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본 코너는 사회적 이슈를 HR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고자 만든 공간입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다양한 사건사고 중에서 직장인의 직무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관심을 끌고 있는 것, 등에 대해 人事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클로즈업 1월호] 지속성장의 성공방정식

관리자
202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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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보도된 사회적 이슈를 人事의 시각에서 다루어 보는 코너입니다. 언론은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여 팩트를 전달하고, 이를 받아보는 사람들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내어 놓습니다. 다양한 견해가 있을 것이고, 저는 어디까지나 저의 분야인 HR의 시각에서 이 문제를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이번달의 주제는 ‘지속성장의 성공방정식’입니다. 


“IMF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기업들의 4가지 공통점을 발견하다!”


SGI는 매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문현답, 즉 ‘우리들의 모든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신봉하는 나로서는 매월 진행하는 설문조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통해서 조직이 안고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한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1월의 주제는 당신의 2024년은 어떤 한 해였나요?”라는 주제였다. 신년을 맞이하면서 작년을 돌아보자는 취지도 있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불경기라고 말하는 모든 이들의 주장이 정말로 사실인지에 대한 검증도 하고 싶었던 속내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설문의 내용은 크게 3가지로 구성을 했다.

첫번째는 “귀하가 속한 회사의 2024년의 실적은 2023년과 비교하여 어떤가요?”였다. 이를 통해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경기의 온도를 물어보고자 했다. 두번째는 “2023년과 비교하여 그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이다. 실적이 좋은 회사는 결과가 좋게 나온 이유, 실적이 떨어진 회사는 실적부진의 이유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어보았다.

이런 설문을 하면 항상 나오는 공통된 현상이 있다. 조직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그 원인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원인분석에 대한 시각이 회사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는 사실이다. 건강한 조직은 경영진과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괴리감이 별로 없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조직일수록 위의 생각과 아래의 생각은 문제에 비례해서 벌어진다. 불변의 진리다.

그렇다면, 어느 쪽의 생각이 더 정확도가 높을까? 확률적으로 보면, 경영진보다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맞을 가능성이 더 높다. 위에 있는 사람들은 책상위에서 계산기와 펜으로만 판단을 내리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피부로 느끼는 체감온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몰론, 현장의 의견이 항상 정확한 것만은 아니다. 현장의 단점은 중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매우 근시안적이라는 데 있다. 때문에 가장 베스트는 나온 결과에 대해서는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청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영진이 다시 설계를 하는 방식이 가장 추천하고 싶은 기업경영의 모델이다.


2024년 우리기업의 실적은 어땠을까?

 


설문의 결과를 보면서, ‘우문현답’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가 있었다. 실적이 떨어졌다고 응답한 기업이 41.8%, 실적이 올랐다고 말한 기업이 34.3%의 수치다. 이런 결과를 보고 어떤 이들은 잘못된 수치라고 말할 수도 있다. 역대 최악의 불황에 실적이 오른 기업이 34%나 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하지만, 그건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들이 듣고 싶은 희망사항이지 팩트는 아니다. 실적이 떨어진 기업은 경기가 좋지 않다고 울분을 토하듯 목소리를 높일 수 있지만, 실적이 오른 기업은 돈을 많이 벌어서 기분이 좋다고 절대 말할 수 없다. 주변에 눈치가 보여서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나 복권 당첨되었어요!”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다들 힘들어 죽겠다고 그러는데, 그 상황에서 웃고 있으면 재수없다고 욕먹을 건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상당수의 기업들이 더 좋은 실적으로 2024년을 마감했다. 물론, 안 좋은 실적으로 작년을 끝낸 기업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좋은 결과를 낸 기업이 소수에 불과한 것도 아니다. 실적이 떨어졌다고 말한 41%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34%에 이르는 기업이 더 높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실제로 이렇게 나온 결과에 대한 검증을 위해서 평소 잘 알고 지내는 CFO들을 대상으로 전화를 돌려보았다. 그리고 23년대비 24년의 실적은 어떠했는 지를 물어보았다. 돌아온 응답은 4:3:3의 비율이었다. 23년대비 실적이 하락했다는 기업이 40%, 거의 동일하다는 기업이 30%, 상승했다는 기업이 30%였다. 설문의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전화로 검증작업을 하던 도중에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코로나때 실적부진으로 큰 고초를 겪었던 회사들 중에 상당수가 최근에는 경기호조로 미소를 짓고 있었고, 반대로 코로나때 급성장을 구가하던 기업들의 많은 수가 지금은 실적악화로 큰 곤경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기업의 성장은 ‘운’이 좌우한다는, 외면하고 싶은 진리를 다시 또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운이란 환경을 말한다. 어느 기업이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을까? 특히 우리처럼 수출에 거의 모든 것을 의존해야 하는 나라는 외부환경이 기업경영에 차지하는 비중의 70-80%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전화를 돌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라는 롤라코스트와도 같은 전대미문의 환경요소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은 어떤 곳들일까? 그들의 비밀은 무엇일까? 다행히도 나와는 친분이 두터운 회사였기에 그들의 실적변화나 사업형태는 대부분 잘 알고 있는 상태였다. 때문에 어느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는 얼른 파악이 되었다.


