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CEO인터뷰 4월호] 김준오 대표(주식회사 브이씨)

관리자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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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HR매거진이 있습니다. 「인재경영」이라는 잡지입니다. 이곳에 글을 기고한지가 벌써 10년이 넘어가네요. 올해부터는 조금 바뀐 형태로 원고를 투고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칼럼형식에서 벗어나 인터뷰형식으로 원고를 꾸리게 된 것입니다. 4월의 주인공은 골프장의 거리측정기 보이스캐디를 만드는 ㈜브이씨의 김준오 대표입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파산 직전에 보이스캐디의 아이디어가 생겼고, 그게 대박을 쳤다”고 말합니다.


브이씨의 ‘성공 DNA’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실패는 없다’는 믿음      


김준오 브이씨 대표

김준오 브이씨(VC, 보이스캐디) 대표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UCLA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공학도다. 미국 현지에서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로 일하다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당시 취미로 치던 골프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보다 작고 간편하며 가격도 저렴한 골프용 GPS 개발에 뛰어들었고 2011년 시장에 선보인 것이 세계 최초 ‘음성형’ GPS거리측정기다. 보이스캐디의 시작이다.

브이씨는 골프 거리측정기 시장의 독보적인 기업으로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 모두 1위에 올라 있다. 현재 8가지 제품군에서 30종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골프용품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사업을 하며 가슴 설레는 감정, 어려움 속에서도 결국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도전, 구성원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브이씨가 지금의 자리에 올라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며 “국내 시장을 넘어 미국과 일본 나아가 글로벌 골프용품 시장에서도 토종 브랜드의 힘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브이씨 창업 과정을 소개해 달라.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지 반도체 설계회사에서 6년간 근무하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2005년 창업했다. 당시에는 휴대폰에 내장되는 통신용 칩을 생산하는 것이 주된 사업 분야였다. 그러던 중 2010년 취미로 즐기던 골프에서 ‘보이스캐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본격적으로 골프 분야 제품 생산과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게 됐다. 준비과정을 거쳐 2011년 세계 최초로 음성 안내 제품을 개발했는데, 생각보다 큰 호응 덕분에 사업 방향을 완전히 전환하게 됐다.

보이스캐디로 시작했지만, 점차 외연을 확장해 골프 관련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현재는 골프 시뮬레이터까지 사업 분야를 확장했다. 브이씨는 골프 관련 IT분야에서 가장 폭넓은 사업군을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


브이씨의 경영성과에 대해 듣고 싶다. 올해 역점을 두는 부분은.

2013년 이후 10년간 매년 최대 실적을 내며 성장을 이어왔다. 작년 매출은 543억 원이었고 이 중 해외수출이 30%를 넘었다. 올해는 국내 거리측정기 시장 1위를 지키며, 해외 시장에서 성장을 견인해가려 한다.

주력 해외시장은 북미와 일본이다. 두 곳의 골프 산업시장 규모는 전 세계 60%에 달하는 만큼 이곳에서의 실적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국가별로 주력제품은 다르다. 미국 시장에서는 개인용 런치모니터와 시뮬레이터가 주력이고, 일본 시장에서는 시계를 포함한 거리측정기가 주력이다. 특히 골프 시뮬레이터는 코로나19 이후부터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스윙분석 기능을 갖춘 첨단 골프 시뮬레이터 VSE를 개발해 작년부터 미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2~3년 후에는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창업 과정이 남다른 만큼 개인 이력 또한 궁금하다.

서울대 전기공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친 후, 미국UCLA에서 전기공학 박사를 받았다. 학위를 받을 때가 마침 미국에서 벤처 붐이 한창일 때였는데, 그런 영향으로 학교 졸업 후 미국 반도체설계 벤처기업에서 근무를 했고 짧은 시간 팀장으로 일했다. 이어 좀 더 경험을 쌓고 싶어 반도체 대기업으로 이직했고, 이후 2005년 창업을 해 브이씨를 현재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삶에 있어 가장 큰 변곡점이나 전환점이었던 일은.

몇 번의 전환점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변곡점은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박사를 마치고 미국에서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로 취업을 했다. 3년 정도 경험을 쌓아 한국 대학에서 교수직을 준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수보다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고,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창업을 했다. 험난한 사업가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주위 비슷한 환경을 가진 친구들은 대부분 교수를 하거나 취업했는데 나는 겁 없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만약 교수직을 택한 후 창업을 하면 설령 실패해도 대학이라는 돌아갈 곳이 있다. 그럼에도 이런 고생길로 접어드는 의사결정을 한 것이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사업을 선택한 것에 있어 지금도 후회는 없다. 사업을 하면서 가슴 설레는 감정, 일을 할 때 정말 잘 될 것 같은 기대감, 이런 것들이 나를 도전으로 이끌고 있다.


