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이슈저팬 12월호] 660개의 관리직을 '사내공모제'로 채우다

관리자
2022-12-19
조회수 594

일본 후지쯔는 일본내에서도 일하는 방식의 개선과 관련하여 상당히 앞서가는 회사 중의 하나이다. 그들은 2020년 4월에 직무급제, 같은 해 7월에는 일하는 방식의 개선 ’Work Life Shift(WLS)’를 도입하며 ‘사람’에 관계되는 변혁을 잇달아 실행하고 있다. 이처럼 근무방식의 개선과 관련한 다양한 시도는 다른 일본기업들에게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늘은 그 중의 하나인 ‘사내 공모제’와 관련한 내용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Q: 후지쯔가 추진 중인 인사혁신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2019년 9월에 발표한 우리의 경영방침은 ‘IT기업에서 DX기업으로의 전환’이다. 그 변혁의 중심이 인재이다. 우리는 직원들에게 ‘인재야말로 최대의 경영자원이며 고객가치창출의 근원’이라고 항상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적자본경영을 실천해 가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DX기업으로서 고객과 함께 과제해결을 생각해 나가는 데 있어서 직원의 스킬과 직무몰입도의 향상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다.


채용·이동·배치 권한을 현장에 맡기다

Q: 인사제도의 변경은 인적자본경영을 좀더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가?

A: 후지쯔는 재무지표 외에도 3가지 비재무지표의 달성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직원들의 마인드세트와 조직문화에 대한 공감의 정도를 보여주는 ‘직원참여도’이다. 후지쯔가 비즈니스의 변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직원 한사람 한사람의 생각과 행동, 스킬이 모두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즈니스와 인사의 일체화가 필요하다. 비즈니스를 논의를 할 때, 앞으로의 조직이나 인재가 목표로 하는 모습과 현재의 모습에 대해 어느 정도의 갭이 있는지도 논의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관리직을 직무급제로 전환한 2020년 봄에, 우리는 모든 인재배치의 권한을 사업부에 위임했다. 비즈니스 유닛별 단·중기 전략에 맞춰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어떻게 채용할지를 사업부 책임자가 결정케 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인사부문이 신입·경력채용의 인원수를 결정하고, 그것을 각 사업부문에 배분했다. 하지만 새로운 인사체제에 맞추어 각 본부별로 HRBP(HR비즈니스 파트너)를 두고 비즈니스 전략에 맞춘 인사시책을 본부장이 결정하고 실행하는 체제로 바꾸었다. 각 본부의 HRBP는 매니저와 담당자 각 1명을 원칙으로 한다. 2022년의 채용상황은 전체적으로 신입 750명에 경력직 3~400명이다. 경력의 경우 300명 이상의 채용은 정해져 있지만 상한선은 정해져 있지 않다.


13만명 전 직원에게 강조하는 '목적 만들기'

Q: 후지쯔는 수년전부터 ‘목적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일하는 방식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목적경영은 직원 개인의 가치관과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가?

A: 우리에게는 ‘이노베이션을 통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회를 만든다’는 사명감이 있다.  사업전략도 조직개혁도 이것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목적추구」의 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모든 전략과 시책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이런 인식은 직원들의 의식속에 상당히 침투해 있으며, 신뢰감도 높다고 생각한다.


단지 좀더 나아가려면 직원 한사람 한사람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적을 조각하는 대화 프로그램 '목적 만들기'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각 본부장은 후지쯔의 목적실현을 위해 조직의 비전을 만들고, 진심을 담아 멤버들과 공유한다. 회사의 조직목적이 큰 자극을 주는 건 아니지만, 조직의 비전과 개인의 목적을 어떻게 연결시켜 갈 것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직원들은 모티베이션을 찾게 된다. 현재 그룹의 전 직원 약 13만명이 임하고 있다.


올해는 인사가 지원하면서 전사의 목적과 조직의 비전을 연결해 왔다. 예를 들어, 본부장들이 각 조직의 비전을 발표하는 「비전 발표회」도 그 중의 하나이다. 각자가 만든 비전을 상호 평가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게 끔 하는 것이다.


경영진의 열정적 설명이 필요하다

사업부의 비전을 채점할 때는 고객이나 멤버는 물론 후지쯔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두근거리는 비전인가 아닌가’하는 관점에서 평가를 한다. 후지쯔 뿐만이 아니라, 일본인 전체의 경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안건임에도 불구하고 겸손해서 조용히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하고 듣게 끔 유도한다. "이런 가치를 만들어 내고 싶다"는 가슴을 달구는 마음의 전달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하는 일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며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비전발표회가 끝난 후 사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가 흥미롭다. "본부장의 비전을 듣고 공감할 수 있었다"는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에 비해 멤버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대략 10~15포인트도 차이가 있었다. 불투명한 미래를 선행적으로 말하는 것이기에 사업부의 책임자가 명확하게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자가 비전을 전달하는 것이 멤버들의 몰입도 증진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비전발표회 전만 하더라도 솔직히 반신반의였는데, 결과를 보고 그 효과를 통감했다.


