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구성원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심리적 기법을 「행동설계」라고 합니다. 행동설계는 조직문화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입니다. SGI는 건설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다양한 행동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본 코너는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통찰을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글은 2024년 6월 서울 마포에 위치한 어느 IT 서비스 기업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경험담입니다.
“사내 커리어 마켓: 인재의 이탈을 막는 성장 경로를 설계하라!”

1. 사건배경
서울 마포의 중심가에 위치한 IT 서비스 기업 플랫폼H사는 상반기 마감을 앞두고 심각한 인재 유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연초의 긴장감이 느슨해지고 날씨가 더워지는 6월이 되자 링크드인과 이직 사이트를 뒤적이는 직원들의 움직임이 인사팀의 레이더에 포착되기 시작했다. SGI지속성장연구소가 현장을 진단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구성원들이 조직 내에서 더 이상 자신의 성장 비전을 찾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수년 동안 동일한 부서에서 반복적인 운영 업무만 담당해온 핵심 개발자와 기획자들은 자신을 소모품으로 여기며 정서적 이탈을 시작하고 있었다. 경영진은 부서 이동을 원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기존 부서장들의 반발과 인력 공백 우려로 인해 내부 이동을 소극적으로만 처리해왔다. 부서 이동을 신청하는 행위 자체가 현재 부서장에 대한 배신으로 낙인찍히는 경향이 있어 현장에는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들이 사내에서 다른 기회를 찾기보다 외부 이직을 선택하는 악순환이 매년 6월마다 반복되고 있었다. 리더들은 자신의 성과를 방어하기 위해 유능한 팀원을 부서 내에 움켜쥐려고만 했고 조직 전체의 인력 유연성은 완전히 고갈된 상태였다. 상반기 성과 피드백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물려 발생한 핵심 인재들의 연쇄 이탈 조짐은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송두리째 흔드는 실존적 위기였다.
2. 심리적 행동설계
SGI지속성장연구소는 직원을 억지로 붙잡아두는 인사 제도의 변경 대신 사내에서 스스로 성장 경로를 설계할 수 있는 사내 커리어 마켓을 구축했다. 부서 이동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이동 프로세스를 시스템의 기본값으로 재설정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리더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커리어를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교한 심리적 장치들을 사내 포털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손실 회피 심리를 방어하기 위해 직원이 사내 커리어 마켓에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하고 타 부서의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모든 과정을 완전 비공개 디폴트로 설계했다. 최종 매칭이 성과를 거두기 전까지는 현재 부서장이 지원 사실을 알 수 없도록 시스템적 차단막을 형성하여 보복이나 불이익에 대한 공포를 완벽하게 제거했다. 비밀 보장이라는 심리적 안전망이 확실하게 구축되자 구성원들은 외부 이직 사이트가 아닌 사내 시스템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상호 호혜성과 평판 시스템을 연계하여 인재를 내보내는 리더가 오히려 조직의 영웅이 되도록 이익 구조를 완전히 리프레임했다. 팀원의 사내 전출을 많이 승인하고 인재를 잘 육성해낸 리더에게 '최고의 인재 육성가'라는 가시적인 타이틀과 함께 차년도 신규 인력 우선 배정권을 부여했다. 팀원을 빼앗긴다는 손실의 프레임을 인재를 배출하여 더 큰 보상을 얻는다는 획득의 프레임으로 전환하여 리더들의 방어적 태도를 무력화했다.
마지막으로 타 부서로 이동한 직원의 성공 스토리를 전사 게시판에 주기적으로 노출하여 사회적 증거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마케팅 부서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전환하여 성과를 낸 직원의 인터뷰를 매주 6월 한 달 동안 팝업창으로 띄워 대중적 흐름을 형성했다. 조직 내에서 이동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권장되는 문화라는 신호가 반복적으로 제공되자 주저하던 직원들도 자신의 커리어 경로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3. 적용과정에서 마주한 문제점
설계안이 사내 시스템에 적용되자마자 예상대로 기존 부서장들의 거센 조직적 저항과 불만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상반기 마감으로 업무 부하가 높은 부서의 리더들은 인재 유출로 인한 당장의 공백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인사팀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직을 막으려다 오히려 멀쩡한 부서의 협업 체계를 깨뜨리고 조직 내 위화감만 조성한다는 비판이 임원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일부 구성원들은 사내 커리어 마켓을 단순한 업무 기피나 리더와의 불화를 해결하기 위한 탈출구로 오해하여 무분별하게 지원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매칭에 실패한 직원들이 현재 부서에서 의욕을 완전히 잃어버리거나 리더와의 서먹한 관계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외부 이직으로 직행하는 아슬아슬한 상황도 관찰되었다. 초기 시스템의 미숙한 운영은 정교하게 짜인 설계안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며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걸림돌이 되었다.
