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30414가 주목받는 이유?
인증취득의 프로세스와 무관심의 불이익
세상은 지금 국경 없는 경제로 진입하고 있다. 이름하여 글로벌 경제의 팽창이다. 이런 글로벌화의 진전은 전세계 기업들로 하여금 자사만이 갖출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인재에 대한 경쟁력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여 2020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미국내 상장기업에 대해 인적자본의 정보공개를 의무화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기업가치에 있어서 인적자본을 중시하는 경향이 전세계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자연스럽게 인적자본의 정보공개에 관한 가이드라인인 ISO-30414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정보공개 의무의 기초가 된 ISO-30414는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응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어떤 불이익이 따를까? ISO-30414가 주목받는 이유와 무시할 경우의 불이익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ISO-30414란?
ISO-30414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8년에 발표한 인적자본정보 공개의 가이드라인이다. 인재경영에 관한 규격을 11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58개의 지표로 규정하고 있다.
인적자본이란 기업에 속하는 인재가 소유하는 기술이나 자격, 경험 등의 능력 전반을 자본으로 취급하는 생각이다. 이전에도 인재를 소중한 자본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사고가 없지는 않았지만 각국의 노동법 규제가 다른 탓으로 통일된 국제규격이 마련되어 있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구미에서는 비즈니스의 급속한 글로벌화와 인재 확보·육성에 대한 의식의 고조가 가속화되면서 인적자본에 대한 공통인식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ISO-30414는 이러한 배경에서 기업의 인사 및 노무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기준으로 마련되었다.
ISO-30414가 주목받는 배경
ISO-30414는 전세계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주목받는 글로벌 화두이다. 그 배경에는 인적자본을 중시하게 만든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고 있다.
1.ESG투자
ISO-30414가 주목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투자자가 주목하는 ESG 투자이다. ESG란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거버넌스)’의 머리글자를 연결한 것이다. 기업이 환경이나 사회에 대한 배려를 하면서 기업경영을 할 수 있게 끔, 기업구조(거버넌스)의 개선에 대한 지침을 내 걸고 있다. ESG 투자는 ESG를 중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이며 환경문제나 사회과제에 대한 의식의 날로 높아지고 있는 현대에 있어 상당히 주목을 끄는 투자판단의 기준이다.
환경과 사회를 배려하면서 기업의 지속성장을 목표로 하는 ESG는 모든 환경문제의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목표로 하는 UN의 SDGs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업 단위로 환경이나 사회를 배려하는 ESG를 선두로, UN이 목표로 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세계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2. 투자자들의 관심
투자자에 의한 기업평가에 있어서 인적자본에의 투자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IT기업이나 서비스업 등의 기업가치가 재무제표로는 측정하기 어렵다는 속내가 숨어 있다.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 중 상당수는 비즈니스 및 재무활동으로 얻은 수익이다. 재무제표에 게재되는 정보는 가시화된 자산·부채·자본이기 때문에 경영성적에 근거한 기업가치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혁신기업은 기업가치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사람'에서 유래하고 있기 때문에 재무제표에서 정확한 가치를 읽어 내는 것이 쉽지가 않다. 따라서 투자자는 인적자본의 영향력을 파악한 후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인적자본투자 상황을 ‘시각화’하는 지표로서 ISO-30414(인적자본공개 정보의 가이드라인)의 항목을 중시하게 된 것이다.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일본
이웃나라 일본은 인적자본에 대한 대처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 이유는 국가가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이 된 것은 2020년 일본 경제산업성이 개최한 ‘지속적인 기업가치 향상과 인적자본에 관한 연구회’이다. 1월부터 6회에 걸쳐 회의가 진행되었다. 드디어 2020년 9월에 최종보고서인 「인재판 이토 리포트」가 발표되어 기업경영에 있어서의 인재전략에 대한 바람직한 모습을 제시하였다.
