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인재경영 7월호] 한탄강으로 레프팅 MT를 가보자

관리자
2022-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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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조직운영의 상관관계

"한탄강으로 레프팅 MT를 가보자"


후배의 고민


대형 입시학원에서 인사업무를 보는 후배가 있다. ‘학원에서 무슨 인사업무가 필요한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선입견을 갖고 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 중 하나가 ‘학원은 강사가 전부이고 강사가 전 재산이다’는 생각이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소규모 학원에는 해당되지만 대형학원은 마치 거대한 기업과 같기 때문에 당연히 부서별로 필요한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다. 아무튼 그 후배가 어느 날 나를 찾아와 이런 고민을 털어 놓는다. “선배님, 한 가지 고민이 있어요. 저희가 워낙 강사 위주로 조직이 움직이다 보니 내부 직원들 사이에는 회사가 아닌 강사에 줄을 서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강사가 아닌 회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직원, 그런 직원들이 모여 서로 협력하는 회사. 이런 그림을 만들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입시학원의 경우, 강사의 입김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강사 개인의 역량에 의해 회사의 매출이 좌우되는 구조를 갖다 보니 직원들이 향하는 방향도 회사보다는 강사를 향해 정렬돼 있는 인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건 아마 인센티브 제도의 영향도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사가 담당하는 영역의 수강생이 늘어나면 당연히 이익도 많이 나고 그러면 거기서 파생된 금액을 강사는 물론 그 라인에 있는 스태프와도 공유하는 학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부작용도 있는 것 같다. 유명강사의 경우 다른 입시학원으로 스카우트 돼 이직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하는데 동시에 그를 따라 이동해 버리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강사는 자신이 자체발광으로 지금의 위치에 와 있는 사람이지만 직원의 경우 회사가 심혈을 기울여 육성해 온 사람이다. 엄청난 투자에 의해서 그런 노련한 솜씨를 익히게 된 경우가 많다. 이건 투자의 산물이기때문에 어찌 보면 회사의 자산이기도 한데, 그 자산이 회사와 연동되기보다는 외부자산 즉 강사와 연동돼 움직이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일 수밖에 없다.


유명강사 따라 떠나는 직원, “조직이 흔들린다”


필자가 아는 입시학원에서 오래 전 있었던 일이다. 유명강사를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학원인데 사회탐구 영역 유명강사가 어느 날 다른 학원으로 이적하는 일이 발생했다. 유명강사의 경우 연봉 외에도 회사의 지분으로 잡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람의 경우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회사는 이런 일에 익숙해져 있었던지 그 강사의 이직 의사를 듣고 다른 강사를 섭외해 뒀다고 한다. 비록 그 사람에 버금가는 인지도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커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데서 터져 나왔다. 그 강사가 옮겨가면서 관련된 직원들이 모두 따라 나간 것이다. 마케팅 부서 홍보 담당 직원, 수강생의 모집과 관리를 담당하던 직원, 그리고 온라인에서 강의 내용을 편집하고 자료송출을 담당하는 엔지니어 등 각 부서에서 이 강사와 관련해 일을 하던 사람들이 모두 사직서를 낸 것이다. 회사는 큰 타격을 입었다. 아무리 다른 강사를 영입해 그 자리를 채우려 계획을 세웠다 하더라도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구멍이 생기는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조직관리를 너무 안이하게 한 결과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있고 난 후에 그 회사가 취한 후속조치가 더 한심했다. “인센티브가 부족해서 생긴 결과”로 정의 내리고 남아 있는 직원들의 인센티브를 대폭 올려준 것이다. 당연히 조직이 안정화되리라는 기대를 하면서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인데 결과는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계속 흘러갔다.


스포츠 동아리가 보여준 성과 


“이 바닥에서는 연봉 얼마에 학원을 옮기는 강사가 한 둘이 아닙니다. 강사들의 생리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직원들도 거기에 많이 물들어 있는 거고요. 그래서 성과급을 조금 더 주면 안정화될 줄 알았지요. 그런데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만 돼 가네요. 작년에 있었던 이직 파동의 악몽이 다시 되풀이되는 듯한 느낌이네요” 라는 관리이사의 하소연에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스포츠 동아리를 여러 개 만들어 무조건 1인 1스포츠 가입을 의무화해 보세요. 거기 들어가는 돈은 전액 회사가 부담하고요.” 지금의 상황에서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울 뾰족한 방법이 달리 없었던지 관리이사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일단 사내에 축구, 야구, 농구, 볼링으로 구성된 4개의 동아리를 만들었는데 모두 개인이 아닌 팀단위로 해야 하는 종목들이었다. 개인 스포츠는 의미가 없다고 말을 해 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 조언에 따라 팀을 만들고, 장비를 사주고, 1주일에 하루는 ‘스포츠데이’로 정해 퇴근시간도 앞당겨주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관리이사의 말에 의하면 여기에 투자된 액수가 1억원 정도 된다고 했는데, 그 정도 액수는 사실 지급하려고 마음먹었던 인센티브의 2분의 1에 불과했다.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이 다시 흘렀다. 직원들의 생각과 회사 분위기를 알아보기로 했다. 그동안 회사 돌아가는 상황을 잠시 듣기는 했지만 대부분 그 분의 입을 통해 들은 내용이 전부였다. 직원들을 통해 상황을 알고 싶은 마음에 직접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 전, 나는 이미 지난 1년 동안 이 회사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이직률이 눈에 띄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던 강사진 이직도 감소했다. 원래 제도 취지가 강사가 아닌 일반 직원들을 위한 제도였는데, 그 긍정적 효과가 강사군에게도 미친 것이다. 기대치 않았던 효과에 기쁘긴 했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궁금했다.