4. 과제해결을 위한 노력
SGI지속성장연구소는 이러한 부작용을 돌파하기 위해 사내 커리어 마켓의 지원 자격과 매칭 기준을 전문성 중심의 역량 매칭으로 고도화했다. 무분별한 지원을 막기 위해 최근 1년간의 성과 평가가 일정 기준 이상이거나 직무 관련 교육을 이수한 인원에게만 지원 권한을 부여하는 진입 장치를 설계했다. 이동을 단순한 도피가 아닌 철저한 준비의 결과물로 인식하도록 구성원들의 인지적 관점을 리프레임하는 데 집중했다.
또한 리더들의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인력 유출이 발생한 부서에는 2주 이내에 사내외 대체 인력을 매칭해주는 '인력 보장 넛지'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리더십 워크숍을 통해 팀원의 이동을 막는 리더는 유능한 인재들이 기피하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사회적 증거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제시했다. 리더가 팀원의 성장을 지원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자각하고 변화된 평판 시스템에 적응하도록 유도하자 저항의 기류는 서서히 꺾였다.
5. 노력의 결과
프로젝트 도입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플랫폼H사의 사내 분위기는 외부 이직을 고민하던 이전의 모습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사내 커리어 마켓을 통해 상반기에만 총 42명의 핵심 인재가 자신이 원하는 부서로 이동하여 새로운 프로젝트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 공정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이니 도전해보겠다는 열정적인 대화가 사내 메신저를 통해 활발하게 오고 가며 조직 전체에 활력이 돌았다.
객관적인 인사 데이터 역시 드라마틱한 변화를 증명했는데 매년 6월마다 치솟았던 핵심 인재의 외부 이직률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사내 이동을 통해 직무 만족도가 높아진 직원들의 몰입도는 평년 대비 28% 상승했으며 이는 하반기 신규 서비스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이어졌다. 구성원들은 더 이상 회사를 자신을 소모하는 공간으로 보지 않았으며 조직의 인프라를 활용해 스스로 성장하는 최고의 커리어 무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6. 시사점
플랫폼H사의 사례는 인재의 이탈을 막는 진정한 동력은 통제나 물질적 보상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느낄 수 있는 성장의 확신임을 시사한다. 많은 기업이 핵심 인재를 붙잡기 위해 연봉 인상이나 복지 혜택을 고민하지만 정작 인재들이 갈망하는 것은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자율성이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사내에 정교한 커리어 생태계를 디자인하여 구성원이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유능해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설계자가 되는 일이다.
- 작성자: 신경수 박사(조직심리학)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구성원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심리적 기법을 「행동설계」라고 합니다. 행동설계는 조직문화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입니다. SGI는 건설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다양한 행동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본 코너는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통찰을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이번 글은 2024년 6월 서울 마포에 위치한 어느 IT 서비스 기업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경험담입니다.
“사내 커리어 마켓: 인재의 이탈을 막는 성장 경로를 설계하라!”
1. 사건배경
서울 마포의 중심가에 위치한 IT 서비스 기업 플랫폼H사는 상반기 마감을 앞두고 심각한 인재 유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연초의 긴장감이 느슨해지고 날씨가 더워지는 6월이 되자 링크드인과 이직 사이트를 뒤적이는 직원들의 움직임이 인사팀의 레이더에 포착되기 시작했다. SGI지속성장연구소가 현장을 진단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구성원들이 조직 내에서 더 이상 자신의 성장 비전을 찾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수년 동안 동일한 부서에서 반복적인 운영 업무만 담당해온 핵심 개발자와 기획자들은 자신을 소모품으로 여기며 정서적 이탈을 시작하고 있었다. 경영진은 부서 이동을 원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기존 부서장들의 반발과 인력 공백 우려로 인해 내부 이동을 소극적으로만 처리해왔다. 부서 이동을 신청하는 행위 자체가 현재 부서장에 대한 배신으로 낙인찍히는 경향이 있어 현장에는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들이 사내에서 다른 기회를 찾기보다 외부 이직을 선택하는 악순환이 매년 6월마다 반복되고 있었다. 리더들은 자신의 성과를 방어하기 위해 유능한 팀원을 부서 내에 움켜쥐려고만 했고 조직 전체의 인력 유연성은 완전히 고갈된 상태였다. 상반기 성과 피드백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물려 발생한 핵심 인재들의 연쇄 이탈 조짐은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송두리째 흔드는 실존적 위기였다.
2. 심리적 행동설계
SGI지속성장연구소는 직원을 억지로 붙잡아두는 인사 제도의 변경 대신 사내에서 스스로 성장 경로를 설계할 수 있는 사내 커리어 마켓을 구축했다. 부서 이동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이동 프로세스를 시스템의 기본값으로 재설정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리더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커리어를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교한 심리적 장치들을 사내 포털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손실 회피 심리를 방어하기 위해 직원이 사내 커리어 마켓에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하고 타 부서의 프로젝트에 지원하는 모든 과정을 완전 비공개 디폴트로 설계했다. 최종 매칭이 성과를 거두기 전까지는 현재 부서장이 지원 사실을 알 수 없도록 시스템적 차단막을 형성하여 보복이나 불이익에 대한 공포를 완벽하게 제거했다. 비밀 보장이라는 심리적 안전망이 확실하게 구축되자 구성원들은 외부 이직 사이트가 아닌 사내 시스템에 접속하기 시작했다.
