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인재경영 6월호] 심리적 거리 VS. 물리적 거리

관리자
2022-06-06
조회수 259


심리적 거리 VS. 물리적 거리


카카오의 잃어버린 1년

얼마 전 e-Commerce 기업의 사장님을 만났다. 10여 명으로 시작한 사업이 코로나 특수로 빠르게 수백 명으로 늘어나 사무실을 몇군데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면서, 한 공간이 아닌 여러 공간에 직원들이 근무하다 보니 직원간 유대감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단순히 기분탓인지, 아니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내게 자문을 청했다.


나는 우선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성과에 대해 경의의 박수를 보냈다. 코로나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그 안에는 분명 비슷한 업을 하는 곳들과 구별되는 전략이 있었을 것이다. 또한 대표이사가 이렇게 직접 유대감을 주제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조직과 사람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는 방증이기에 경의를 표한 것이다. 지인이 겪은 경험을 빌려 그 분이 궁금해하는 심리적 물리적거리감에 대해 답변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정부세종청사에 내려가 있는 친구와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로 대화하는 중에 들었던 이야기다. 지금은 부처 전부가 통째로 내려가 있지만, 처음 세종에 정부청사가 들어설 때는 선발대가 먼저 내려가고 본진은 2~3년 후에 내려간 부처가 많았다. 회의 대부분이 화상회의로 이루어졌는데, 동료들과 충분한 대화를 하기가 어려웠고 때로는 오해가 생겨 중요한 사항이 아닌 것은 대화를 꺼리는 현상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얼굴 보면서 토의를 했다면 5분이면 끝날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시간 낭비도 적지 않았었다고 토로한다.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운 비대면의 시간이 늘어갔고, 그럴수록 했던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답습하는 비효율적 의사소통이 늘어났다고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당시 선발대로 같이 내려 온 타 부서 사람들이 오히려 서울에 있는 같은 부서에 있는 사람들보다 동료애가 더 좋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역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같은 곳에 있어야 해!”라고 말하며,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유치한 이야기처럼 들린다고 하면서 웃는다. 지금이야 워낙 다양한 의사소통의 툴이 등장해서 상당부분 부족한 부분을 해결해 주고 있지만, 당시는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 보니 여러 가지 오해가 많았다는 것이다.


유사한 사례는 카카오에도 있었다. 카카오는 짧은 시간 내 초고속 성장을 이룬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런 카카오의 경이적인 성장의 역사에 매우 중요한 시기가 있었다. 바로 2014년 있었던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이다. 규모도 인력도 갑자기 배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 이야기는 카카오와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하기 훨씬 전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포털의 역사는 ‘다음’이 원조다. 모두가 다음만 이용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선두의 자리를 네이버에 내어주고 절치부심하던 다음은 장기적 안목에서 사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2004년 6월 본사를 제주도로 옮기기로 한다. 새로운 시각에서 시장을 바라보기로 마음을 먹고 환경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한 것이다.


우선 당해 연도인 2004년에는 다음의 인터넷지능화연구소 직원들이, 2005년도에는 미디어본부, 2006년에는 다음 글로벌미디어센터(GMC), 2009년 3월에는 서울에 있는 본사 직원 전원이 이주함으로써 제주도 정착을 위한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


당시 다음의 이재웅 사장은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음의 제주 이전은 의미 있는 실험이 될 것이다. 미국의 IT기업들이 캘리포니아 산호세로 이전해 실리콘밸리를 만든 것처럼 우리도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 기반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근무환경과 생활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인재를 확보하여 제주도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말로 의지를 내비쳤다.


그리고 5년 후인 2014년 5월 다음은 카카오와의 1:1 통합을 발표했다. 여기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했던 것은 어느 쪽을 중심으로 조직이 재편되느냐였다. 만일 다음을 중심으로 한다면 카카오의 직원들도 제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현실이 된다면 이재웅 대표의 꿈대로 제주도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다음과 카카오는 “우리는 인터넷 기업이기 때문에 공간의 통합이 없어도 사업을 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말과 함께 판교와 제주에서 각자의 사업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다.


