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이슈저팬 4월호] 고교 1년생이 쏘아 올린 MBO신드롬

신경수
2022-04-18
조회수 401

저는 일본어가 상당히 자유로운 편입니다. [유학생활-현지생활-일본기업의 한국법인대표]라는 경력 덕분이겠지요.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이슈저팬 Issue Japan]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일본의 매스컴을 보면서 흥미로운 기사거리를 많이 접하고 있는데, 조직관리와 관련하여 유익한 자료들이 꽤 많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다루는 것들이 전부 조직이나 리더십과 관련된 기사이긴 합니다만,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오타니를 소재로 한 책들의 표지)

혹시 표지인물의 공통점이 느껴지는지요? 맞습니다. 모두 동일 인물입니다. 그의 이름은 大谷翔平(오오타니 쇼헤이)1994년생으로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LA엔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입니다. 그를 소재로 한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빼고는 TV편성이 안될 정도로 오오타니는 지금 일본에서 가장 핫한 인물입니다. 혹시 일본과 관련된 비즈니스를 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이 친구 이야기를 꺼내시기 바랍니다. 상대방과의 친밀도를 올리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우선 그에 대한 경력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프로야구에 입단합니다. 2014년 투수로서 11승, 타자로서 10개의 홈런을 처냄으로써 일본프로야구사상 최초로 두자리수의 홈런과 승수를 기록하는 선수가 됩니다. 2016년 일본프로야구 MVP에 선정이 되고 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로 이적을 합니다. 그리고 2018년 메이저리그 신인왕으로 선발이 되고 2021년 메이저리그 MVP에 선정이 됩니다. 2021년 9월 타임지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리고, AP통신은 ‘2021년 최우수 운동선수’로 오오타니를 선정합니다. 미국 언론이 오오타니에게 집중하는 이유는 희귀성입니다. 그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두자리수의 타자이자 투수입니다. 심지어 2021년에는 46개의 홈런을 처내면서 홈런왕 2위에 이름을 올립니다.

오오타니 이외에도 메이저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일본인 선수는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스즈키 이치로가 제일 유명하지요.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2019년 은퇴를 할 때까지 20년동안 메이저에서 현역생활을 하였고, 프로통산 4천안타를 친 위대한 선수입니다. 성적을 떠나서 전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활약하는 메이저에서 20년동안 현역생활을 했다는 그 사실 자체가 대단하지 않나요? 이런 이치로보다 오오타니의 인기는 더 높습니다. 물론 젊고 잘생기고, 체격도 더 좋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보다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오오타니가 니토류의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오오타니는 투수와 타자, 양쪽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가리켜 일본에서는 니토류(二刀流: 성질이 다른 두 종료의 일에 능한사람)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치로는 안타만 친 타자인데 반해, 오오타니는 메이저에서 46개의 홈런을 때리고 10승 이상의 승리를 거든 대형투수라는 점에서 ‘니토류’의 인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만 잘하기도 힘든 영역에서 다른 영역에 있는 것까지 같이 잘하는 슈퍼맨 같은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미국 매스컴은 올해의 홈런왕으로 오오타니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게임의 룰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선발등판 후, 마운드에서 내려와도 타자로 활약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무튼 현재의 분위기를 보면 2022년 메이저리그 홈런왕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층 제구력이 좋아진 투구실력도 몇 승을 거둘지에 대한 기대를 올려놓고 있습니다. 아마도 올해, 특히 지금처럼 메이저리그에 한국인 선수가 씨가 말라 있는 상황에서는 온통 오오타니 소식만 들려올 것입니다.

일본인들은 분석을 좋아합니다. ‘오오타니는 이점이 다르다. 그래서 그는 성공했다’등과 같은 성공요인에 대한 분석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말들을 하는 지가 궁금했습니다. 신문에 나온 기사들을 분석해 보니 대략 2가지로 요약이 되더군요.

