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본 코너는 사회적 이슈를 HR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고자 만든 공간입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다양한 사건사고 중에서 직장인의 직무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관심을 끌고 있는 것, 등에 대해 人事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클로즈업 12월호] 독단 독선의 리더가 만든 재앙

관리자
2024-12-16
조회수 421

12월3일 화요일 오후11시, 전대미문의 사태가 발생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이다. 이는 다시 대통령 탄핵을 원하는 민중봉기로 이어지며 다른 모든 사회적 이슈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리더십의 붕괴로 국민들은 모두가 각자도생 하는 느낌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문제를 HR의 시각에서 조명해 보고자 한다.


“권위의식 특권의식이 지나치게 높은 사람들은 

본인이 절대 선(善)이고 문제 해결사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리더십은 조직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는 가능한 한 리더십 실패를 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 그러나 역사 있는 기업조차도 가끔은 잘못된 리더십으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입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잘못된 리더십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대개는 독단 독선의 리더십이 만들어 내는 재앙을 의미한다.

리더의 독단 독선으로 인해 유능한 인재는 조직을 떠나고 어렵게 쌓은 조직구조도 순식간에 무너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안타까운 것은 사전에 충분히 예방 가능한 상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몰락의 종착역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리더십의 실패를 암시하는 5가지 신호

 

 

 

1 팀 구성의 실패

팀원 간의 불협화음은 리더십 실패의 1단계이다. 우선은 팀원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하는데, 나에게 주어진 미션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멤버는 몇 명 안되고 대부분이 개인사로 바쁜 사람들이라면 팀 화합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는 프로젝트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화합하지 않는 팀, 비효율적인 팀에 관한 문제는 팀의 성과를 넘어서 회사의 장기적 문제로 남을 것이다.


2 경청역량 부족

훌륭한 리더는 효율적인 팀 구성 외에도 팀원의 말을 잘 경청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팀원이 자신의 의견이 전달된다고 느낄 때, 어떤 업무환경에서도 작업의욕은 크게 향상된다. 반대로 팀원들은 자신이 낮게 평가되고 의견이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낄 경우 빠르게 의욕을 잃을 수 있다.


3소통실패

커뮤니케이션은 성공적인 매니지먼트의 핵심이다. 그런데 일부 리더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큰 업적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은 잘못된 목표와 잘못된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빠르게 진전되어 가고 있는 조직내의 디지털화는 이런 현상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멤버와 충분히 소통하지 못하는 리더는 성과에 부정적 결과만 낼 뿐이다.


4 책임감의 부재

리더가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들은 비난 게임과 같은 대처 메커니즘에 의지하면서 팀에 대해서도 잘못된 기대치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리더가 이런 식으로 비틀거리기 시작하면 이사회나 상위 관리자의 개입이 필수 불가결하다.


5 조직목표의 오해

많은 리더가 조직의 목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팀이 이해하지 못하는 목표는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다시 리더십의 실패로 이어진다. 동기가 부여된 팀조차도 조직목표가 무엇인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리더십의 실패를 암시하는 5가지 신호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다음으로 우리가 주목해야할 대목은 독단과 독선의 리더십이 만들어 내는 결과이다. 앞서 소개한 리더십 실패의 5가지 신호가 아무리 시끄럽게 울린다 해도 대부분은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리더의 독단과 독선 때문이다. 



독단 독선의 리더가 만든 재앙

2018년 5월 6일 일본 미식축구의 강호 니혼(日本)대학과 간세이가꾸인(関西学院: 표준어는 ‘간사이’지만 오사까에서는 '간세이'로 부른다) 대학 간에 일본 미식축구의 최고강자를 결정하는 경기가 벌어진다. 그런데 시합도중 니혼대학의 선수 하나가 간세이가꾸인의 쿼터백을 뒤에서 들이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방송으로 생중계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한 이 사건은 경기를 시청하고 있던 국민들을 충격으로 몰고 갔다. 100Kg의 거구로부터 뒤에서 허리를 가격당한 간세이 대학의 쿼터백은 병원으로 긴급 후송이 되었고 시합은 중지가 되었다.

