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본 코너는 사회적 이슈를 HR의 시각에서 생각해 보고자 만든 공간입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다양한 사건사고 중에서 직장인의 직무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관심을 끌고 있는 것, 등에 대해 人事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4개의 힘-2월호] 지금 우리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어디서 오는걸까?

신경수
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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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들을 연구하면서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몇가지 특징을 발견했다. 그들은 4가지 힘이 다른 기업들보다 강했다. 첫째, 구성원들의 머리속에 MVC침투가 확실했다. 둘째, 그들이 일하는 회사는 마치 놀이터와 같았다. 셋째, 리더들의 학습과 공감능력이 탁월했다. 넷째, 회사에 대한 제안 제언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을 모아 「4개의 힘」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고, 아래와 같이 성장모델도 만들어 보았다. 본 코너는 이 4개의 힘에 대한 이야기다. 


2024년 12월에 일어난 일들

대만을 코로나로부터 구한 디지털부 장관인 오드리 탕(Audrey Tang)이라는 여성이 있다. 대만에서는 국민적 영웅으로 통하는 인물로서 타고난 인사이트와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국제무대에서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매우 스마트한 여성이다.

2020년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탕은 이렇게 말했다. “만일 당신이 초조하거나 분노를 느끼는 어떤 것들이 있다면 그것을 건설적인 에너지로 전환하여 생각해 봐 주십시오. 이런 일들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끔 하기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자문자답해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누군가를 공격하거나 어떤 것을 비난하거나 하는 행동보다는 건전한 미래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발견한 그 어떤 곳에, 모르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참여하게 되면 거기서부터 빛이 들어오게 되고 나의 작은 행동은 큰 변화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갑자기 우리에게 찾아온 2024년 12월의 사건 사고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지금 우리들이 느끼는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불안감이나 위화감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이런 와중에 들어오는 희미한 빛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리는 또 이런 것들을 어떤 건설적 에너지로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것일까? 경제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기업의 지속성장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부터 그 해답을 찾기 위한 탐험을 떠나보고자 한다.

우리들은 이노베이션과 위기가 반복되는 경제적 모순의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 눈 앞에 있는 조직을 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해 가게 끔 하기 위해서는 산업혁명의 태동기로 돌아가 현대조직이 탄생하게 된 경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류가 경험한 3가지 사회혁명

인류의 혁신은 ‘농업혁명’에서 시작되었다. 무리를 지어 사냥을 하고 식물의 열매를 먹고 살던 인류의 생활이 농업혁명으로 인해 크게 바뀌었다. 수확물을 보존하고 농지개척을 시작했으며, 강의 흐름을 바꾸고 이용가능한 동물번식도 시작했다. 농작물을 기록하기 위해 문자가 발명되었고, 자신들의 역사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인류는 수천년의 시간동안 부를 축적하고, 화폐를 주조하고, 국가를 만들면서 '농경사회'를 발전시켜 왔다.

느긋하게 이어오던 인류의 움직임이 빨라진 계기가 된 것은 18세기 중반에 시작된 '산업혁명'이다. 이 기술혁신에 의해 ‘농경사회’에서 ‘공업사회’로의 이동이 시작되었고, 약 2세기 만에 산업과 사회구조가 큰 쇄신을 이루었다. 대량생산, 대량판매, 매스미디어, 대중오락 등,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힘들이 일제히 생겨나고 조직 스타일도 탑에서 컨트롤하는 형태가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이 산업혁명은 시민혁명과 함께 근대와 그 이전의 시대를 나누는 분수령이 되었으며,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미국, 러시아, 일본 등의 열강 각국에서 '공업사회'로의 이행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 놀라운 혁신도 ‘완만한 진화가 일어나고 있던 세상' 속에서 일어난 하나의 과정이었다. 완만한 세계관에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은 20세기 중반에 등장한 컴퓨터가 만든 ‘정보혁명’이다. 인텔의 창업자 고든 무어가 예언한 바와 같이, 이 혁명적인 머신은 18개월 만에 2배의 비율로 진화를 이어갔고 탄생한 이후의 성능비는 수조배를 넘었다. 정보혁명은 ‘지수함수적인 스피드로 진화하는 세계’를 만들어 갔고, ‘공업사회”는 ‘지식사회’로 옮겨갔다.


산업혁명: 제조혁신이 세계를 뒤덮다

그러면 여기서 근대 이후의 경제상황을 좀더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서 50년 주기의 경기사이클이라 불리는 ‘콘트라티예프 파동(Kondratiev Wave)’에 빗대어 이 문제를 살펴보기로 하자. 혁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요세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가 알린 이 이론은 러시아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트라티예프가 처음 제안한 이론을 발전시켜 기술혁신과 자본주의 경제의 장기적 성장패턴을 설명하고 있다. 슘페터가 말한 기술혁신의 원동력이 된 네가지 파동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파동은 산업혁명의 시대(18세기 후반~19세기 초)이다. 증기기관의 발명(제임스 와트, 1769년)으로 기계화가 본격화되며 경제구조가 변화한 시기이다. 수공업에서 공장제 기계생산으로 전환되며 방직, 섬유, 기계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두 번째 파동은 철도의 시대(19세기 중반)이다. 철도기술의 발전과 보급이 경제성장의 핵심 역할을 한 시기이다. 철도의 확장은 물류혁신, 시장확대, 도시화 촉진을 가져오면서 산업혁명을 가속화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과 미국의 대륙 횡단철도 건설이 있다. 

