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한국경제신문ESG에 ‘신정부에 바란다’는 제목으로 9월 첫주 발간되었습니다.

국가경쟁력, 인적자본 공시로부터 시작하자
디지털 시대의 가속화와 함께 ‘사람’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인력의 많고 적음보다 어떤 역량을 가진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몰입하고 성장하는가가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적자본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잡은 지금, 정부가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기업만의 과제로 둘 수는 없다. 사람에 대한 투자와 공시, 정책 설계는 이제 글로벌 표준이자 국가경쟁력의 척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노동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의 핵심 축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1. 인적자본 공시, ‘가시성’ 확보가 시작이다
정부가 인적자본에 주목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이게 만드는 작업, 즉 공시 체계의 정립이다. 인적자본은 자산처럼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기업의 재무제표 어디에도 사람에 대한 투자와 성과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런 한계를 인식하고 미국은 2020년부터 SEC(증권거래위원회) 차원에서 상장사에 인적자본 공시를 의무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GM, 애플 같은 기업들은 직원 수, 이직률, 다양성, 훈련 시간, 직원당 교육비, 리더십 다양성 등의 항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미국 S&P 500 기업 중 약 60%가 이직률과 직원당 교육시간을 공시했으며, ESG 투자자들의 기업 평가 지표로도 직접 활용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에게는 지속가능경영 판단의 기준이 되고, 구직자에게는 ‘좋은 일자리’ 판단의 지표가 되며, 기업에는 스스로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실제로 인적자본 공시를 강화한 기업일수록 주가 안정성과 조직 내 이직률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인적자본 공시의 국제적 기준인 ISO 30414의 변화다. 이 표준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의해 2018년 처음 발행되었고, 올해 9월 이탈리아 밀라노 총회에서 개정판이 발표될 예정이다. 개정판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 공시 지표가 기존 58개에서 69개로 11개 증가. 둘째, 이 중 14개 지표가 기업규모와 무관하게 대기업·중소기업 모두의 ‘필수공시’ 항목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 14개 필수공시 항목 중 대부분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업의 태도’를 드러내는 항목이다. 예를 들어 남녀 간 임금격차, 경영진과 일반 직원 간 임금격차, 인권침해 사례 수 및 유형, 사회적 약자의 이직률과 교육기회 제공 현황, 산업재해 발생률 및 사망률 등이다. 이는 단순한 인사 통계를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준을 드러내는 척도이자 이번에 들어선 신정부의 정책 코드와도 통하는 대목이다.
우선, 이런 글로벌 트랜드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은 2022년 ‘인적자본 가시화 지침’을 제정하고, 경제산업성과 금융청이 중심이 되어 기업의 인재정보 공시를 공식화했다. 히타치, 미쓰비시UFJ, 파나소닉 등은 이 지침에 따라 내부 인재이동률, 교육훈련 투자, 다양성 확보 현황 등을 공시하고 있으며, 경영전략과 인재전략의 관련성도 설명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상장사에 대한 인적자본 공개가 사실상 의무화되면서, 공시의 질적 수준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국제 가이드라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글로벌 공급망과 ESG 평가 기준,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ISO 30414는 단순히 대기업용 도구가 아니라, 모든 규모의 기업에 적용 가능한 ‘사람 중심 경영’의 나침반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표준 채택 및 확산 정책이 시급하다.
2. 인적자본 정책, 교육과 고용을 넘어 삶과 성장으로
정부의 인적자본 전략은 단순히 고용률 제고나 교육훈련 기회 제공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경력개발, 일과 삶의 균형, 조직문화, 기술적응력, 사회적 신뢰회복까지도 포괄하는 전방위적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주로 구직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재직자와 중장기 경력자, 특히 중소기업 종사자와 고령 인력에게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인재 순환이 빠른 산업일수록 지속적인 역량 갱신을 위한 정책적 설계가 더욱 중요하다.
