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이슈저팬 3월호] 구내식당

신경수
2022-03-21
조회수 389

저는 일본어가 상당히 자유로운 편입니다. [유학생활-사회생활-일본기업의 한국법인대표]라는 경력 덕분이겠지요.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이슈저팬 Issue Japan]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일본의 매스컴을 보면서 흥미로운 기사거리를 많이 접하고 있는데, 조직관리와 관련하여 유익한 자료들이 꽤 많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다루는 것들이 전부 조직과 관련된 기사이긴 합니다만,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은 ‘인재확보’를 위해 ‘구내식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구내식당 또는 사원식당이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이긴 합니다만, 우린 ‘구내식당’이라는 단어를 좀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구내식당’이라는 단어는 거의 쓰지 않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원식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용방법은 회사가 100% 부담하는 곳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회사가 일정금액을 보조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상담이나 교육 컨설팅을 위해서 기업을 방문하다 보면, 제일 큰 즐거움이 그곳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밥 먹는 일입니다. 뭐랄까…… 기업방문의 소소한 행복, 요즘말로 ‘소확행’이라고 말할 수가 있겠습니다. 업의 특성상 많은 기업들을 방문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당 기업들이 운영하는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식당의 수준이 평가되고, 이런 경험을 통해 작성된 ‘구내식당 베스트 10’은 한때 저희 회사 사내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적도 있습니다.

구내식당의 수준을 가름하는 가장 큰 구분자는 기업규모에 있는 듯해 보입니다. 아무래도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먹거리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강한 반면, 작은 기업의 경우는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구내식당이라는 이미지에 대해 규모가 큰 기업들이 주는 이미지는 ‘영양가 있고 맛난 음식의 제공’에 있다고 한다면, 작은 기업들의 구내식당이 주는 이미지는 ‘끼니제공’에 있는 듯한 모습이었지요. 물론 전부 그렇다는 건 아니니까 오해는 말아 주십시오. 사람들의 행복감에 미치는 먹거리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알면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닐텐데, 소기업의 경우는 아마도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 것이겠지요.

중소기업 구내식당이 심어준 ‘끼니제공’의 이미지를 철저히 깨뜨려준 회사가 있습니다. 판교에 위치한 ‘마이다스아이티’라는 회사입니다. 제가 처음 이 회사를 방문했을 때만 하더라도 사원의 수가 겨우 100명을 조금 넘긴 작은 회사에 불과하였습니다. 작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구내식당의 수준은 왠만한 호텔보다 나았던 점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구내식당의 투자가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어떤 분의 질문에 “인재확보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면 하나도 아깝지 않다”고 말씀하신 그곳 사장님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지금은 사세도 확장되고 TV에도 자주 소개되고, 직원수가 1,000명에 육박하는 중견기업이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구내식당이 미친 공헌도 적지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일본에서 최근 인재확보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전략으로 ‘구내식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사원수가 많은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사원이 적은 소기업은 소기업대로 각자의 목적달성을 위해 구내식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대기업은 ‘커뮤니케이션’이 주요목적인 반면, 소기업은 ‘인재확보’를 위한 수단이 주요목적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어 보이긴 합니다.

우선 구내식당을 인재확보를 위한 툴로서 활용하고 있는 20명 규모의 작은 회사를 소개합니다. 하는 일은 SW개발입니다. 사실 이 회사는 유학시절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일본인 후배가 설립한 회사입니다. '광고연구회'라는 이름의 동아리인데요(일본에서는 써클활동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지금 HR에서 일하고 그 후배는 SW회사를 하고 있으니 동아리는 그저 재미로 다녔던 모양입니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는 물론 이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SNS에 올라와 있는 홍보문구입니다. 런치타임에 식사를 즐기는 직원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함께 [사원모집 – 모든 직원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블로그는 물론 주변인들에게 하도 홍보를 해 대길래 본인에게 전화를 걸어 그 의도를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런 홍보가 얼마나 인재확보에 도움이 되느냐”고 그 후배에게 물었더니, “새로 들어오는 입사지원서의 양도 늘었고, 무엇보다 기존 직원들의 만족도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는 것이 그 친구의 답변이었습니다. “주4일 근무 광고가 나가고 들어오는 이력서의 스펙이나 양이 2~3배로 올랐다”고 말한 어느 기업의 인사팀장의 말이 생각나더군요.

이처럼 일본에서는 적은 인원수임에도 불구하고 자사 직원들에 대한 런치제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평범한 식사’의 제공이 아닌 ‘행복한 식사’의 제공이라는 점입니다. 유명식당으로부터 전문쉐프가 만든 음식을 제공받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컨셉을 ‘외부 음식점이나 레스토랑보다도 더 맛있는 식사제공’에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끼니를 제공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많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출근유혹’을 위해 ‘맛난 식사’의 제공에 신경을 쓰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아래의 사진은 IT인프라 구축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일본비지니스시스템(JBS) 마키타 사장과 경영진의 모습입니다. 그들은 자사건물 제일 꼭대기층을 구내식당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JBS는 매출 1조원, 종업원수 2,500명 규모의 대기업군에 들어가는 회사입니다. 방송 인터뷰에서 마키타 사장이 한 말입니다.

“지금 저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입니다. 재택으로 1/3밖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갈수록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선은 회사에 출근하는 즐거움을 만들어 주고,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이루고자 합니다. 그 수단으로 ‘먹는 즐거움’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일본비즈니스시스템(JBS)의 牧田(Markita) 사장이 직접 구내식당에서 제공할 신제품의 맛을 테스팅하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의 총무과장은 맛의 차별화를 위해 사원들로부터 메뉴신청도 받고 이를 식단에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매주 수요일 점심은 신메뉴 테스팅의 날로 정해서 사장과 경영진이 직접 참가하여 시식회도 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통과된 음식들이 사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급 레스토랑보다 더 맛난 음식의 제공’이 그들의 슬로건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경영진과 요리장이 주1회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들의 본업이 IT가 아니라 요식업이라고 착각을 할 것입니다.

구내식당에 대한 에피소드…… 여러분은 어떤 느낌으로 읽으셨는지요? 앞으로는 기업이 직원을 고르는 시대가 아닌, 직원이 기업을 고르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포인트 중의 하나로 구내식당을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먹거리’라는 너무나 원초적인 수단을 가지고 사람을 유혹한다는 비난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기본행복의 제공, 소소한 행복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인간미가 있어 좋아 보이지 않나요? 이상 「이슈저팬」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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