Q: 비전발표는 스타트업이나 벤처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후지쯔와 같은 오래된 기업이 이걸 한다고 하니 약간은 신기하다.

A: 의도적인 부분도 있다. ‘역사가 오랜 일본기업은 보수적이라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들이 직원들 사이에 너무 깊게 자리잡고 있다 보니 잠재적 가능성이 닫혀버리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우리도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직무급제 인사제도를 도입할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외국계 기업들에 직무급제 관련한 질문을 하면 정중하게 가르쳐 주기는 한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그래도 일본기업은 도입하기 힘들 것이다’는 말을 들으면서, 조금은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변화에 대한 느낌을 모두가 실감할 수 있도록 조금은 속도감을 내고 싶다. 지금 후지쯔에서는 원하는 자리에 본인이 지원하는 ‘사내공모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해서 시행 중에 있다. 성공케이스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성공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사내외에 발신하여 모두가 변화를 실감할 수 있게 끔 하고 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회귀하지 않겠다.

Q: 단신부임의 폐지 등을 담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 ‘WLS’를 발표하고 나서 거의 2년이 지났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A: 사실은 WLS 이전부터 재택이나 원격근무와 같은 제도는 이미 있었다. 단지, 활용되고 있지 않았을 뿐이다. 육아나 간병 등이 필요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사람만 이용하는 제도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근무가 당연해지고, 재택비율은 전사 8할, 도쿄본사에서는 9할에 이르고 있다. 지난 2년간 NO페이퍼, NO도장을 실현하고, 온라인을 전제로 한 자료작성이나 회의진행의 노하우를 축적·공유하며 효율적인 업무방식을 확립해 왔다고 생각한다.


Q: 2020년 봄에 원격근무가 확산될 때만 해도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는 불성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생산성의 저하를 걱정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후지쯔는 어떠한가?

A: 직원조사에서 전체의 75%가 ‘생산성이 유지·향상하고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 잔업시간은 0.9% 증가하지만 통근시간은 평균 1인당 월 30시간 줄어들었다. 사무실 면적은 크게 줄었고 출장도 줄었다. 실적은 지난 2년간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성은 오르고 있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일하는 방식에 관한 향후의 과제는 무엇인가?

A: 창의력을 어떻게 올릴까이다. 원격근무를 2년하면서, 역시 현장근무가 아니면 해결이 어려운 일도 많이 보였다. 때문에 WLS의 다음 컨셉으로 ‘하이브리드 근무’를 내걸고 있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오프장소를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


온라인으로 끝나는 일이 많은 가운데 사무실에 가려면 이유가 필요하다. 물론 ‘외로워서 사무실에 간다’는 생가도 나쁘진 않다. 그러나 시간과 의제를 정하여 브레인스토밍을 위해 출근한다든지, 경력채용으로 팀에 합류한 동료와의 팀빌딩을 위해 출근한다든지 등의 활동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오프장소만이 해결 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사무실로 리노베이션하고 있는 중이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무실을 예전과 같은 집무·회의 전용으로 되돌릴 계획은 없다. 도쿄외곽에 있는 연수센터도 매각했다. 약 1,000명의 신입·경력채용의 입사식, 연수를 모두 온라인과 사무실에서 하이브리드로 실시하고 있다. 교육연수에 관해서는 ‘연수전용의 시설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각오를 굳히고,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향후는 일의 내용에 따라, 시간이나 장소를 보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정돈해 나갈 것이다. 한 가지 예가 워케이션(Work Vacation)이다. 워케이션 추진과 관련해서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공감하는 지자체와 ‘후지쯔 워케이션 파트너십’을 체결하려고 한다. 직원들에게도 좀더 적극적인 워케이션 실천을 추천하고 있다. 재충전이나 지역문제해결을 위한 워크숍참가, 지역의 자원봉사활동 등의 경험을 추천하고 있다.


660개의 관리직 포지션을 모두 공모제로 선발

Q: 관리직에 이어, 2022년 4월에는 일반사원들 대상으로도 직무급제를 도입했다. 진행상황을 알려주면 고맙겠다.

A: 관리직을 대상으로 직무급제를 도입한지도 2년이 지났다. 직무급이라 하면 ‘직무를 정의하여 직무마다 보수를 결정하는 제도’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후지쯔에서는 공모제를 중심으로 인재의 유동성을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신임관리직을 모두 공모제로 등용하기로 하고, 2021년 4월 공모 예정인 660개의 포지션에 대해 20년 10월에 공모하고 지원을 받았다.