핀란드는 ‘스킬 매핑(skill mapping)’이라는 국가 차원의 기술수요 예측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산업별 필요역량과 시민의 현재 기술 수준을 연결하고, 적합한 훈련·직업경로를 안내한다. 일본은 ‘리스킬링(Reskilling) 지원법’을 제정해 직장 내 전환 교육과 디지털 전환 적응 훈련을 국가 차원에서 운영 중이다. 반면, 한국은 아직도 대부분의 인력개발 정책이 기업밖에 있는 비정규직이나 취업준비생에 집중되어 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 및 재설계 프로그램은 극히 제한적이다.
앞으로 정부는 다음과 같은 정책 확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 중소기업의 학습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공동교육 플랫폼을 운영하고, 산업단지 기반의 학습센터를 설립
- 경력개발 이정표를 설계한 ‘직무경로 기반 성장지도(K-Career Path Map)’ 제공
- 직장 내 학습문화 진단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의 인재개발 여건을 진단하고 피드백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인 직무 적응을 넘어, 경력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적 개입으로 확장될 수 있다.
3. 인적자본 보고체계와 데이터 아카이브의 구축
정책은 만들기보다 평가하고 고도화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특히 인적자본은 장기성과와 질적 변화가 중요하므로,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 인프라가 필수다. 싱가포르는 SkillsFuture 정책을 통해 산업별 수요, 시민별 학습과정, 지역별 격차를 분석한 ‘국가 인적자본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이를 정책 설계와 예산 반영에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를 단지 기록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현재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통해 직무역량 체계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기업과의 연계성과 활용도는 매우 낮다. 정부는 ▲산업·지역·직무별 HR데이터를 통합한 ‘국가 인적자본 대시보드’ 구축 ▲공공기관의 ISO 30414 기반 보고서 작성 의무화 ▲기업 자발 공시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 마련 등을 추진해야 한다.
민간의 데이터를 활용해 국가 차원의 HR 전략을 수립하고, 다시 기업에게 가이드라인으로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4. ESG와 연계한 인적자본 전략
ESG 공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면서, 인적자본은 ‘S(Social)’ 항목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SASB(미국), TCFD(영국), EFRAG(유럽) 등은 공통적으로 인권, 다양성, 교육, 산재, 노동조건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는 단지 비재무적 성과를 넘어, 장기 투자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인식된다.
우리도 K-ESG 지표를 통해 인적자본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자가진단과 경영 개선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현재 ESG 공시는 자산기준, 상장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하루빨리 중견기업과 민간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는 ESG 공시와 ISO 30414 기반 인적자본 공시를 연계한 통합 공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중소기업에는 ESG 역량 진단과 교육·컨설팅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산재 발생률, 임금 격차, 인권 이슈 등은 ESG와 ISO 30414 양쪽 모두에서 중시하는 항목으로,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사회적 신뢰 확보를 위해 반드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핵심 지표다.
5. 성과 평가와 정책 환류 체계의 마련
인적자본 정책의 특징은 그 성과가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래서 더욱 정교한 성과 추적과 피드백 시스템이 필요하다. 단순한 교육 수료율이나 참여율이 아닌, 실제 업무 역량의 향상과 직무 전환, 고용 안정성, 근속 연수 증가 등 중장기 효과까지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덴마크는 평생학습 정책의 효과를 5년 주기로 추적하며, 참여자의 직무이동 급여수준 고용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한국도 이에 준하는 장기 추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 기반의 인적자본 ROI(Return on Investment)’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예산 편성, 신규 정책 도입, 기업 지원사업에 직접 반영해야 한다. 성과에 기반한 피드백 구조 없이는 정책도 공시도 신뢰를 잃게 된다.
사람 중심 경쟁력, 국가가 시작할 때다
앞으로의 국가 경쟁력은 자원을 가진 나라, 기술을 가진 나라가 아니라 사람을 잘 키우는 나라에게 주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람 중심’ 구호는 외쳤지만,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기술, 장비, 설비 중심이었다. 진정한 변화는 사람을 숫자가 아니라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때문에 인적자본 공시를 더 이상 기업의 선택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 국가가 앞장서 제도화하고 확산해야 한다. 투명한 정보 공개, 지속가능한 성장 경로, 성과에 따른 지원이 그 핵심 원칙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수치로 드러날 때, 국가 경쟁력은 비로소 힘을 얻는다. 이제는 “미래는 인적자본 공시에서 시작된다”고 선언할 때가 왔다.