그러나 1가정 2집 살림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통합하고 1년이 지난 2015년 7월 다음은 제주 본사 직원 400명 중에서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직원을 판교사옥으로 이동배치한다는 사내 공지를 발표했다. 그리고 제주도 직원들의 서울이동을 촉진시키기 위해 그동안 지급해온 제주 근무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제도도 폐지한다.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훗날 “다음과 카카오가 두 집 살림을 하던 1년은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양사의 조직적, 화학적 통합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필자의 고객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서울에 본사를 둔 중견기업으로, 사업적으로 연결고리가 있는 작은 중소기업을 인수하는 일이 있었다. 이곳의 대표가 항상 강조하는 게 ‘One Team Spirit’이었기에 인수당한 직원들의 정신교육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실제 일주일에 2일은 인수한 기업에 상주, 직원들과 대화, 식사하는 시간을 가지며 화학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기를 3년, “이제는 어느 정도 정신적 통합이 되었겠지”하는 자신감이 생겨 필자에게 진단 요청을 해왔다. 위의 도표는 인수기업과(A사업부) 인수당한 기업(C사업부)의 팀장급 이상 간부사원들에 대한 생각의 차이를 수치화한 것이다.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두 조직 간 통합을 위한 가진 노력을 했음에도 생각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는 듯하다. “같이 생활하는 친구가 떨어져 있는 부부보다 더 잘 통한다”는 말을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

다음은 『설득의 심리학』으로 유명한 애리조나 주립대의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B. Cialdini) 교수의 ‘익숙함이 호감도에 미치는 무의식적인 영향력’이라는 제목의 논문 일부 내용이다.


“스크린에 여러 사람의 얼굴을 재빨리 지나가게 하면서 피실험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피실험자들은 너무 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바람에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크린에 얼굴이 많이 보인 인물일수록 피실험자들은 더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TV에 얼굴을 많이 드러낸 정치인의 당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바로 이런 무의식적 심리와 관계가 있다.”


요컨대, 자주 보는 사람의 얼굴은 무의식적인 호감도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그렇다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어느 정도의 인원에서 최적의 퍼포먼스가 나오는 것일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로빈 던바(Robin Dunbar) 교수가 내놓았다. 일명 ‘던바의 법칙’으로 유명한데, 던바 교수는 『우리에게는 얼마나 많은 친구가 필요한가?』(원제: How Many Friends Does One Person Need)에서 150명을 최대치로 제시했다.


던바 교수는 원숭이나 침팬지 같은 영장류들을 대상으로 사교성 연구를 했다. 그 결과 복잡한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영역인 신피질이 클수록, 알고 지내는 친구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신피질의 크기를 측정하여 인간에게 적용해 보니 인간의 친분 관계는 150명정도가 최대치가 된다는 것이다. 이어서 호주와 뉴기니, 그린란드에 거주하는 원시부족을 조사한 던바 교수는 마을을 구성하는 주민의 규모가 평균 150명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또 인간이 효과적인 전투를 하려면 필요한 부대인원 역시 200명이 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확인한다. 이를 통해 던바 교수는 조직에서 집단을 관리할 때 150명이 최적이라는 자신의 추론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다.


이후 던바 교수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도 최적의 친분관계는 150명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인맥이 수천 명에 이르는 사교적인 사람과 친구가 몇백 명인 보통 사람을 비교해서 얻은 결과라고 한다. 친구의 기준을 1년에 한 번 이상 연락하거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삼고 조사해 보았더니, 두 그룹 간에 진정한 친구의 수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페이스북 친구가 수천 명에 달하는 사람도 실제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는 150명 안팎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건 20명도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던바의 법칙에서는 마음의 거리를 ‘5명(Kin)->15명(Super Family)->50명(Clan)->150명(Tribe)’의 단위로 끊어서 표현했다. 5명이나 15명 정도에서 가장 긴밀한 정서적 교감이 오가며 서로가 서로를 지켜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수치의 근거는 던바 교수가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들의 부족생활을 관찰하고 얻은 결과라고 한다. 일리가 있는 주장인지는 독자 스스로 자신의 상황과 대입해서 생각해 보기 바란다.


가장 편한 마음의 거리, 이 대목과 관련하여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흥미로운 말을 했다. ”피자 두 판으로 부족하다면 그건 팀의 숫자가 너무 많은 것이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일명 ‘피자 두 판의 법칙’으로 유명한 아마존 팀 구성의 기준이다.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숫자에서 가장 퍼포먼스가 크게 일어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미국인 기준으로 피자 한 판에 6조각이 나온다고 하는데 한 사람이 보통 피자 2조각을 먹는다고 하면 6명이 최적의 인원이다.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정서적인 교감도 나누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 훨씬 능률도 오르고 일도 재밌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마존 베조스 회장의 주장

이다. 실제로 아마존에서는 이런 룰을 적용해서 팀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개인적으론 ‘테이블 2개의 원칙’을 주장하고 싶다. 모임을 가질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게 “인원은 몇 명으로 할까?”이다. “적으면 쓸쓸하고 많으면 산만한 것”이 고민이다. 그래서 적용하고 있는 것이 ‘테이블 2개’다. 테이블 2개로 6~8명을 채우는 것인데 8명을 넘어가게 되면 테이블이 3개로 나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오른쪽과 왼쪽의 사람들이 따로따로 이야기하게 된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이다. 그냥 만나서 밥 한 번 먹었다는 의미이지 진정한 대화는 나누기가 어렵다.