Q: 모든 자리를 공모했다고? 대단한 도전이다.

A: “회사의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중간관리자로의 승진은 경력에 있어서 하나의 도달점이기 때문에, 그곳을 직무급제로 한 것은 상당한 임팩트가 있었다. 상사에게 있어서도 본인이 생각하고 있었던 후배를 지명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다.


Q: 적재적소 배치가 되었는가?

A: 중간관리자 660개의 자리에 대한 평균 경쟁률은 1.5배였다. 여기에는 입후보가 집중한 자리도 있었고, 지원자가 부족한 자리도 있었다. 응모가 0명이었던 자리는 2차 모집으로 지원을 받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대표이사사에게 보고했다. 그리고 대표이사로부터 "아무도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평상시 그 자리에 대한 어필이 없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것이 바로 앞서 설명한 비전발표회로도 연계가 된다. 공모제는 사내 인재획득 경쟁이며, 사내에서 인재를 획득할 수 없는 본부가 사외에서 인재를 데려올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직무급제에서는 같은 일을 계속 하는 한, 승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주체적인 자세로 자신의 스킬을 올릴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경력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오너십’이 있다면 어려운 일에도 도전하려는 의욕이 생긴다. 스스로의 성장비전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후지쯔에서는 ‘커리어는 상사가 생각하는 것’이었다. 열심히 하면 상사가 인정해주고, 위로 끌어 올려주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사의 역할이 바뀌게 된다. 부하에 대한 지원은 하되, 상사와 부하는 대등한 관계가 된다. 이런 위치 설정을 지금은 직원들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조금씩 이해시키는 작업이 우리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2022년 5월에는 사내용으로 온라인 커리어 오너십 세미나를 실시했다. 다나카 켄노스케 호세이대학 커리어디자인학부 교수를 초청하여 ‘상사는 멤버의 캐리어 오너십에 어떻게 임해야 하는가’라는 주제의 강연회도 개최했다.


Q: 상사도 의식변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A: 커리어 오너십은 관리직 자신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미 본부장도 공모제로 선출하고 있다. 본부장은 집행임원의 전단계로 일반직원으로서는 최고의 포지션이다. 상무급인 EVP와 전무급인SEVP(Senior Executive Vice President)가 면접하여 선발한다.


Q: 본부장이 되고 싶은 사람이 쇄도하지 않는가?

A: 그러면 좋겠다.


Q: 모든 포지션이 공모제로 정해지면, 본인의 동의를 얻지 않는 이동이나 전근은 없어지는 것인가?

A: 이상적인 모습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면이 있다. 예를 들면 ‘고객의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의 체제유지가 필요’라고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는 예외를 두고 있다. 그래도 도전하고 싶은 포지션이 있으면, 그 자리에 지원할 수 있는 자유와 옵션은 주고 있다. 가급적 많은 선택지를 만들어서 ‘다양한 선택사항 속에서, 나는 지금 이것을 선택하는 것이다’는 생각을 주고자 한다. 본인의 납득은 매우 소중한 것이다. 지시나 통보는 가급적 피하고자 한다. 커리어 오너십의 의도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 人事에 어울리는 인재상은?

Q: 앞으로의 인사부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공모제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앞으로의 인사는 정보에 대한 발신력을 강화하여 조직이 내고 있는 개혁성과 등의 정보를 사내외에 열심히 설명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A: 인사의 역할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인사는 이른바 제도의 수행원이었다. 사원들의 ‘공평’을 지키는 것이 주된 업무였던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비즈니스의 변화가 빠르고 가치관이 다양해지고 개인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주체성을 묻는 시대에 있어서는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HRBP의 관점을 예로 들어 보겠다. 컨설턴트적인 입장에서 사업부문의 인사전략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퍼실리테이터와 코치를 담당하며 직원의 주체성과 참여를 높이는 역할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목적에 대한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마케팅이나 영업적 관점도 필요하다. 회사가 목표로 하는 골에 대해, 사원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갖게 끔 하는 것도 인사의 역할이다. 인사가 현장에 들어와 함께 회사를 바꾸어 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후지쯔의 인사는 그런 열정을 가진 인물을 원하고 있다.


Q: 그렇다면 후지쯔에서는 인사가 인기 직종인가?

A: 인사팀장에 대한 공모제에서 영업이나 SE등으로부터의 응모가 많았다. 이는 인사가 상당히 인기있는 포지션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아마도 예전보다 딱딱한 이미지도 많이 사라지고, 친근한 모습이 많이 보여서 그랬을 것이다.

(출처: 일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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