이유는 이랬다. 밝아진 내부 분위기에 강사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는 것이다. 심지어 직원들이 즐기는 스포츠 동아리에 가입해 그들과 운동하며 회식에도 참여하는 강사들도 조금씩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른 학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우 달콤한 맛”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흐뭇해하는 강사도 있었다.


아래는 직원들의 의식변화를 측정해 본 자료다. 정보보호를 위해 학원 명칭은 생략한다.


전년도와 비교해 ▲조직신뢰(2.8→3.3) ▲동료신뢰(2.5→3.9) ▲직무만족(3.1→3.5) ▲사내분위기(2.5→3.7) ▲조직의 성장가능성(3.3→3.5) 모두 상향 조정됐다. 소규모 인원이 아닌 대규모 인원 대상 설문에서 이런 변화를 기록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회사를 다니며 수없이 조사를 해 봤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기껏해야 0.5점 내외로 움직인다. 하지만 위 표를 보면, 동료신뢰나 사내분위기는 무려 +1.5점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별도의 질문으로 현재 가입해 활동하는 동아리활동에 대한 만족도를 팀장과 팀원으로 나눠 분석해 봤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팀장에 비해 팀원들의 만족도가 훨씬 높게 나왔다는 사실이다. 관리자들보다 일반직원들의 동아리 만족도가 더 높은 것이다. 기타 의견 중에는 스포츠 동아리가 동료들과의 관계증진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가 많았다. 또한 스트레스 해소나 분출을 위해서도 상당히 유용한 도구로서 활용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스포츠활동과 조직운영의 상관관계


스포츠활동이 조직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특별히 필자가 주창한 아이디어는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실험이나 연구를 통해 검증돼 온 팩트다.


대표적인 연구가 미국 버클리대학 마이클 크라우스(Michael Kraus) 교수가 발표한 논문(Tactile Communication, Cooperation, and Performance: An Ethological Study of the NBA, 2010)에 실려 있다.


<연구방법>

크라우스 교수는 신체접촉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 호감도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상호 신뢰의 증진은 분명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고 정말 그러한 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신체접촉이 가장 많은 곳은 아무래도 스포츠 업계일 것이다. 데이터를 구하기 용이한 곳을 알아보던 중 미국 프로농구 NBA에 주목했고 신체접촉이 농구경기 승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우선 2008~2009 시즌에 있었던 NBA 리그의 신체접촉을 모두 분석했다. 시합 도중 선수들끼리 신체접촉이 많은 팀과 적은 팀을 비교해 이 접촉이 경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기로 한 것이다. 신체접촉의 종류는 하이파이브, 포옹, 가슴치기, 주먹 마주치기, 어께 두드리기 등 경기에서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하는 신체접촉 총12가지를 기준으로 했다. 그리고 공분산분석(ANCOVA: Analysis of Covariance) 법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그 결과 신체접촉과 협동심 사이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발견했다. 신체접촉은 협동심을 자극해 경기의 승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협동심을 제외한 다른 변수들이 승률에 미치는 직접 효과는 현저히 낮게 나왔다. 연구진은 개인별 능력의 차이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에 따르면 협동심을 제외한 다른 요인에서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역시 협동심이 팀으로 경기를 하는 운동경기에서는 승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다.


하이파이브와 목례의 차이 


신체접촉의 증가는 협동심뿐만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신뢰관계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필자가 일본계 컨설팅펌 대표로 있을 때 이를 검증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실험을 진행했다.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면접관 육성과 관련된 연수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이었는데, 피면접자의 행동이나 심리상태를 분석하기 위해 대학생들을 아르바이트로 잠시 고용해 활용한 적이 있다.


1주일간 우리 회사의 강의장에서 하는 업무였다. 학생들은 정해진 과업에 들어가기 전 나와 인사를 하게끔 했는데, 총 40명의 인원을 20명씩 2개 그룹으로 나누고 A그룹에게는 하이파이브로 인사를, B그룹에게는 목례로 인사를 하게 했다. 물론 본인들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상태였다. 1주일이 지나고, 그들이 우리 조직에 느끼는 신뢰감을 측정했다.





그들에게 일을 맡긴 회사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체크하게 했다. 분류는 ‘부정에 가깝다’, ‘보통이다’, ‘긍정에 가깝다’ 3척도였다. 아르바이트 본업과 관련된 체크 항목이 워낙 많았기에 가급적 최대한 간단히 하기 위해 일부러 3척도로 한 것이다. 다르다고 과제가 다르지도 않았고 그룹이 다르다고 대우가 다른 것도 아니었다. 모든 조건은 동일한 상태였다. 그런데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왔다. 표에서처럼 하이파이브로 인사를 나눈 그룹에서 훨씬 높은 신뢰관계를 보여준 것이다.





재밌지 않은가? 단지 아침인사 방식만 바꿨을 뿐인데, 회사에 대한 신뢰도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그것도 아침에 잠깐 나눈 인사방식의 변화인데 말이다. 이런 것들을 보며 확실히 ‘사람의 신체에는 신비한 힘이 있구나’ 생각해 보게 된다. 당연히 이런 방식은 조직관리에 적용되는 것이고, 앞서 소개한 입시학원의 놀라운 변화를 설명하는데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여기서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지난 2년간 스킨십을 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지금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상황에서 일상회복이 이뤄지고 있다. 혹시나 예전 같지 않은 우리 회사의 조직력이 고민이라면, 큰 마음 먹고 팀원들과 함께 한탄강을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7, 8월은 원래 산과 바다로 가는 계절이지 않은가? 계절이 주는 혜택을 충분히 살려 한탄강으로 레프팅 MT를 가는 것이다. 팀워크 향상을 위한 최고의 프로그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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