2022년 5월에는 개정판인 「인재판 이토 리포트 2.0」이 발표되었다. 급속히 진행되는 DX,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트랜드와 같은 사회환경의 급변을 수용하여 경영전략에 있어서의 인재전략의 자리 매김을 재검토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2021년 6월에 상장기업에 대한 거버넌스의 가이드라인인 '코퍼레이트 거버넌스 코드'가 개정되어 인적자본공개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는 금융청과 도쿄증권거래소가 공동으로 제정한 것으로 현재는 벌칙 없는 가이드라인으로 운용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022년 8월, 일본 정부는 ‘인적자본 가시화 지침’을 공표하였다. 이처럼 일본의 경우는 국가가 나서서 기업들에게 인적자본을 중시하게 끔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ISO-30414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11항목 58지표
ISO-30414가 규정한 11항목58지표는 다음과 같다.
1.윤리와 컴플라이언스
내외부를 불문하고 기업이 윤리관과 컴플라이언스 의식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영역이다. 불만의 종류·건수나 연수를 받은 종업원 비율이라고 하는 정량적인 항목 외에도 제3자에게 해결을 맡긴 분쟁(소송 등)의 내용에 관한 정성적인 것도 포함되어 있다.
2.비용
인재의 육성·활용에 필요한 코스트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영역이다. 현재 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인재에 들어가는 비용 외에 채용·이직에 따른 비용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3.다양성
요즘 주목을 끄는 다양성(다이버시티)에 관한 영역이다. 연령·성별·장애 유무에 관한 내용에 머무르지 않고 경영진의 다양성도 다루고 있다. 앞으로 더욱 확대되는 글로벌 전개를 시야에 넣은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4.리더십
경영층이나 관리직이 발휘하는 리더십을 평가하는 영역이다. 현재 관리직이 담당하고 있는 부하수에 더해 기업이 얼마나 관리직의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가 하는 점도 주시하고 있다.
5.조직문화
직원의 기업에 대한 만족도와 애사심을 측정하는 영역이다. 조직참여(종업원이 조직에 공헌할 의사를 가지고 업무에 몰두하고 있는 상태)에 더해 직원의 정착율 등 정량적인 평가도 실시한다.
6.건강・안전・행복
기업이 종업원에게 주는 건강·안전에 대해서 산재도 평가한다. 산재건수·사망자수 등 산재와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항목뿐만 아니라 사고를 미연에 막는 연수의 실시 및 대처도 평가한다.
7.생산성
직원의 생산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영역이다. EBIT, 매출, 이익 등 수익성 및 인적자본에 대한 ROI(투자 이익률)를 측정한다.
8.채용・이동・이직
인적자본의 유동성·정착율을 측정하는 영역이다. 기업의 지속적인 경영활동의 전제가 되는 인재준비를 평가한다.
9.스킬과 능력
인재의 스킬 개발·육성에 대한 대처를 평가하는 영역이다. 회사가 직원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등을 측정한다.
10.승계계획
지속적인 경영을 위해 필수적인 후계자의 대처를 평가하는 영역이다. 현시점에서의 준비뿐만 아니라 향후 5년을 향한 준비의 진행도도 평가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11.노동력
직원 수와 근무 실태로부터 지속적으로 노동력을 공급하는 체제를 평가한다. 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피고용자뿐만 아니라 파견노동자나 개인사업주 등 임시노동력에 대한 준비도 대상이다.
ISO-30414를 무시할 경우의 불이익
ISO-30414는 인적자본에 대한 노력의 방향을 보여주는 지침이다. 따라서 준수해야 하는 법적 강제력은 없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무시할 경우, 불이익을 받는 날이 오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그렇다면, ISO-30414를 무시할 경우에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를 예측해 보자.
1.투자자로부터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업의 인적자본 이니셔티브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향후 ESG를 중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인적자본을 활용하는 자세에 대한 주목도도 올라갈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적자본을 활용한 경영을 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는 투자자로부터의 자금조달이 곤란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ISO-30414에 준거하는 움직임은 시장으로부터의 자금조달이라는 면에서도 중시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2.인재확보가 어려워진다
능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인재확보에 대한 어려움은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특별한 업종에 한해서 느끼던 갈증이 최근에는 업종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다. 모든 회사들이 인재를 모으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인적자본의 중요성에 주목한 시책이 구직자로부터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예를 들면, 구직자로부터는 ‘어떤 동료(기존의 직원)와 일하게 되는지’ ‘지금의 환경하에서 자신의 커리어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지’라고 하는, 취업 후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건 등은 매우 중요시될 것이다. 반면 인적자본을 중시하지 않고 있다고 느껴지는 기업은 인재확보와 직원정착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3.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ISO-30414는 국제적인 지침이다. 글로벌 기업이 많이 존재하는 미국 상장기업에서는 이미 ISO-30414에 준거한 '인적자본에 관한 정보공개'가 의무화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앞서 언급했듯이 투자자는 인적자본을 중요시하는 기업에 대해 주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기업간의 거래나 제휴에 있어서도 인적자본에 대한 대처가 판단기준이 되어 인사정보의 공개를 요구하는 케이스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경향이 확산되어 간다면 해외기업과의 거래를 바라는 수출기업에 있어서는 ISO-30414에 대응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치명적인 단점이 될 것이다.