🔉본 기사는 한국경제신문ESG에 ‘신정부에 바란다’는 제목으로 9월 첫주 발간되었습니다.
국가경쟁력, 인적자본 공시로부터 시작하자
디지털 시대의 가속화와 함께 ‘사람’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인력의 많고 적음보다 어떤 역량을 가진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얼마나 몰입하고 성장하는가가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적자본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잡은 지금, 정부가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 기업만의 과제로 둘 수는 없다. 사람에 대한 투자와 공시, 정책 설계는 이제 글로벌 표준이자 국가경쟁력의 척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노동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의 핵심 축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1. 인적자본 공시, ‘가시성’ 확보가 시작이다
정부가 인적자본에 주목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이게 만드는 작업, 즉 공시 체계의 정립이다. 인적자본은 자산처럼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기업의 재무제표 어디에도 사람에 대한 투자와 성과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런 한계를 인식하고 미국은 2020년부터 SEC(증권거래위원회) 차원에서 상장사에 인적자본 공시를 의무화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GM, 애플 같은 기업들은 직원 수, 이직률, 다양성, 훈련 시간, 직원당 교육비, 리더십 다양성 등의 항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미국 S&P 500 기업 중 약 60%가 이직률과 직원당 교육시간을 공시했으며, ESG 투자자들의 기업 평가 지표로도 직접 활용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에게는 지속가능경영 판단의 기준이 되고, 구직자에게는 ‘좋은 일자리’ 판단의 지표가 되며, 기업에는 스스로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실제로 인적자본 공시를 강화한 기업일수록 주가 안정성과 조직 내 이직률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인적자본 공시의 국제적 기준인 ISO 30414의 변화다. 이 표준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의해 2018년 처음 발행되었고, 올해 9월 이탈리아 밀라노 총회에서 개정판이 발표될 예정이다. 개정판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 공시 지표가 기존 58개에서 69개로 11개 증가. 둘째, 이 중 14개 지표가 기업규모와 무관하게 대기업·중소기업 모두의 ‘필수공시’ 항목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 14개 필수공시 항목 중 대부분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기업의 태도’를 드러내는 항목이다. 예를 들어 남녀 간 임금격차, 경영진과 일반 직원 간 임금격차, 인권침해 사례 수 및 유형, 사회적 약자의 이직률과 교육기회 제공 현황, 산업재해 발생률 및 사망률 등이다. 이는 단순한 인사 통계를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준을 드러내는 척도이자 이번에 들어선 신정부의 정책 코드와도 통하는 대목이다.
우선, 이런 글로벌 트랜드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은 2022년 ‘인적자본 가시화 지침’을 제정하고, 경제산업성과 금융청이 중심이 되어 기업의 인재정보 공시를 공식화했다. 히타치, 미쓰비시UFJ, 파나소닉 등은 이 지침에 따라 내부 인재이동률, 교육훈련 투자, 다양성 확보 현황 등을 공시하고 있으며, 경영전략과 인재전략의 관련성도 설명하고 있다. 2023년부터는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상장사에 대한 인적자본 공개가 사실상 의무화되면서, 공시의 질적 수준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국제 가이드라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글로벌 공급망과 ESG 평가 기준,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ISO 30414는 단순히 대기업용 도구가 아니라, 모든 규모의 기업에 적용 가능한 ‘사람 중심 경영’의 나침반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정부 차원의 표준 채택 및 확산 정책이 시급하다.
2. 인적자본 정책, 교육과 고용을 넘어 삶과 성장으로
정부의 인적자본 전략은 단순히 고용률 제고나 교육훈련 기회 제공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경력개발, 일과 삶의 균형, 조직문화, 기술적응력, 사회적 신뢰회복까지도 포괄하는 전방위적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정책은 주로 구직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재직자와 중장기 경력자, 특히 중소기업 종사자와 고령 인력에게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인재 순환이 빠른 산업일수록 지속적인 역량 갱신을 위한 정책적 설계가 더욱 중요하다.
