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인재경영 8월호] 직원들의 관심사항에 주목하자!

관리자
2022-08-01
조회수 1366




돈에 욕심 없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돈이 꼭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욕심은 나지만 그렇다고 그 돈이라는 것을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매슬로우의 인간욕구(Maslow̕s hierarchy of needs) 5단계 이론’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섯 가지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인데, 1단계 생리적 욕구, 2단계 안전 욕구, 3단계 소속 욕구, 4단계 존경 욕구, 5단계 자아실현욕구가 그것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처럼 원초적 본능에 이끌려 다니지는 않는 것 같다. 궁극적으로 5단계 욕구설의 최종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유인책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 관련된 실험 하나를 소개한다. 돈으로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고전적인 실험인데, 다니엘 핑크(Daniel Pink)가 쓴 책 <드라이브(2011)>에 수록된 내용이다.


돈을 준다고 헌혈이 늘어날까?


영국의 혈액기증에 대해 연구해온 사회학자 리처드 티트머스는 1970년 상당히 대담한 의견을 제시한다. 그는 혈액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비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영국정부가 혈액기증자들에게 돈을 주면 혈액 공급액이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티트머스의 이러한 주장은 당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웃음거리가 됐다.


그로부터 25년 후 스웨덴의 경제학자들이 티트머스의 주장이 일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의 주장을 확인해 보기로 한다. 그들은 고텐브르크의 지역혈액센터를 방문해 혈액기증에 관심이 있는 여성 153명을 모았다. 그리고 동기 연구자들 사이에서 관행으로 굳어진 방법에 따라 그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에게 혈액기증은 자발적이기 때문에 혈액을 기증하더라도 아무런 보상이 없다고 말한다. 두 번째 그룹에게는 다른 방안을 제시한다. 혈액을 제공하면 각자 50스웨덴 크로노르(미화 약 7달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세 번째 그룹은 두 번째 그룹에서 다시 변형된 제안을 받는다. 그들은 50스웨덴 크로노르를 받게 되며, 받은 돈을 소아암 자선기금에 바로 기증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혈액기증에 대한 행동변화를 관찰했고 결과는 다음과 같이 나왔다.


첫 번째 그룹의 여성 중 52%가 혈액을 기증했다. 아무런 보상이 없는데도 동족인 스웨덴인을 위해 자신의 피를 주려는 착한 시민들이다. 두 번째 그룹은 어떠했을까? 놀랍게도 이 그룹에서 혈액 기증의사를 밝힌 사람은 30%에 불과했다.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후에 혈액기증자의 수가 늘어나기는커녕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편 돈을 받되 바로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진 세 번째 그룹은 첫 번째 그룹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53%가 혈액을 기증한 것이다.


결국 티트머스의 육감은 정확했다. 현금이라는 인센티브가 주어진다고 해서 원하는 행동을 더 많이 끌어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금전적 보상은 이타적인 행동을 더럽힐 뿐만 아니라 선행을 베푼다는 내재적 욕구를 밀쳐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티트머스 교수의 실험결과를 접하면서 군대시절의 헌혈이 생각이 났다. 그때는 헌혈 후 나눠주는 초코파이에 현혹돼 아무 망설임 없이 헌혈을 했는데, ̒내 영혼을 팔아먹는 행동이었나̓하는 묘한 기분이 생긴다. 그러나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변명같이 들리기는 하지만, 당시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행동이라는 말로 스스로에 대한 자기합리화를 시도해 본다. 아마 지금의 군인아저씨들은 초코파이에 자신들의 피를 팔지는 않을 것이다. 


굳이 헌혈이 아니어도 사람들의 마음을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진리를 나는 오래 전에 경험한 적이 있다. 비슷한 실험을 아주 오래 전 식당에서 근무하는 아주머니들을 대상으로 한 적이 있어서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돈에 가장 민감한 업종은 아무래도 영업이나 서비스직에 있는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바로 금전적인 이익으로 연결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업종에 있는 사람들이 다른 업종에 비해 돈이 주는 매력이 다소 상위에 랭크가 된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까인데 이를 확인해 보기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 본 것이다.