세 번째 파동은 철강의 시대(19세기 후반~20세기 초)이다. 철강생산기술(예: 베세머 제강법)의 발전으로 대규모 인프라(교량, 건물, 철도)가 확장되고, 중공업과 군수산업이 성장한 시기이다. 이 시기의 철강산업의 발전은 철도, 조선업, 건축산업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네 번째 파동은 자동차의 시대(20세기 초~중반)이다. 내연기관과 대량생산시스템(예: 포드의 컨베이어 벨트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경제성장의 중심이 된 시기이다. 자동차의 대중화는 교통과 물류혁신을 가져왔으며, 석유산업, 도로건설, 소비경제의 확장을 촉진했다. 


전후의 부흥: 양과 속도를 찾은 인류가 낳은 혁명

전후 세계는 극적으로 변화했다. 그 중심에는 '정보혁명'이 있었으며, 이는 '컴퓨터'의 등장이 만들어낸 혁명이었다. 정보혁명은 두 개의 흐름을 형성했다. 독립된 컴퓨터들이 정보처리를 수행하는 ‘컴퓨터의 시대’와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터넷의 시대’다. 그렇다면 정보혁명은 어떻게 비즈니스 세계에 자리 잡았을까? 

1945년, 세계대전이 끝난 후 각국은 경제 재건을 위해 대량생산·대량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과학적 관리법이 도입되며 표준화된 제품이 저렴하게 대량 생산되었고, 체인스토어 방식이 확산되며 대중소비사회가 형성되었다. TV의 등장으로 소비는 가속화되었고, 20년간 지속된 경제성장의 기반에는 컴퓨터를 활용한 정보처리가 있었다. 

컴퓨터의 등장은 전후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1945년, 세계 최초의 전자계산기 ENIAC이 탄생했다. 탄도 계산 자동화를 위해 개발된 이 기계는 ‘거대두뇌(Giant Brain)’로 불렸으나,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1964년 IBM이 System/360을 개발하며 컴퓨터는 비즈니스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를 통해 대량생산과 대량판매가 더욱 정교해졌고,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급격히 향상되었다. 

그러나 1973년 오일쇼크가 발생하며 기존 대량생산 체계는 위기를 맞았다. 기업들은 ‘어떻게 많이 팔까’에서 ‘어떻게 경쟁에서 이길까’로 경영전략을 전환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도입되었고, 정보화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가 진행되었다. 이 시기 컨설팅펌이 등장하며 전략경영이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냉전이 종식되며 매니지먼트는 더욱 정교해졌고, 비즈니스는 효율적이면서도 복잡해졌다. 

한편, 1973년 오일쇼크의 혼란 속에서 세상을 바꿀 혁신이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 빈턴 서프와 로버트 칸이 개발한 TCP/IP 프로토콜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 작은 기술이 향후 인터넷 시대를 여는 거대한 변혁의 초석이 될 것임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인물탐구]

오드리 탕(Audrey Tang)

오드리 탕(唐鳳)은 대만의 프로그래머이자 정치인으로, 현재 대만 디지털부 장관을 맡고 있다. 그녀는 세계 최초의 트랜스젠더 각료이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민주주의 혁신과 정보 투명성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녀는 8세에 독학으로 코딩을 시작했고, 12세에 Perl 프로그래밍을 마스터했으며, 14세에 학교를 중퇴한 후 독학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이어갔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활동하며, Perl 6(현재 Raku) 개발에 기여하는 등 I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6년, 35세의 나이에 대만 역사상 최연소 정무위원으로 임명된 그녀는 정부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했다. 특히 ‘vTaiwan’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민들이 법안과 정책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여 디지털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마스크 재고 조회 시스템을 개발하고, AI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투명한 정보공유정책을 추진하여 대만의 성공적인 방역에 기여했다. 

2022년에는 대만 최초의 디지털부 장관으로 취임하여 사이버 보안강화, 디지털 정부 개방, 공공데이터 투명성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녀의 리더십 스타일은 오픈소스와 투명성을 기반으로 하며, 위계보다는 민주적인 협업을 중시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대만뿐만 아니라 전 세계 디지털 정부와 IT 정책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오드리 탕은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혁신가로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녀의 철학과 정책은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민주주의와 공공 서비스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미래 행정혁신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용어 해설]

콘트라티예프 파동(Kondratiev Wave)

콘트라티예프 파동(Kondratieff Wave) 은 경제가 약 40~60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장기 경제변동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러시아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트라티예프(Nikolai Kondratieff)가 처음 제시했으며, 이후 슘페터(Joseph Schumpeter)에 의해 발전되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자본주의 경제는 단기적인 경기순환 외에도 기술혁신과 산업변화에 의해 주도되는 장기적인 파동(Long Wave)을 따른다. 각 주기는 혁신적인 기술과 새로운 산업의 등장으로 시작되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기술의 성장효과가 둔화되면서 경제가 정체 또는 불황을 겪는 패턴을 보인다. 

콘트라티예프는 이러한 파동을 분석하면서 각 경제주기가 특정한 핵심기술과 산업혁신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았다. 대표적인 콘트라티예프 파동의 예로는 다음과 같은 기술혁신 주기가 있다. 

1. 1차 파동(1780~1840년): 산업혁명, 증기기관 

2. 2차 파동(1840~1890년): 철도, 기계 산업 

3. 3차 파동(1890~1940년): 철강, 전기, 화학 산업 

4. 4차 파동(1940~1970년): 자동차, 석유화학, 대량생산 

5. 5차 파동(1970~현재): 정보통신(IT), 디지털 혁명 

슘페터는 이를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개념과 연결하여, 경제성장은 새로운 기술혁신이 기존산업을 무너뜨리며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즉, 콘트라티예프 파동은 기술혁신이 경제성장과 변화를 주도하는 장기적인 경기변동의 흐름을 보여주는 개념이다.

작성자: 신경수 박사 (지속성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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