지속성장의 어려움


개인적 경험을 말하기 전에, 지속성장이라는 단어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하다. 지속성장 기업에 대한 연구는 학계와 기업, 양쪽에서 수많은 연구가 실행되어 왔다. 양쪽의 영역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연구가 진행되어 온 이유는 ‘기업이 성공하는 기업과 실패하는 기업으로 나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의 성공 가부를 가르는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다.

이런 질문에 대한 대표적인 답변을 담은 도서가 『초우량기업의 조건』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본이 출간이 되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던 도서들이다. 책을 집필한 짐 콜린스 교수는 책이 유명해지면서 여러 번 한국을 다녀가기도 했으며 국내기업에 대한 자문을 맡기도 했다.

도서를 보면서 사람들은 지속성장의 해답을 찾았다고 환호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기쁨은 좌절로 바뀌었다. 『초우량기업의 조건』에서 지속성장의 특징을 추출하는데 기초가 된 43개 기업 가운데 6개사가 망했으며, 특히 우수하다고 평가한 14개사 가운데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다시 선정된 기업은 6개사뿐이었기 때문이다.

지속성장에 대한 관심은 일본에서도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다. 일본의 닛게이 비즈니스의 조사에 따르면, 설립 30년 미만의 ‘젊은 기업’은 눈부시게 성장하지만, 설립한 지 30년이 경과한 기업은 성장세가 급속도로 둔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을 비추어 볼 때, 기업이 높은 실적을 유지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존속하는 그 자체도 얼마나 어려운 현실인지를 알 수가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연구사례에서도 보았듯이 기업의 흥망성쇠는 마치 사람의 그것을 보는 것과 같다. 그래서 기업은 살아있는 유기체라는 말을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기업의 지속성장은 왜 이리도 어려운 것일까? 연구하는 기관이나 사람에 따라 그 이유에 대한 답변이 각자 다르겠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지속적 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이 태어나서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초기의 왕성한 비즈니스 활동이 잠시 침체기 침묵기에 들어선다. 고객이 항상 우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어느 정도의 유효기간이 지나가면 고객은 신상품 신서비스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이런 고객의 니즈에 신속히 응답해야 하는데, 많은 기업들이 때를 놓치는 바람에 침체기 침묵기에 들어서는 것이다.

침체기 침묵기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는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상품 서비스가 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경쟁사가 히트 상품을 출시한다면 우리는 침체기에 들어설 수밖에 없고, 다행이도 경쟁사의 제품이 아직 출시 전이라면 침묵기에 들어서는 상황이 될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이나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침체기 또는 침묵기에 접어드는 시간은 다르겠지만, 신사업이 출범하고 대략 5년에서 7년이 경과하면 1차 위기가 찾아오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그렇다면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고객의 사랑을 받는 회사, 시장에서 찾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소위 말해서 지속적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답변을 위의 ‘지속성장의 성공모델’이라는 이름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결론을 말하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즉, 새로운 사업모델이나 신상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에 대한 새로운 제품의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침체기의 국면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이 모범답안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이는 ‘지속적 변화시스템’이 작동해야 가능하다.

글의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기업의 흥망성쇠는 정말로 이해하기 힘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한 때는 정말 잘 나가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침체의 늪에서 나오지 못하는 안타까운 기업이 주변에 몇 개가 있다. 반면에, 정말 바닥을 헤매던 기업이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갑자기 벼락출세한 기업도 있다. 그리고 또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다시 또 원래대로 위축된 기업들도 있다.

소위 ‘운’이라는 이름의 환경변화가 만든 태풍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이 생각이 났다. 그들이 지난 30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그들은 뭐가 다를까? 오랜 시간의 연구 끝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특징 4개를 추출해 보았다.

물론 미국이나 일본에서 수십년간 연구한 권위있는 보고서와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연구의 주체 객체는 물론이거니와 연구역량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동일한 환경에서 IMF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을 분석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위에 소개한 ‘지속성장의 성공모델’도 만들었다. 앞으로 차분히 우리나라의 지속성장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에 대해 글을 연재해 볼 생각이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응원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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