식당 아주머니를 감동시킨 편지


마침 친한 후배가 유명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고위임원을 하고 있었기에 그에게 부탁을 해 실험을 해 보았다. 우선 식당 세 곳을 지정

해 아래와 같은 상황을 설정했다.

▶ A점포 - 고객으로부터 칭찬카드를 받는 상황

▶ B점포 - 점장으로부터 칭찬카드를 받는 상황

▶ C점포 - 점포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가지고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상황


A의 상황은 고객이 식사 후 계산을 마치고 나가기 전 담당했던 직원에게 감사 메시지를 적게 하는 상황이다. 고급식당은 테이블마다 담당하는 직원이 지정돼 있기 때문에 테이블 번호만 알면 담당자 이름을 아는 건 어렵지가 않다. B의 상황은 점장의 주관적 기준으로 직원을 정해 감사메시지를 쓰게끔 하는 것이다. C는 점포별로 발생한 수익에서 이익금의 일정부분을 떼어내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나는 1주일 단위로 이런 방식을 직원들에게 직접 적용했고 1개월 후 그들의 마음을 알아봤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일에 대한 자부심의 수치는 이해가 가는데, 다른 영역은 좀 의외였다. 조직에 대해 느끼는 신뢰도, 동료에 대한 신뢰도 모두 A, B, C 순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결과를 보면서 ‘돈보다는 의미부여’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됐다. ‘서비스업은 돈이 전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전에 연구소나 기술개발에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그들을 동기로 이끄는 가장 큰 요소가 ‘좀 더 고급 기술을 배우는 것’에 있었다. 마찬가지로 서비스업에 계신 분들에게 있어서 가슴을 뛰게 하는 동기는 돈이 아니라 고객으로부터의 존중에 있었던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각자의 관심영역 그리고 각자의 직무에 따라 원하는 것들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관심사항에 주목하라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알려주는 논문(Central and Peripheral Routes to Advertising Effectiveness: The Moderating Role  of Investment, 1983) 하나를 소개한다. 마케팅에서 ‘소비자의 관심에 주목하라’는 취지로 인용되는 논문인데 필자는 이를 ‘직원들의 관심사항에 주목하라’는 개념으로 응용해 본다. 글 쓴 이는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리처드 패티(Richard Petty) 교수다.

 

<연구방법 1>


비교를 위해 그룹을 A(고관여: High Involvement)와 B(저관여:Low Involvement)로 나눴다. A그룹에게는 레이저 면도기를 보여주면서 회의가 끝나면 나눠준다고 말하면서 레이저 면도기를 눈에 잘 보이는 위치에 놓고 회의에 들어간다. 그리고 중간에 레이저 면도기에 대한 광고를 보여준다. 그리고 회의가 끝난 후에 광고로 보여준 레이저 면도기의 특징이나 장점에 대한 항목을 체크하게 한다. 목적은 광고를 봤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세부정보를 기억하고 있는지를 체크하기 위함이다.


B그룹에게는 회의가 끝나고 치약을 준다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 레이저 면도기에 대한 광고를 보여준다. 받기로 약속한 것은 치약인데, 도중에 나오는 광고는 레이저 면도기가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본인이 받기로 약속한 물건이 아니다 보니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회의 후 실시한 레이저 면도기의 특장점에 대한 체크에서도 정확도가 확연히 떨어진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특장점은 남지 않고 제품의 디자인과 같은 외형적인 요소만 남는 것이다.


<연구방법 2>


유명인이 광고한 제품과 비유명인이 나와 광고한 제품으로 나눠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을 측정하는 실험을 추가로 했다. 그룹을 다시 A와 B로 나눠서 8개의 광고를 보여주고 실험집단을 대상으로 광고효과를 알아보기로 했다. 연구 1과 2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A그룹 즉 고관여도 상황의 그래프를 보면 강한 메시지의 점수가 눈에 띄게 높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나와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제품이라면 주변적인 내용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그 제품의 경쟁력이나 특장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핵심 정보가 중요한 것이지 다른 것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B그룹 즉 저관여도 상황의 그래프를 보면 유명인이 나올 때 점수가 가장 높게 나온다. 비유명인이 나왔을 때는 점수도 낮고 제품에 대한 메시지의 강도도 떨어진다. 오로지 유명인이 광고할 경우에만 높은 점수를 기록한다. 나의 관심도가 낮은 제품의 경우에는 유명인이 나와야 나의 호감도가 올라간다는 말이기도 하다. 나의 관심이나 흥미가 높은 분야에 있어서는 유명인 쪽이 보통보다 조금 더 높은 호감도를 갖긴 하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없다.


