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이코노미스트 8] 임원이 되기 위한 두가지 조건

관리자
2023-12-11
조회수 903

주간 「이코노미스트」의 칼럼니스트로 위촉이 되었습니다. 40년 역사를 가진 매우 유서 깊은 주간지입니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맡게 된 코너는 ‘조직문화’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가지고 인싸이트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번 달에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갖는 임원인사와 관련한 내용을 실어 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들이 임원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같이 생각해 보면 좋을 듯 합니다.



인사를 전문으로 하는 직업의 특성상 친한 후배들로부터 "누가 임원으로 승진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 그럴 때면 나는 항상 이렇게 대답을 한다. "조직의 별이라는 임원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실력은 기본적으로 깔려있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인사권자와의 친밀도가 매우 중요하다. 가급적 인사권자에게 자신의 능력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런 험난한 여정의 결과가 나오는 시즌이 지금이다. 대기업의 임원인사가 이루어지는 11, 12월이 되면 뜨고 지는 별들 때문에 조용히 보내는 날이 거의 없다. 국내 300대 대기업의 경우 임원인사 시즌은 보통 11월부터 시작을 한다. 이어서 중소기업의 임원인사가 발표가 되고, 각 부서의 조직개편이 단행이 된다.

모든 기업이 동시에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는 업종의 특수성이나 회사 내부의 사정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자리이동이 기업규모의 순서대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중견기업의 경우, 대기업 인사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데려오기 위한 전쟁이 이때부터 시작이 된다. 소기업들도 마찬가지로 중견기업의 인사가 끝나야 다음 작업이 이루어진다. 때문에 12월과 1월은 임원스카우트 시즌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임원승진과 관련해서는 부서의 분위기도 화제가 된다. 임원 승진대상에 포함된 부장들이 있는 부서의 긴장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승진이 결정된 부장의 책상에 놓인 핸드폰에는 연신 날아오는 축하메시지로 진동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조직이라는 정글 속에서는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는 법, 혹시 마음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말을 건네지는 못하지만, 믿었던 인사에서 또 미끄러지고 만년부장이라는 타이틀을 준비해야 하는 고참부장들에게는 지금 있는 자리가 가시방석이다. 이것이 바로 직장이라는 정글의 12월 풍경이다.


인사권자에게 자신의 능력을 어필할 기회가 많아야 한다

20대 후반에 조직에 입사하여 한 번의 이직도 없이 오로지 한 곳에서만 자신의 모든 청춘을 바친 후배가 있다. 비록 우리나라 대기업군에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수 백명의 직원으로 천억대의 매출을 올리는 꽤 유명한 중견기업에서 영업으로만 잔뼈가 굵은 친구다. 이 후배가 술만 마시면 하는 고정 멘트가 있다. “우리 회사 내가 다 키웠어요! 나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어요!”라는 멘트로 초창기 그곳 회장님과 함께 맨주먹으로 시장을 일군 성공신화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날이 많다. 맨날 듣는 고정 레파토리이지만 그리 싫지만은 않다. 그 정도로 조직에 대한 애정과 애착이 강하게 느껴져 오기 때문이다.

그런 후배가 이번 임원인사에서 물을 먹었다. 만년 영업부장으로 지방영업소를 돌다가 윗단으로의 승진을 못하고 옷을 벗게 된 것이다. 믿었던 회장이 일선에서 떠나고 2세 경영체제로 조직이 바뀌면서 이번 임원인사에서 2세 주변의 인물들이 대거 승진이 되었다고 한다. 임원으로 승진한 친구들이 모두 이 친구보다 나중에 입사한 후배들이라고 한다. 오래 전에 그 후배는 나에게 자신의 회사가 2세 경영으로 회사의 운영체제가 넘어 간다는 말을 했었다. 사실 그 때 나는 그 후배에게 강한 레드시그널을 보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백 부장, 이제는 지방영업소 생활을 청산하고 본부로 들어가야 해요! 계속 이렇게 외곽에 남아 있으면 안 됩니다!.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제부터는 인사권자 눈에 자주 띄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주변을 한 번 둘러보세요. 결국 승진은 본부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하잖아요. 다 이유가 있어요. 누구나가 현장을 돌지만 어느 시점에 가면 본부로 들어옵니다. 그렇다고 사내정치를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HQ(Head Quarter)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을 이제 시작할 때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특히 2세 경영자에게 업무보고할 기회를 많이 가지세요!”

하지만 워낙 현장을 좋아했던 그 친구는 자신이 좋아하던 일에 빠져 지내느라 본부로 들어오는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조직 전체에 전파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당사에서는 얼마 전, 한 해를 마감하면서 ‘2023 직장인 의식조사’라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총 30개에 이르는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이 된 설문이었다. 항목 중에서 “귀하가 속한 부서의 팀장(중간관리자급)과 임원(부서장급)에게 바라는 직무역할은 다음 두 가지 주에 어느 쪽에 더 가깝습니까?”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답변이 나왔다. 팀장에게 바라는 역할은 ‘관리 40.5% VS 현장 59.5%’의 답변이 나온 반면, 임원의 경우는 ‘관리 67.2% VS 현장 32.8%’의 비중으로 결과가 나왔다. 팀장에게는 좀더 현장업무를, 임원에게는 좀더 많은 관리업무를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렇다고 꼭 관리의 커리어패스가 많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조사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임원이 되어도 계속해서 현장업무를 챙겨주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적지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일정한 직급이 되면 현장 업무에만 얽매이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시야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자리로의 이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장기적 안목에서 현장을 지휘 감독하는 중앙무대에서의 활약이 필요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장경험을 살려서 조직전체를 위해 쓸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의 최고책임자의 주변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좀 더 기회가 주어질 확률이 높다.

임원의 기회는 이런 사람들에게 많이 주어지는 것이다. 개인적 영달을 위해 임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보다는 조직전체를 위해 자신의 경험을 전파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을 인사권자는 픽업하는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인사권자의 눈에 자주 띄는 사람들이 승진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으나 그 이면에는, “얼마나 현장경험이 탁월한가?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얼마나 조직에 잘 전파시킬 수가 있는가? 모두의 의욕을 높이는 조직관리능력은 어느 정도 완비되어 있는가?”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임원인사의 메커니즘은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글쓴이: 신경수 조직심리박사 (지속성장연구소장 / 인간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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