상호 호혜성과 평판 시스템을 연계하여 인재를 내보내는 리더가 오히려 조직의 영웅이 되도록 이익 구조를 완전히 리프레임했다. 팀원의 사내 전출을 많이 승인하고 인재를 잘 육성해낸 리더에게 '최고의 인재 육성가'라는 가시적인 타이틀과 함께 차년도 신규 인력 우선 배정권을 부여했다. 팀원을 빼앗긴다는 손실의 프레임을 인재를 배출하여 더 큰 보상을 얻는다는 획득의 프레임으로 전환하여 리더들의 방어적 태도를 무력화했다.
마지막으로 타 부서로 이동한 직원의 성공 스토리를 전사 게시판에 주기적으로 노출하여 사회적 증거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마케팅 부서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전환하여 성과를 낸 직원의 인터뷰를 매주 6월 한 달 동안 팝업창으로 띄워 대중적 흐름을 형성했다. 조직 내에서 이동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권장되는 문화라는 신호가 반복적으로 제공되자 주저하던 직원들도 자신의 커리어 경로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3. 적용과정에서 마주한 문제점
설계안이 사내 시스템에 적용되자마자 예상대로 기존 부서장들의 거센 조직적 저항과 불만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상반기 마감으로 업무 부하가 높은 부서의 리더들은 인재 유출로 인한 당장의 공백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인사팀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직을 막으려다 오히려 멀쩡한 부서의 협업 체계를 깨뜨리고 조직 내 위화감만 조성한다는 비판이 임원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일부 구성원들은 사내 커리어 마켓을 단순한 업무 기피나 리더와의 불화를 해결하기 위한 탈출구로 오해하여 무분별하게 지원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매칭에 실패한 직원들이 현재 부서에서 의욕을 완전히 잃어버리거나 리더와의 서먹한 관계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외부 이직으로 직행하는 아슬아슬한 상황도 관찰되었다. 초기 시스템의 미숙한 운영은 정교하게 짜인 설계안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며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걸림돌이 되었다.
4. 과제해결을 위한 노력
SGI지속성장연구소는 이러한 부작용을 돌파하기 위해 사내 커리어 마켓의 지원 자격과 매칭 기준을 전문성 중심의 역량 매칭으로 고도화했다. 무분별한 지원을 막기 위해 최근 1년간의 성과 평가가 일정 기준 이상이거나 직무 관련 교육을 이수한 인원에게만 지원 권한을 부여하는 진입 장치를 설계했다. 이동을 단순한 도피가 아닌 철저한 준비의 결과물로 인식하도록 구성원들의 인지적 관점을 리프레임하는 데 집중했다.
또한 리더들의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인력 유출이 발생한 부서에는 2주 이내에 사내외 대체 인력을 매칭해주는 '인력 보장 넛지'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리더십 워크숍을 통해 팀원의 이동을 막는 리더는 유능한 인재들이 기피하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사회적 증거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제시했다. 리더가 팀원의 성장을 지원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자각하고 변화된 평판 시스템에 적응하도록 유도하자 저항의 기류는 서서히 꺾였다.
5. 노력의 결과
프로젝트 도입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플랫폼H사의 사내 분위기는 외부 이직을 고민하던 이전의 모습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사내 커리어 마켓을 통해 상반기에만 총 42명의 핵심 인재가 자신이 원하는 부서로 이동하여 새로운 프로젝트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 공정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이니 도전해보겠다는 열정적인 대화가 사내 메신저를 통해 활발하게 오고 가며 조직 전체에 활력이 돌았다.
객관적인 인사 데이터 역시 드라마틱한 변화를 증명했는데 매년 6월마다 치솟았던 핵심 인재의 외부 이직률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사내 이동을 통해 직무 만족도가 높아진 직원들의 몰입도는 평년 대비 28% 상승했으며 이는 하반기 신규 서비스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이어졌다. 구성원들은 더 이상 회사를 자신을 소모하는 공간으로 보지 않았으며 조직의 인프라를 활용해 스스로 성장하는 최고의 커리어 무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6. 시사점
플랫폼H사의 사례는 인재의 이탈을 막는 진정한 동력은 통제나 물질적 보상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느낄 수 있는 성장의 확신임을 시사한다. 많은 기업이 핵심 인재를 붙잡기 위해 연봉 인상이나 복지 혜택을 고민하지만 정작 인재들이 갈망하는 것은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자율성이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사내에 정교한 커리어 생태계를 디자인하여 구성원이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유능해질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설계자가 되는 일이다.
- 작성자: 신경수 박사(조직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