ISO-30414인증취득방법
ISO-30414는 어디까지나 지침서이며 자격이나 허가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ISO-30414에 준거하고 있는 기업인지 아닌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인증사라 불리는 몇 개의 인증기관들이 ISO로부터 위탁을 받아 그 역할을 대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ISO-30414인증기관에 의한 분석
현재 우리나라에서 ISO-30414의 인증을 실시할 수 있는 기관은 ‘SGI지속성장연구소’뿐이다. 그러나 SGI는 자사의 이름으로 인증서를 발행할 수 있는 권리가 아직은 없다. 그래서 SGI는 글로벌 인증기관인 미국의 HCMI, 일본의 HCPro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그들을 대신하여 심사를 하고 인증서를 교부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인증은 기업이 정리한 11영역에서의 인적자본 관련 데이터를 3단계로 심사한 후 이루어진다.
(우리나라 최초로 ISO-30414인증서를 취득한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진의 좌측은 인증심사를 하고 있는 미국 HCMI의 Jeff Higins와 필자, 우측은 인증서 전달식)
인증심사의 프로세스
ISO-30414 인증은 다음의 3단계로 이루어지고 있다.
1.데이터 확인
첫 번째 단계는 데이터 확인이다. 인증은 58지표에 관한 데이터를 사내에서 취득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추어져 있다는 전제하에 실시가 된다. 따라서 직원의 근무 시간과 입사 퇴사자 수의 기록, 괴롭힘 통보 시스템 등의 구조와 관련한 데이터가 올바르게 수집되어 보고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체제를 심사한다.
2.인터뷰
두 번째 단계는 인터뷰이다. ISO-30414에 준거한 인적자본 관리·활용은 구조를 정돈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왜 ISO-30414의 인증을 받고 싶은지? 인적자본을 어떻게 사업전략에 활용하고자 하는지? 등의 기업 전체의 생각을 경영자나 인사 책임자 등에 대한 인터뷰를 거쳐 확인한다.
3.실사
1~2단계를 거친 후에는 실제로 인터뷰의 내용이 직원들에게 제대로 전파되어 있는지, 리포트의 내용과 다름이 없는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특히 보고내용이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을 갖는 체제를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상황보고가 끝이 아니라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확인한다.
재심사는 3년마다
취득한 인증의 효력은 영구적이지 않다. 취득 후는 정기적인 재심사를 실시하여 인증을 갱신해야 한다. 1년마다 이루어지는 것이 간이 검사이고, 3년마다는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비용
ISO-30414 인증을 받기 위한 심사비용은 회사규모, 준비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적인 인증심사청구비는 대기업 중견기업의 경우 5만불(US)이상, 소기업의 경우 3만불(US)이상이다. 초과되는 금액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준비상황이다. 준비상황의 정도에 따라 1~2만불의 추가 인증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초기 심사비용 이외에, 매년 실시되는 간이 심사비용은 초기 인증비의 10%, 3년마다 실시해야 하는 재심사 비용은 초기 인증비의 30%이다.
결 론
우리는 지금 ESG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 가운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자금조달이라는 측면에서 투자자의 관점을 무시할 수 없는 기업경영의 기본적 속성을 고려했을 때, 인적자본공시의 흐름은 피할 수 없는 글로벌 트랜드가 될 것이다. 이런 사회적 기류에서는 ISO-30414에 대한 대응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보다 높은 경쟁력과 지속성장을 위해서도 ISO-30414에 준거한 정보공시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글쓴이 :신경수 조직심리박사 (지속성장연구소장 / 인간개발연구원 부원장)
ISO-30414가 주목받는 이유?