사건이 있고 바로 경찰의 대대적인 조사가 벌어졌다. 그 결과 니혼대학의 미식축구부 감독인 우찌다(內田)씨가 시합 전에 학생들을 불러모아 상대방 쿼터백이 신경에 거슬린다며, 내 눈에 안 보이게 해 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학생 하나가 “상대방이 다음 시합에 나오지 못할 정도의 심한 부상을 입히라”는 뜻으로 해석을 하고 알아서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경찰조사결과 밝혀진 사건의 배경을 보면 '절대적 권위를 가진 감독의 자가당착적 의식'이 본질적 문제였던 것으로 밝혀진다. 니혼대학 미식축구부에서 선수로 뛰었던 어느 OB는 TV인터뷰에서 "감독님이 하늘이 빨갛다고 하면 빨간 것이고 노랗다고 하면 노란 것이다. 따라서 사리분별에 대한 개인적인 가치기준은 그리 중요치 않았다. 우리 조직은 항상 그런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아무튼 자가당착에 빠진 감독이 만든 참극은 경기장 안에서의 문제로 끝나지가 않았다. 니혼대학은 학부생만 8만명에 이를 정도로 일본에서는 가장 많은 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사립대학이다. 학생의 수가 많다 보니 당연히 각계각층에 퍼져 있는 졸업생의 숫자도 만만치가 않은데 이 사건으로 인해 학교 이미지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추락한 것이다. "니혼대학처럼 행동하지 마세요"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비겁한 행동을 하지 말아 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웃나라 일본의 사례를 가져와 보긴 했지만, 스포츠계의 이런 비상식적 조직문화의 폐단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있는 일이다. 다만 구체적인 실명을 거론하기에는 부담이 있어 여기서는 생략하고자 한다.

이렇게 도적적 인식이 결여된 채 권위적 지위만 가지고 있는 리더들의 특징이 있다. 가치기준이 자기자신에게 쏠려 있다는 것이다. 그 어떤 불법적 탈법적 행동도 본인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면 옳은 것이고 본인의 가치기준에 맞지 않으면 틀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권한이 올라갈수록 이기심도 증가

도덕적 인식이 약한 리더에게 권력이 생겼을 때 이기적 행동이 높아지고, 도덕적 인식이 강한 리더는 지위가 올라갈수록 이기적 행동이 줄어든다는 연구논문을 발표한 이가 있다.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조슈아 마고리스Joshua D. Margolis 교수의 논문(Does Power Corrupt or Enable? When and Why Power Facilitates Self-Interested Behavior, 2012)을 통해 권력과 이기적 행동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자 한다.


<연구방법>

연구진은 미국내 대학원에 재학중인 102명의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권력이 이기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은 두 단계로 진행이 되었다. 1단계에서 참가자들은 도덕적 인식을 측정하는 설문조사 링크를 받았다. 2단계는 약 1주일 후에 진행이 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컴퓨터 연구실을 방문하여 이기심을 측정하는 독재자 게임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0~10점 중 자신이 가져갈 포인트와 다른 사람을 위해 남겨둘 포인트를 결정해야 했다. 모든 참가자는 누적된 포인트 수에 따라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복권 포인트가 결정되며, 각 참가자가 보유한 포인트의 수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 복권 추첨을 통해 한 명의 참가자가 $100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참가자들에게는 게임이 끝날 때 공동 풀에 더 이상 포인트가 없으면 자신을 포함하여 아무도 보상을 받을 수 없으므로 너무 많이 가져가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에게 공동 풀에서 몇 점(0~10점)을 가져가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연구결과>

회구분석 결과, 권력과 도덕적 인식을 예측하는 점 사이의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높은 도덕적 인식은 자기 이익이 적은 행동과 관련이 있지만, 낮은 도덕적 인식은 높은 권력 조건에서 자기 이익이 큰 행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강한 도덕적 인식을 가진 사람들은 본인의 지위가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이기적 행동이 줄어드는 반면, 도덕적 인식이 약한 사람들은 자신의 지위가 올라갈수록 이기적 행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덕적 인식이 없는 사람들이 리더의 자리에 오르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다. 개인적인 일탈행위가 해당 본인에게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조직의 일원으로 개인이 존재하는 것이지 조직을 떠난 개인적 존재는 있을 수가 없다. 때문에 개인의 일탈행위는 조직 전체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된다. 구성원의 개인적 일탈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는 그 사람 개인적인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가 몸담고 있는 조직 전체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직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조직에 미치는 피해의 크기도 비례해 간다.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순식간

이런 이유로 조직은 승진심사에 있어서 리더의 도덕적 인식을 따져 물을 필요가 있다. 여기서 동시에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 권위의식과 특권의식이다. 권위의식 특권의식이 지나치게 높은 사람들은 본인이 절대 선(善)이고 문제 해결사라고 생각한다. 또한 모든 사물을 자신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도덕성에 대한 인식 저하로 이어진다. 도덕성이 본인 기준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초일류 학벌을 지닌 사람들에 대해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승진을 시키는 기업들이 적지가 않다. 도덕적 인식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일류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로 승진에 유리한 점수를 주는 기업도 많다. 그러나 이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논문이나 현장 사례에서도 나와 있듯이 권위의식 특권의식은 도덕성 인식의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권력이 생겼을 때, 조직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글쓴이: 신경수 조직심리박사 (지속성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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