테이블 2개가 적당한 이유는 함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어서다. 누가 이야기를 꺼내도 집중할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팀의 인원에 대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해 보았는데, 최대 8명을 넘지 않는 것이 최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원팀이라는 것은 우리말로 하면 일종의 식구(食口)라는 개념인데, 한자 풀이의 식구는 밥 ’식’에 입 ’구’를 쓴다. 즉 ‘같이 밥을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단합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그러기 위한 최적의 숫자로 던바 교수는 5명, 제프 베조스는 6명, 그리고 나는 8명을 제시하는 것이다. 뿌리는 다르지만 논리는 같다.


던바의 법칙을 참고하여 인원의 단위를 정하고 일정 기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자. 어느 정도 육체적 정신적 거리감이 가까워졌다고 판단이 될 때 공간을 분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나를 찾아온 사장님에게 조언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카카오가 경험한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달았다. 그리고 오랜 기간 국민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이 왜 멤버를 항상 6명으로 유지를 했는지도 덧붙여서 전해주었다.


던바의 법칙에서는 마음의 거리를 ‘5명(Kin)->15명(Super Family)->50명(Clan)->150명(Tribe)’의 단위로 끊어서 표현했다. 5명이나 15명 정도에서 가장 긴밀한 정서적 교감이 오가며 서로가 서로를 지켜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수치의 근거는 던바 교수가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들의 부족생활을 관찰하고 얻은 결과라고 한다. 일리가 있는 주장인지는 독자 스스로 자신의 상황과 대입해서 생각해 보기 바란다.


가장 편한 마음의 거리, 이 대목과 관련하여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흥미로운 말을 했다. ”피자 두 판으로 부족하다면 그건 팀의 숫자가 너무 많은 것이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일명 ‘피자 두 판의 법칙’으로 유명한 아마존 팀 구성의 기준이다. 음식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숫자에서 가장 퍼포먼스가 크게 일어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미국인 기준으로 피자 한 판에 6조각이 나온다고 하는데 한 사람이 보통 피자 2조각을 먹는다고 하면 6명이 최적의 인원이다.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정서적인 교감도 나누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 훨씬 능률도 오르고 일도 재밌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마존 베조스 회장의 주장

이다. 실제로 아마존에서는 이런 룰을 적용해서 팀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개인적으론 ‘테이블 2개의 원칙’을 주장하고 싶다. 모임을 가질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게 “인원은 몇 명으로 할까?”이다. “적으면 쓸쓸하고 많으면 산만한 것”이 고민이다. 그래서 적용하고 있는 것이 ‘테이블 2개’다. 테이블 2개로 6~8명을 채우는 것인데 8명을 넘어가게 되면 테이블이 3개로 나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오른쪽과 왼쪽의 사람들이 따로따로 이야기하게 된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이다. 그냥 만나서 밥 한 번 먹었다는 의미이지 진정한 대화는 나누기가 어렵다.


테이블 2개가 적당한 이유는 함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어서다. 누가 이야기를 꺼내도 집중할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팀의 인원에 대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해 보았는데, 최대 8명을 넘지 않는 것이 최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원팀이라는 것은 우리말로 하면 일종의 식구(食口)라는 개념인데, 한자 풀이의 식구는 밥 ’식’에 입 ’구’를 쓴다. 즉 ‘같이 밥을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음식을 같이 먹으면서 단합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그러기 위한 최적의 숫자로 던바 교수는 5명, 제프 베조스는 6명, 그리고 나는 8명을 제시하는 것이다. 뿌리는 다르지만 논리는 같다.


던바의 법칙을 참고하여 인원의 단위를 정하고 일정 기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자. 어느 정도 육체적 정신적 거리감이 가까워졌다고 판단이 될 때 공간을 분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나를 찾아온 사장님에게 조언을 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카카오가 경험한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달았다. 그리고 오랜 기간 국민 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이 왜 멤버를 항상 6명으로 유지를 했는지도 덧붙여서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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