인증취득의 프로세스와 무관심의 불이익
세상은 지금 국경 없는 경제로 진입하고 있다. 이름하여 글로벌 경제의 팽창이다. 이런 글로벌화의 진전은 전세계 기업들로 하여금 자사만이 갖출 수 있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인재에 대한 경쟁력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여 2020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미국내 상장기업에 대해 인적자본의 정보공개를 의무화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기업가치에 있어서 인적자본을 중시하는 경향이 전세계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다.
자연스럽게 인적자본의 정보공개에 관한 가이드라인인 ISO-30414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정보공개 의무의 기초가 된 ISO-30414는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대응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어떤 불이익이 따를까? ISO-30414가 주목받는 이유와 무시할 경우의 불이익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ISO-30414란?
ISO-30414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8년에 발표한 인적자본정보 공개의 가이드라인이다. 인재경영에 관한 규격을 11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58개의 지표로 규정하고 있다.
인적자본이란 기업에 속하는 인재가 소유하는 기술이나 자격, 경험 등의 능력 전반을 자본으로 취급하는 생각이다. 이전에도 인재를 소중한 자본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사고가 없지는 않았지만 각국의 노동법 규제가 다른 탓으로 통일된 국제규격이 마련되어 있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구미에서는 비즈니스의 급속한 글로벌화와 인재 확보·육성에 대한 의식의 고조가 가속화되면서 인적자본에 대한 공통인식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ISO-30414는 이러한 배경에서 기업의 인사 및 노무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기준으로 마련되었다.
ISO-30414가 주목받는 배경
ISO-30414는 전세계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주목받는 글로벌 화두이다. 그 배경에는 인적자본을 중시하게 만든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고 있다.
1.ESG투자
ISO-30414가 주목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투자자가 주목하는 ESG 투자이다. ESG란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거버넌스)’의 머리글자를 연결한 것이다. 기업이 환경이나 사회에 대한 배려를 하면서 기업경영을 할 수 있게 끔, 기업구조(거버넌스)의 개선에 대한 지침을 내 걸고 있다. ESG 투자는 ESG를 중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이며 환경문제나 사회과제에 대한 의식의 날로 높아지고 있는 현대에 있어 상당히 주목을 끄는 투자판단의 기준이다.
환경과 사회를 배려하면서 기업의 지속성장을 목표로 하는 ESG는 모든 환경문제의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목표로 하는 UN의 SDGs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업 단위로 환경이나 사회를 배려하는 ESG를 선두로, UN이 목표로 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세계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2. 투자자들의 관심
투자자에 의한 기업평가에 있어서 인적자본에의 투자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IT기업이나 서비스업 등의 기업가치가 재무제표로는 측정하기 어렵다는 속내가 숨어 있다.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 중 상당수는 비즈니스 및 재무활동으로 얻은 수익이다. 재무제표에 게재되는 정보는 가시화된 자산·부채·자본이기 때문에 경영성적에 근거한 기업가치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혁신기업은 기업가치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사람'에서 유래하고 있기 때문에 재무제표에서 정확한 가치를 읽어 내는 것이 쉽지가 않다. 따라서 투자자는 인적자본의 영향력을 파악한 후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인적자본투자 상황을 ‘시각화’하는 지표로서 ISO-30414(인적자본공개 정보의 가이드라인)의 항목을 중시하게 된 것이다.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일본
이웃나라 일본은 인적자본에 대한 대처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 이유는 국가가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이 된 것은 2020년 일본 경제산업성이 개최한 ‘지속적인 기업가치 향상과 인적자본에 관한 연구회’이다. 1월부터 6회에 걸쳐 회의가 진행되었다. 드디어 2020년 9월에 최종보고서인 「인재판 이토 리포트」가 발표되어 기업경영에 있어서의 인재전략에 대한 바람직한 모습을 제시하였다.