경영의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는것은.

문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안좋은 이유, 안 되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안 되는 것만 바라봐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어려움을 돌파하려고 노력하고, 하면 된다는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 결국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특히 이런 마인드셋은 리더들에게 중요하다. 어떤 난관이 와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구성원들과 공감해 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물론 무모할 때도 있지만 항상 이런 자세로 살아가려 노력한다.


경영을 하며 수많은 위기의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

2005년 반도체 분야 창업 당시 역량과 경험을 인정받아 많은 벤처투자자로부터 러브콜을 받았고, 상당한 투자도 받았다. RFID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기술경쟁을 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초기전망과 달리 시장이 전혀 활성화되지 않았다.

3년이 지나자 투자금은 떨어져가고, 매출은 미미한 상황에 이르렀다. 설상가상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투자유치도 할 수 없는 어려움에 빠졌다.

당시 현직 대학교수인 공동 창업자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논의했는데, 대처 방안에 대한 입장차가 컸다. 공동창업자는 사업을 살리기 어려우니 회사를 청산하자는 입장이었던 반면, 나는 회사 규모를 줄이고 사업 분야를 변경해서라도 회사를 살려 기회를 엿보자고 주장했다.

논쟁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결국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당시 개발자 중 상당수는 공동창업자의 제자들이었는데 대부분 그와 함께 회사를 떠났다. 25명이던 직원이 12명으로 줄어들며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게 어렵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던 어느 날, 골프장에서 자석볼 마커를 쓰는 골퍼를 우연히 목격하게 됐다. 그 순간 보이스캐디라는 아이디어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여기서 성공 가능성을 강하게 느꼈고, 남은 역량을 모두 쏟기로 결정했다. 출시 한 달 후 예상을 훌쩍 뛰어 넘는 판매가 이뤄졌다.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 속된 말로 즐거운 비명이 쏟아졌다. 당시 관리담당 여직원의 떨리는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사장님, 무서워요. 통장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와요….”


회사를 경영하면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하는 경영활동이나 프로젝트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성공적인 제품이었지만 보이스캐디의 성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준비했던 특허가 경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장 다음 해부터 경쟁 제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골프 쪽 선두주자였던 브랜드에서 유사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3년 차에는 경쟁사에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그때 내린 결정이 제품 라인업 확대다. 이전에 없던 제품들을 대거 만들기로 했다. 투자라는 모험이 필요했지만 과감히 시도했다.

한국 최초로 시계형 거리측정기를 개발했고, 미국과 일본 제품 일색이던 레이저 거리측정기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해외시장에서 보이스캐디의 대표 제품이 된 휴대형 런치모니터도 개발했다. 꼬박 1년을 연구원들과 밤샘하며 세 가지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모든 사람이 한 목표를 향해 한 마음으로 달렸던 한 해였고, 지금도 그때의 땀과 열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때를 회상하며 어려운 위기가 닥쳐도 더욱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전사의 에너지를 집중시키면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 수 있음을 믿고 있다.


김준오 대표(왼쪽)와 신경수 박사



브이씨의 리더들이 어떤 리더십을 갖추고 조직을 이끌어 가기를 바라는가.

일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고, 일의 성패는 팀워크로 좌우된다. 작은 문제는 뛰어난 한두 사람의 능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큰 문제는 쉽지 않다. 팀워크를 만들려면 리더는 리더로서의 태도와 팀원에게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대화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태도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자세를 말한다. 세상에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 현재 상황을 고려하고 때론 타협하면서 현실적인 최선의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한데 부정적인 태도로 가득 차 있다면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

대화는 리더의 생각과 신념이 팀원들에게 전달되는 수단을 말한다.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대화가 생각의 공진(共振)을 만들 수 있다. 일방적이고 공감하기 어려운 지시로는 공진을 끌어낼 수도, 팀워크를 구현할 수도 없다.


현재 브이씨의 기업문화와 앞으로 기대하는 모습은.

자유로움 속 규율이 있는 기업을 꿈꾸고 구현하려 한다. 자유로움이 창의력을 높인다고 믿는다. 브이씨는 지금 가장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다. 우리는 세상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왔고, 앞으로도 창의적인 새로움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갈 것이다. 하지만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풍토도 팀워크를 해치거나 방해가 된다면 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팀워크가 영향을 받지 않는 선에서 근무 환경이나 규정 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가 어렵다. 현 시대의 어려움을 극복할 리더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경기가 어려울 때는 조직의 좋지 않은 부분이 더욱 잘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 시기에 조직의 부족함을 개선하고, 성장을 위한 기초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도록 노력하면 현명하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아픈 곳을 잘 보고 그 부분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야 그 어려움이 지나갔을 때 도약할 수 있는 힘을 갖게된다.


글쓴이: 신경수 조직심리박사 (지속성장연구소장 / 인간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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