이처럼 내가 갖는 관심이나 흥미에 따라 나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효과성을 발휘할 수도 있고 아무런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남에게 맛난 음식이 내게도 맛난 음식일 수가 없는 것과 같다. 우선 상대방의 관심과 흥미가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내야 한다는 말이다. 거기에 맞춰 주고자 하는 혜택도 고민해야 한다.


직원을 가장 기쁘게 하는 것은?


비슷한 사례를 하나 더 들어본다. 어느 외국기업의 국내법인에서 있었던 일이다.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3회에 걸친 리더십 강연이 예정돼 있었는데, 도중에 그곳의 대표와 식사를 했다. 내내 표정이 좋지 않아 무슨 고민이 있느냐고 물었다.


“회사에서 스카우트 작업을 진행하는 고급인력이 한 명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의 기술연구소에서 일하는 사람인데, 우리에겐 정말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처음에는 우리 쪽으로 올듯 하다가 마음이 변한 모양입니다. 오지 않겠다고 하네요. 최초 약속했던 연봉에서 10%를 더 올려 주겠다는데도 주저합니다. 독일 본사에서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 채용번복이 일어나면 제가 많이 곤란해지는 상황이 됩니다.”


나는 그 분의 고민을 듣고 “독일 본사의 연구소로 3개월 간 기술연수를 보내준다고 한번 말해 보세요.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금전적인 요소를 뛰어넘는 매력포인트가 하나씩은 있더라고요. 기술연구직의 경우 기술적인 분야에서 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고 있을 지도 몰라요. 한 번 상대방의 의사를 타진해 보고 기술적인 욕구가 있어 보이면 3개월 정도 본사의 기술연구소로 유학을 보내 주겠다는 제안을 하면 마음이 움직일지도 몰라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1주일 후, 그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케이 받았습니다. 너무 좋아하네요. 소장님은 보지도 않고 그 사람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어찌 그리 잘 아세요?”라는 말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필자는 어떻게 ‘기술유학’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었을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직업인지라 여러 가지 직접적인 경험도 있지만 사실은 어느 기업의 연수에서 얻은 경험 덕분이다. 국내 모 유명 엔지니어링 회사의 팀장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곳 직원들을 일로 이끄는 동기부여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고, 내용 중에 “회사의 지원제도 중에 나를 가장 기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여러 가지가 나왔고 최종 선발된 것들을 중심으로 다시 조사를 했더니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런 질문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직무에 따라 가슴을 뛰게 하는 것들이 다르다는 사실이다. 영업직무의 경우 절대 저렇게 나오지 않는다. 위에는 빠져 있지만 ‘고객이나 상사의 칭찬’ 또는 ‘인센티브’와 같은 단어가 가장 많이 나온다. 그런데 이곳의 사람들은 기술연수나 과제결정과 같은 단어가 공통된 의견으로서 제일 많이 나온 것이다. “3년 전에 미국으로 1개월간 기술연수 간 적이 있는데요. 정말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죠. 그쪽 사람들 일하는 걸 보면서 제 스스로가 많이 성숙해진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다시 그런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어요”라는 의견을 들으며 사람들의 성장 욕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봤다.


마지막으로 에피소드 하나만 더 소개하고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어제 저녁 있었던 일이다. 일행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홀을 맡으신 아주머니를 향해 이렇게 말을 건네 보았다. “아주머니는 상당히 베테랑이신 것 같아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주문하는 데도 정확히 외우시고 전혀 실수가 없으시네요. 심지어 미소까지도 예쁘시니 손님들 인기도 엄청 많을 것 같아요.”


이 정도의 접대성 멘트는 돈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별다른 수고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렇게 의미를 두지 않고 그냥 기분 좋으라고 던진 말이었는데, ‘새우튀김’ 하나가 서비스로 나왔다. “좀 더 일찍 이런 인생의 비밀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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