2022년 5월에는 개정판인 「인재판 이토 리포트 2.0」이 발표되었다. 급속히 진행되는 DX,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트랜드와 같은 사회환경의 급변을 수용하여 경영전략에 있어서의 인재전략의 자리 매김을 재검토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2021년 6월에 상장기업에 대한 거버넌스의 가이드라인인 '코퍼레이트 거버넌스 코드'가 개정되어 인적자본공개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는 금융청과 도쿄증권거래소가 공동으로 제정한 것으로 현재는 벌칙 없는 가이드라인으로 운용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022년 8월, 일본 정부는 ‘인적자본 가시화 지침’을 공표하였다. 이처럼 일본의 경우는 국가가 나서서 기업들에게 인적자본을 중시하게 끔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ISO-30414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11항목 58지표
ISO-30414가 규정한 11항목58지표는 다음과 같다.
1.윤리와 컴플라이언스
내외부를 불문하고 기업이 윤리관과 컴플라이언스 의식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영역이다. 불만의 종류·건수나 연수를 받은 종업원 비율이라고 하는 정량적인 항목 외에도 제3자에게 해결을 맡긴 분쟁(소송 등)의 내용에 관한 정성적인 것도 포함되어 있다.
2.비용
인재의 육성·활용에 필요한 코스트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영역이다. 현재 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인재에 들어가는 비용 외에 채용·이직에 따른 비용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3.다양성
요즘 주목을 끄는 다양성(다이버시티)에 관한 영역이다. 연령·성별·장애 유무에 관한 내용에 머무르지 않고 경영진의 다양성도 다루고 있다. 앞으로 더욱 확대되는 글로벌 전개를 시야에 넣은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4.리더십
경영층이나 관리직이 발휘하는 리더십을 평가하는 영역이다. 현재 관리직이 담당하고 있는 부하수에 더해 기업이 얼마나 관리직의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가 하는 점도 주시하고 있다.
5.조직문화
직원의 기업에 대한 만족도와 애사심을 측정하는 영역이다. 조직참여(종업원이 조직에 공헌할 의사를 가지고 업무에 몰두하고 있는 상태)에 더해 직원의 정착율 등 정량적인 평가도 실시한다.
6.건강・안전・행복
기업이 종업원에게 주는 건강·안전에 대해서 산재도 평가한다. 산재건수·사망자수 등 산재와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항목뿐만 아니라 사고를 미연에 막는 연수의 실시 및 대처도 평가한다.
7.생산성
직원의 생산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영역이다. EBIT, 매출, 이익 등 수익성 및 인적자본에 대한 ROI(투자 이익률)를 측정한다.
8.채용・이동・이직
인적자본의 유동성·정착율을 측정하는 영역이다. 기업의 지속적인 경영활동의 전제가 되는 인재준비를 평가한다.
9.스킬과 능력
인재의 스킬 개발·육성에 대한 대처를 평가하는 영역이다. 회사가 직원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등을 측정한다.
10.승계계획
지속적인 경영을 위해 필수적인 후계자의 대처를 평가하는 영역이다. 현시점에서의 준비뿐만 아니라 향후 5년을 향한 준비의 진행도도 평가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11.노동력
직원 수와 근무 실태로부터 지속적으로 노동력을 공급하는 체제를 평가한다. 기업에 소속되어 있는 피고용자뿐만 아니라 파견노동자나 개인사업주 등 임시노동력에 대한 준비도 대상이다.
ISO-30414를 무시할 경우의 불이익
ISO-30414는 인적자본에 대한 노력의 방향을 보여주는 지침이다. 따라서 준수해야 하는 법적 강제력은 없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무시할 경우, 불이익을 받는 날이 오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그렇다면, ISO-30414를 무시할 경우에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를 예측해 보자.
1.투자자로부터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업의 인적자본 이니셔티브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향후 ESG를 중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인적자본을 활용하는 자세에 대한 주목도도 올라갈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적자본을 활용한 경영을 하지 않은 기업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는 투자자로부터의 자금조달이 곤란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ISO-30414에 준거하는 움직임은 시장으로부터의 자금조달이라는 면에서도 중시되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2.인재확보가 어려워진다
능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인재확보에 대한 어려움은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특별한 업종에 한해서 느끼던 갈증이 최근에는 업종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다. 모든 회사들이 인재를 모으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인적자본의 중요성에 주목한 시책이 구직자로부터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예를 들면, 구직자로부터는 ‘어떤 동료(기존의 직원)와 일하게 되는지’ ‘지금의 환경하에서 자신의 커리어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지’라고 하는, 취업 후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건 등은 매우 중요시될 것이다. 반면 인적자본을 중시하지 않고 있다고 느껴지는 기업은 인재확보와 직원정착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3.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ISO-30414는 국제적인 지침이다. 글로벌 기업이 많이 존재하는 미국 상장기업에서는 이미 ISO-30414에 준거한 '인적자본에 관한 정보공개'가 의무화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앞서 언급했듯이 투자자는 인적자본을 중요시하는 기업에 대해 주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기업간의 거래나 제휴에 있어서도 인적자본에 대한 대처가 판단기준이 되어 인사정보의 공개를 요구하는 케이스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경향이 확산되어 간다면 해외기업과의 거래를 바라는 수출기업에 있어서는 ISO-30414에 대응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치명적인 단점이 될 것이다.