핀란드는 ‘스킬 매핑(skill mapping)’이라는 국가 차원의 기술수요 예측 시스템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산업별 필요역량과 시민의 현재 기술 수준을 연결하고, 적합한 훈련·직업경로를 안내한다. 일본은 ‘리스킬링(Reskilling) 지원법’을 제정해 직장 내 전환 교육과 디지털 전환 적응 훈련을 국가 차원에서 운영 중이다. 반면, 한국은 아직도 대부분의 인력개발 정책이 기업밖에 있는 비정규직이나 취업준비생에 집중되어 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 및 재설계 프로그램은 극히 제한적이다.
앞으로 정부는 다음과 같은 정책 확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인 직무 적응을 넘어, 경력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적 개입으로 확장될 수 있다.
3. 인적자본 보고체계와 데이터 아카이브의 구축
정책은 만들기보다 평가하고 고도화하는 체계가 중요하다. 특히 인적자본은 장기성과와 질적 변화가 중요하므로,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 인프라가 필수다. 싱가포르는 SkillsFuture 정책을 통해 산업별 수요, 시민별 학습과정, 지역별 격차를 분석한 ‘국가 인적자본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이를 정책 설계와 예산 반영에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를 단지 기록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현재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통해 직무역량 체계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기업과의 연계성과 활용도는 매우 낮다. 정부는 ▲산업·지역·직무별 HR데이터를 통합한 ‘국가 인적자본 대시보드’ 구축 ▲공공기관의 ISO 30414 기반 보고서 작성 의무화 ▲기업 자발 공시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 마련 등을 추진해야 한다.
민간의 데이터를 활용해 국가 차원의 HR 전략을 수립하고, 다시 기업에게 가이드라인으로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4. ESG와 연계한 인적자본 전략
ESG 공시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면서, 인적자본은 ‘S(Social)’ 항목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SASB(미국), TCFD(영국), EFRAG(유럽) 등은 공통적으로 인권, 다양성, 교육, 산재, 노동조건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는 단지 비재무적 성과를 넘어, 장기 투자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인식된다.
우리도 K-ESG 지표를 통해 인적자본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자가진단과 경영 개선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현재 ESG 공시는 자산기준, 상장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하루빨리 중견기업과 민간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는 ESG 공시와 ISO 30414 기반 인적자본 공시를 연계한 통합 공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중소기업에는 ESG 역량 진단과 교육·컨설팅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산재 발생률, 임금 격차, 인권 이슈 등은 ESG와 ISO 30414 양쪽 모두에서 중시하는 항목으로,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사회적 신뢰 확보를 위해 반드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핵심 지표다.
5. 성과 평가와 정책 환류 체계의 마련
인적자본 정책의 특징은 그 성과가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래서 더욱 정교한 성과 추적과 피드백 시스템이 필요하다. 단순한 교육 수료율이나 참여율이 아닌, 실제 업무 역량의 향상과 직무 전환, 고용 안정성, 근속 연수 증가 등 중장기 효과까지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덴마크는 평생학습 정책의 효과를 5년 주기로 추적하며, 참여자의 직무이동 급여수준 고용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한국도 이에 준하는 장기 추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정부는 ‘정책 기반의 인적자본 ROI(Return on Investment)’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예산 편성, 신규 정책 도입, 기업 지원사업에 직접 반영해야 한다. 성과에 기반한 피드백 구조 없이는 정책도 공시도 신뢰를 잃게 된다.
사람 중심 경쟁력, 국가가 시작할 때다
앞으로의 국가 경쟁력은 자원을 가진 나라, 기술을 가진 나라가 아니라 사람을 잘 키우는 나라에게 주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람 중심’ 구호는 외쳤지만,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기술, 장비, 설비 중심이었다. 진정한 변화는 사람을 숫자가 아니라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때문에 인적자본 공시를 더 이상 기업의 선택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 국가가 앞장서 제도화하고 확산해야 한다. 투명한 정보 공개, 지속가능한 성장 경로, 성과에 따른 지원이 그 핵심 원칙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수치로 드러날 때, 국가 경쟁력은 비로소 힘을 얻는다. 이제는 “미래는 인적자본 공시에서 시작된다”고 선언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