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이슈저팬 7월호] 주 1일만 근무하는 부사장을 찾습니다

관리자
2022-07-18
조회수 354

저는 일본어가 상당히 자유로운 편입니다. ‘유학생활-현지생활-일본기업의 한국법인대표’라는 경력 덕분이겠지요.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이슈저팬 Issue Japan]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일본의 매스컴을 보면서 흥미로운 기사거리를 많이 접하고 있는데,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유익한 자료들이 꽤 많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글의 소재는 조직행동에서 범위를 조금 넓혀서 경제 문화적인 측면까지 포함할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타국이다 보니 경제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사람들의 조직행동이 이해가 안가는 측면도 가끔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슈저팬’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은 “주 1일만 근무하는 부사장 제도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어 볼까 합니다.

[들어가면서...]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도 지방에 위치한 기업은 사람 구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 어느 영역에서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을 채용하는 건 꿈만 같은 이야기입니다. 전문인력들은 대부분 서울 도쿄와 같은 대도시에서 생활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관내 기업들을 위해 일본의 어느 지자체가 발을 벗고 나섰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우리도 비슷합니다. 우리 지자체들도 하이테크 기업이나 유능한 인재들을 자기 관내로 유치하기 위해 벌리는 노력들은 눈물이 날 정도이니까요. 그런데 일본의 돗토리현(鳥取県: 인구 55만으로 일본의 47개 지자체 중에서 인구수가 가장 적은 현, 우리로 하면 ‘도’에 해당)이라는 지방관청이 이색적인 캠페인을 통해 인재모집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오늘의 이슈]

주1일만 근무하는 부사장을 찾습니다.

돗토리현이 내세운 이 슬로건이 대도시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기업경영의 중심을 담당하는 '부사장'을 일주일에 1일 맡아 달라는 구인광고입니다. 이 모집에 연간 3000명의 응모가 쇄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돗토리시에서 식품가공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후쿠시마 토미코씨는 작년, 경영에 관련된 한가지 큰 고민을 안게 되었습니다. 새롭게 스킨케어 분야에 진출하려고 화장품을 개발했지만 분야가 완전히 달랐던 탓에 마케팅이나 판매문제로 난관에 봉착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돗토리현의 인재채용지원정책을 알게 되었고, 지원정책 덕분에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어떤 정책이냐고요? 바로 주1일만 근무하는 부사장이라는 제도입니다.

보수는 월 수만엔(円)에 불과하지만 응모는 쇄도

주1일 부사장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이 제도를 시행한 건, 돗토리현의 「돗토리 헬로우 워크」라는 조직입니다. 돗토리현은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지자체입니다. 인구수가 불과 55만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와 비슷할까요? 아무튼 인구수가 적다 보니 이곳의 가장 큰 고민은 인재 부족입니다. 디지털화 등, 대처해야 할 과제가 산처럼 쌓여 있어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가 없어 손을 놓고 있는 기업이 한 둘이 아닙니다.

설령 전문인력을 확보한다 해도 기업크기가 풀타임으로 일할 수 있을 정도의 볼륨이 안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돗토리현의 기업지원 담당자가 한가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바로 ‘주1일 부사장’이라고 이름 붙인 구인광고를 시작한 것입니다. 대도시에서 활약하는 직장인들에게 부업이나 겸업의 형태로 돗토리에 위치하고 있는 기업의 부사장이 되어 달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직접 출근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택이나 원격근무 등의 형태로 주1일 어드바이스를 하는 것이 주1일 부사장의 주요 업무입니다.

보수의 기준은 월에 3만엔에서 5만엔 정도. ‘부사장’이라는 직함을 고려하면 그리 높은 금액은 아닙니다. 그러나, 3년전의 제도시행 이후 응모자는 해마다 증가하여 작년 응모자는 3000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주1일 부사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일까요? 담당자로부터 ‘주1일 부사장제’를 소개받은 후쿠시마 사장은 3만엔 정도의 보수로 정말로 그 정도의 인재가 응모를 할지 반신반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걱정은 기우로 끝났습니다. 후쿠시마 사장의 모집공고에 도쿄의 대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전문인력이 30명 넘게 응모를 한 것입니다. 그녀는 이 중에서 광고대행사에 적을 두고 있는 4명을 부사장으로서 채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후쿠시마 사장의 말입니다. “처음에 돗토리현으로부터 제안이 있었을 때만 해도 그게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응모하신 분들과 화상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응모자들의 진지함을 느끼게 되었고, 4명의 전문가를 부사장으로 채용하는 데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한 명이 쿠리타니 나오시씨입니다. 미국회사의 일본법인에서 영업본부장을 맡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도쿄에서 프리랜서로서 다양한 기업에 판로개척의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한적한 지방에서 일 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참에 원격근무로 일을 한다고 해서 지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쿠리타니씨는 도쿄에서 일을 하면서 지방기업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응모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부사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사장에게 적극적인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커플광고입니다. 성별을 불문하고 사용가능한 이 회사 화장품의 특징을 어필하기 위해 커플을 사용한 광고를 제안했고, 이 광고는 업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상당한 판로개척이 이루어졌습니다. 식품가공회사의 후쿠시마 사장은 “화장품은 기존의 사업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업종의 일이기 때문에 무엇을 물어보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조차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아요. 이럴 때, 구리타니씨의 어드바이스는 큰 도움이 됩니다. 곤란할 때 도와주는 ‘도움맨’이에요”라고 말을 합니다.