ISO-30414인증취득방법
ISO-30414는 어디까지나 지침서이며 자격이나 허가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ISO-30414에 준거하고 있는 기업인지 아닌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인증사라 불리는 몇 개의 인증기관들이 ISO로부터 위탁을 받아 그 역할을 대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ISO-30414인증기관에 의한 분석
현재 우리나라에서 ISO-30414의 인증을 실시할 수 있는 기관은 ‘SGI지속성장연구소’뿐이다. 그러나 SGI는 자사의 이름으로 인증서를 발행할 수 있는 권리가 아직은 없다. 그래서 SGI는 글로벌 인증기관인 미국의 HCMI, 일본의 HCPro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그들을 대신하여 심사를 하고 인증서를 교부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인증은 기업이 정리한 11영역에서의 인적자본 관련 데이터를 3단계로 심사한 후 이루어진다.
(우리나라 최초로 ISO-30414인증서를 취득한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진의 좌측은 인증심사를 하고 있는 미국 HCMI의 Jeff Higins와 필자, 우측은 인증서 전달식)
인증심사의 프로세스
ISO-30414 인증은 다음의 3단계로 이루어지고 있다.
1.데이터 확인
첫 번째 단계는 데이터 확인이다. 인증은 58지표에 관한 데이터를 사내에서 취득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추어져 있다는 전제하에 실시가 된다. 따라서 직원의 근무 시간과 입사 퇴사자 수의 기록, 괴롭힘 통보 시스템 등의 구조와 관련한 데이터가 올바르게 수집되어 보고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체제를 심사한다.
2.인터뷰
두 번째 단계는 인터뷰이다. ISO-30414에 준거한 인적자본 관리·활용은 구조를 정돈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왜 ISO-30414의 인증을 받고 싶은지? 인적자본을 어떻게 사업전략에 활용하고자 하는지? 등의 기업 전체의 생각을 경영자나 인사 책임자 등에 대한 인터뷰를 거쳐 확인한다.
3.실사
1~2단계를 거친 후에는 실제로 인터뷰의 내용이 직원들에게 제대로 전파되어 있는지, 리포트의 내용과 다름이 없는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특히 보고내용이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을 갖는 체제를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상황보고가 끝이 아니라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확인한다.
재심사는 3년마다
취득한 인증의 효력은 영구적이지 않다. 취득 후는 정기적인 재심사를 실시하여 인증을 갱신해야 한다. 1년마다 이루어지는 것이 간이 검사이고, 3년마다는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비용
ISO-30414 인증을 받기 위한 심사비용은 회사규모, 준비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적인 인증심사청구비는 대기업 중견기업의 경우 5만불(US)이상, 소기업의 경우 3만불(US)이상이다. 초과되는 금액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준비상황이다. 준비상황의 정도에 따라 1~2만불의 추가 인증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초기 심사비용 이외에, 매년 실시되는 간이 심사비용은 초기 인증비의 10%, 3년마다 실시해야 하는 재심사 비용은 초기 인증비의 30%이다.
결 론
우리는 지금 ESG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 가운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자금조달이라는 측면에서 투자자의 관점을 무시할 수 없는 기업경영의 기본적 속성을 고려했을 때, 인적자본공시의 흐름은 피할 수 없는 글로벌 트랜드가 될 것이다. 이런 사회적 기류에서는 ISO-30414에 대한 대응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보다 높은 경쟁력과 지속성장을 위해서도 ISO-30414에 준거한 정보공시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글쓴이 :신경수 조직심리박사 (지속성장연구소장 / 인간개발연구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