜 민증을 깐다는 표현을 많이들 쓰는데, 지금까지 알코올없이 민증을 깐 경우는 한번도 없어서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워크숍을 하고 회식으로 가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회식을 하고 워크숍에 가서 민증을 까면 안될까요?”


이어지는 오영민 과장의 질문에 다시한번 웃음이 터졌다. 처음보다는 한결 분위기가 부드럽고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 전체 직원을 리드하고 있는 특공대원들의 사이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프로젝트의 성공의 확률도 높아간다는 사실을 나는 오랜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가벼운 농담이 과히 나쁘지 만은 않았다.


“오 과장의 말이 정답입니다. 알코올의 장점은 사람의 마음을 관대하게 해 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심리학적 실험에 의하면 술을 마시고 부탁을 받을 때와 술을 마시지 않고 맨정신으로 부탁을 받을 때의 승낙의 가능성은 3배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술이 들어간 후에 누군가의 부탁을 받을 때가 훨씬 승낙율이 높다는 것이지요. 이는 알코올이 사람의 마음을 관대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준 경험 없나요? 돈을 빌려 달라는 친구의 요청은 술을 마실 때가 성공으로 이어 질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맨정신일 때는 꼬치꼬치 이유를 물어보고 이것저것 계산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술이 들어가면, 우리가 친구사이인데 그 정도도 도와주지 못하냐고 하면서 선뜻 빌려주게 됩니다. 그러다 다음 날 술이 깨면 후회하게 되지요.”


이야기가 조금은 빗나간 듯싶어서 잠시 끊었다가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본인이 본인 입으로 자신의 자랑, 자신의 밑바닥을 이야기하는 건 조금 어렵습니다. 여기서 이용하는 방법이 인터뷰입니다. 2인1조로 조를 짜서 서로에게 인터뷰를 시키는 것입니다. 무엇을 인터뷰할 지는 여러분의 손에 들린 자료를 참고해 주십시오. 내가 기자가 된 듯한 기분으로 거기 적힌 내용을 파트너에게 물어보게 하십시오. 그리고 그 내용을 회의장에 들어와 있는 동료들에게 전해주는 것입니다. 시작은 반드시 ‘나의 위대한 동료 누구누구를 소개합니다’로 시작해 주기 바랍니다.”


자기소개의 주된 내용은 크게 2가지로 구성이 되어 있다. 살아오면서 경험한 인생의 터닝포인트와 거산제약에 입사해서 경험한 기쁨과 실망에 대한 내용이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보통 가장 어려웠던 순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터닝포인트는 대개 가장 어려웠던 순간에 대한 극복이야기이기 때문에 힘들었던 상황을 말해야 한다. 그 사람의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상대에 대한 연민의 정을 갖게 하는 것이 숨겨진 목적이다.


그리고 거산에 입사해서 겪은 기쁨과 실망은 회사의 역사를 공유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회사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점을 동료의 입으로 말하게 함으로써 긍지와 자부심을 공유하자는 것이고, 우리회사에 대해 느낀 실망을 말하게 함으로써 그런 역사가 뒤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모두 노력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이야기의 공유를 통해 우리가 서로 다른 회사가 아닌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소속감을 올려주는데 효과가 있다. 입사후에 경험한 기쁨과 실망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이 한번쯤은 들어본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내용이 좋든 싫든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우리가 남이 아니라는 말로서 묘한 동지애를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이런 이유로 부서워크숍을 통해 개인의 이야기, 회사에서 경험한 애증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끔 하는 것이다. 다만, 방식은 본인이 본인 입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라고 하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나를 취재하러 온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본인소개를 하게 끔 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의 연출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빌리면 매우 큰 효과를 보았다. 이는 아마도 내가 성공한 사람이 되었고 이런 나를 취재하러 온 기자에게 나의 어려웠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스스로가 생각해도 대견하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듯해서 일 것이다. 아무튼 다른 조직에도 강력 추천한다.


“박사님, 사소한 질문이 하나가 있습니다. 워크숍이 끝나고 바로 식사로 이어지게 끔 하라고 하셨는데, 그건 또 무슨 의도가 있나요?”

그동안 질문이 없었던 이찬민 사원이 입을 열었다.

“박사님도 아시다시피 요즘은 회식자리 가서도 술을 안마시는 사람도 많고 다같이 모여서 밥 먹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늘어나서 드리는 말입니다. 굳이 회식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건지?”

“오랜만에 찬민씨가 입을 열었네요. 질문이 많다는 건 좋은 현상입니다. 관심이 생겼다는 의미이니까요. 이런 질문들이 여러분이 진행하는 부서워크숍의 상황에서도 많이 연출이 되면 좋겠습니다.”


나는 이 대목에서 구성원들의 흥미와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한번 어필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특공대의 활동량이 많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흥미와 관심이 생긴다는 건 궁금증이 일어났다는 것이고, 그런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뭔가 눈에 띄는 활동이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 시작이 부서워크숍임을 여러분들이 명심해 주면 좋겠다는 말도 전했다. 그들에게 사명감을 심어주기 위한 의도였다.


“술을 마시든 마시지 않든 상관없습니다. 함께 일하는 팀원들이 다같이 모여 밥을 먹는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여러분 가족을 한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십니까? ‘식구’라고 합니다. 먹을 식(食)에 입 구(口)를 씁니다. 같이 먹는다는 뜻이지요.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누가 생각나나요? 보통은 나의 가족이 제일 먼저 생각이 납니다. 사람은 누군가와 음식을 먹을 때, 그 사람과의 유대관계가 가장 깊어 진다고 합니다. 같이 식사를 함으로써 팀멤버들끼리의 유대관계를 강화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제가 조직문화의 구성요소라고 말한 ‘인공물’에 해당하는 행위입니다. 여러분 기억나시나요? 인공물은 역사와 의식Ritual에서 나오는 거라고 말한 것… 같이 밥을 먹는다는 것은 함께 추억을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에 역사에도 들어가지만 식사를 하는 의식을 거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츄얼에도 해당이 됩니다. 누군가와 밥을 먹는 것은 이렇게도 중요한 것입니다. 비단, 이번 프로젝트 때문이 아니어도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같이 밥을 먹으세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겁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충분히 이번 행사에 대한 목적과 목표가 전달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특공대 미팅을 종료했다. 지시 그 자체는 실패의 확률이 높다. 지시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지시가 어떤 배경에서 계획이 되었고, 어떤 목표까지 이르러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의도와 맥락을 전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배경설명이 없으면 상대방은 자기 맘대로 생각하고 본인이 설정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게 된다. 지시와 결과가 같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럴 확률은 희박하다. 대개는 엉뚱한 결과가 나온다. 맥락이나 의도에 대한 공유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시를 내리는 사람은 지시를 받아서 수행하는 사람이 말귀를 알아듣지 못해서 엉뚱한 결과를 만들었다고 질책을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지시를 내린 사람의 잘못이 크다. 상대방이 충분히 이해했는지에 대한 체크를 하지 않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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