사업승계’의 서포트

심각한 후계자부족 문제를 '주1일 부사장'의 힘을 빌려 극복하는 회사도 나왔습니다. 돗토리시에서 전기제품을 생산하는 신야 쿠치오(81) 사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나이 때문에 영업활동이 어려워져 회사를 근속 20년의 직원에게 맡길 계획입니다. 그 전에 한가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습니다. 가정용 음식물처리기의 신상품 판매를 궤도에 올리는 작업입니다.

여기서, 주1일 부사장으로 채용된 사람이 바로 에지리씨입니다. 과거 대기업 광고대리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경영컨설턴트 에지리씨. 에지리씨는 지금까지 전혀 인연이 없었던 지방의 중소기업 일도 경험해 보고 싶은 욕심에 응모를 했다고 합니다. 사장으로부터, 지금까지의 회사의 행보나 경영방침을 들은 에지리씨는 이 회사가 환경 친화적인 상품을 계속 만들어 온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에지리씨의 말입니다. “지금이야 ESG가 일반화된 용어가 되었지만 예전에는 ESG에 대한 의식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 회사는 이미 그것을 수십년 전부터 중요하게 생각하며 사업을 해 오고 있었습니다. 사장의 이런 철학에 큰 감명을 받아 일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에지리씨는 이 회사의 이념에 공감해 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산비용을 클라우딩 펀딩으로 기부해 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맥을 살려 상품을 TV쇼핑을 통해 소개하는 것도 실현했습니다. 그는 “대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직종은 여러 사람들이 모여 협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주1일 부사장은 나 개인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상당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고 말을 합니다.

주1일 부사장제의 미래

‘주1일 부사장’이라고 하는 네이밍으로 현지기업과 도시의 인재를 매칭해 주고 있는 돗토리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의 감염확대로 보급된 원격근무, 재택근무와 같은 수단을 활용하여 도시사람들과 관내지역이 연계된 ‘관계인구’를 만드는 것입니다.

(돗토리현 기업지원담당자 기타무라 소장)

돗토리현 기타무라 소장의 말입니다. “도시에서 훈련된 인재들을 우리 관내기업들의 과제해결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갑자기 돗토리에서 일하는 것은 허들이 높기 때문에, 우선은 주1회의 방식을 활용할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주1일 부사장직을 수행하면서 돗토리의 팬이 되면, 관계인구가 아닌 진짜인구로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작년 주1일 부사장 제도를 활용하여 채용된 사람은 제조업, 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에서 124개 회사 총220명입니다.”

돗토리현과 같은 형태로 작년, 부업·겸업의 모집을 실시한 지자체는 45곳입니다. 그들의 매칭수는 모두 767건, 이중 30% 가까이를 돗토리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압도적 1위입니다.

돗토리현의 이런 압도적 1위의 배경에는 인재파견회사가 만든 부업사이트에 돗토리현의 특별페이지가 올라가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특별페이지를 통해 전문인력의 수시모집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돗토리현은 연간 3000명의 응모에 맞는 구인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현내에 위치한 기업들에게 이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탈도심의 니즈가 높아가는 지금, 지역의 구세주 ‘주1일 부사장제도’는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나가면서…]

저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크게 두가지를 느꼈습니다. 첫번째는 인재확보를 위한 지자체의 눈물겨운 노력입니다. 세수확보를 위한 기업유치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기업들을 좀더 크게 성장시키는 것도 해당 지자체의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전문성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 해당 지자체가 발을 벗고 나서는 모습이 참 멋져 보였습니다.

두번째는 응모자들의 순수성입니다. 이 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라면 3~5만엔의 금액은 1회 상담료밖에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인터뷰에서도 말했듯이, 지방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싶은 사명감 때문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혼자의 소망은 꿈으로 끝나지만 모두의 소망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도와주려고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많다면 아무리 시골기업이라 하더라도 국내1등 세계1등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상, 이슈저팬 신경수 통신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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