1 그는 긍정심리학의 아이콘이다

고등하교 2학년때 오오타니는 큰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당시 그는 투수로서 활약하고 있을 때였는데,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공을 던질 수가 없게 된 것이지요. 보통 이러면 하늘을 원망하며 실의에 빠져버릴 텐데, 오오타니의 생각은 달랐다고 합니다. 던질 수 없는 환경이 되자 오히려 타자로서의 단점을 보완하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타구연습에 몰입했다고 합니다. “던질 수 없는 환경이 타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되었어요. 이때의 부상이 없었다면 투수로서의 생활에 만족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었다면 타자로서의 나는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인터뷰에서 그가 남긴 말입니다.

불운이 찾아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역경에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긍정적 사고를 통해 모티베이션을 유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 또한 코로나가 찾아오게 되면서 시련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들 대부분이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프로그램인데, 집합교육이 금지되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이지요.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준비하는 시간으로 이용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컨텐츠 만드는데 보냈습니다. 외부활동 할 때보다도 더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2권의 도서를 발간했고, 50시간짜리 강의안으로 구성된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완성해 냈습니다.

긍정적 사고와 함께 그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큰 장점은 야구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엔젤스의 조매든(Joe Maddon) 감독의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오오타니의 웃는 모습이 좋다. 야구는 놀이와 같다. 이기고 지는 승부싸움이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신경이 예민해지게 된다. 즐기는 힘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오오타니는 플레이를 즐기면서 야구가 놀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오오타니처럼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이길수는 없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아무리 노력하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제가 좋아하는 격언 중에 하나입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즐기는 사람들은 모티베이션이 식지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즐거움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일까요? 바로 자신이 그 일에서 뭔가의 의미를 느낄 때입니다. 성취의 의미, 성장의 의미, 공헌의 의미, 인정의 의미 등등입니다. 그런 것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2 그는 일찍부터 목표설정의 위대함을 알고 있었다. 

오오타니는 고교입학때부터 스스로 목표달성시트를 작성하고 활용했다고 합니다. 아래는 실제로 고교입학과 동시에 그가 작성한 목표달성시트입니다. 「운과 인간성」에 대한 목표설정이 눈에 띕니다.


우선은 한 중앙에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기입하고 주변에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채워 넣습니다. 훗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목표를 작성하면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히 전해올 뿐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연습에 대한 가치에 대해 그 무게감을 느낄 수가 있어서 좋았다.” 고등학생이 이런 시트를 만들어 활용했다고 하니, 정말 신기하기만 합니다.

우선 목표가 설정이 되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들이 나올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속성’입니다. 그런데 지속적인 행동을 유발시키기 위해서는 ‘모티베이션’이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모티베이션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수치화’입니다. 수치화가 모티베이션의 유지에 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서 이미 증명된 사실입니다. 뿐만 아니라, 수십년간 HR컨설턴터로 일한 제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목표는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설정하는 것이 적당할까요?

초등생을 대상으로 멀리뛰기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우선 모두에게 체력측정이라는 설명을 하고 높이뛰기를 실시토록 하였습니다. 다음은 그들을 5개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A그룹에게는 목표를 주지 않았고, B그룹은 1차 때와 동일한 목표, C그룹은 목표대비 10%UP, D그룹은 목표대비 20%UP, E그룹은 목표대비 30%UP을 설정해 주고 연습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실시한 2차 테스트… 결과는 자신의 기록대비 10% UP된 목표를 받은 C그룹의 아이들이 가장 좋은 기록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오오타니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듯합니다. 이 말이 갖는 의미는, '1 긍정적인 성격으로 즐기면서 일을 하는 사람, 2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수치화하고 관리하는 사람' 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을 듯해 보입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추측에 불과합니다. 그렇다고 전혀 근거 없는 주장도 아닙니다.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 사이에서는 오오타니의 목표설정 자기관리방식을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전파시키기 위한 연구가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입사원 채용시에 주안점으로 보는 면접의 내용을 '스펙 -> 성격'으로 이동해서 면접을 진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주도형 목표설정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MBO(Management By Self-Objective)의 새로운 전성기가 도래한듯 합니다. 고교 1년생이 만든 목표관리 성공스토리가 지금 일본열도를 흔들어 놓고 있네요. 이상 이슈저팬 통신원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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