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칼럼

[인재경영 12월호] 보상의 효과는 지위에 따라 다르다

관리자
2022-12-05
조회수 1165

얼마 전,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당신이라면 어떤 대답을 해주겠는가?


“우리 회사는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회사입니다. 현 대표는 가업승계를 한 2세 경영자이며 오랜 시간 제약회사 영업부에서 일하다 부친이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갑자기 대표를 맡았습니다. 그런데 대표로 취임하고 조직 내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이유로 금전적 보상책의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합니다. ‘당근과 채찍’이 효과가 있을 거라며 이전 직장에서 사용하던 성과급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성공하는 사업가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도전정신이다. 새로운 분야로 진입하면서 흥분과 희열을 느끼는 기업가들을 꽤 많이 봐 왔다. 그들이라고 두려움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보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의 기쁨이 더 커 잠시 두려움을 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류가 계속 진보하고 발전한 이유가 도전을 포기하지 않아서이듯,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공통점도 도전을 멈추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가업을 잇기 위해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경영 2세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답변을 전하려고 한다.


광고대행사를 경영하던 대표가 있었다. 자택이 회사 근처에 있는 탓에 외부에서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는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사무실을 거쳐 집으로 가야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때문에 생긴 습관이 하나 있었다. 혹시라도 사무실의 불이 켜져 있으면 잠시 들러 ‘누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때문에 퇴근을 일부러 미루며 대표의 방문을 기다리는 직원이 하나씩 생기게 됐다.


대표는 지갑에 5만 원권 지폐를 수십 장씩 넣어 다니는 습관이 있었다. 그 돈을 기분이 좋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교통비라는 명목으로 나눠주기 좋아했다. 주로 이 혜택을 누리는 이들은 밤늦게까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는 항상 ‘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은 회사를 위한 애정이 깊은 사람들이다. 뭔가 보상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퇴근길 편하게 가라는 취지로 택시비 명목의 5만원을 지급했던 것이다.


“교통비치고는 조금 과한 금액이네요”라는 질문에 그곳의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다들 순수한 마음에 받았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교통비 때문에 일부러 퇴근을 미루면서 회사에 남아있는 직원들이 몇 명 생기더라고요. 꼭 일찍 귀가할 필요가 없는 그런 이들에게 있어서는 개인 용무도 보면서 저녁과 용돈도 해결되니 1석 3조가 되는 거지요. 기회를 봐 사장님에게 귀가 시에는 사무실에 들르지 말라고 말씀을 드릴 생각인데,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어려운 과제네요.”


업무에 따라 다른 보상의 효과

이후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는 다음에 다시 전하기로 하고 이번 호에서는 금전적 인센티브와 관련된 내용을 다뤄본다. 인센티브나 보상의 효과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람이 미국 듀크대학의 댄 에리얼리(Dan Ariely) 교수다. 그가 저술한 책 중 <부의 감각(Dollars and Sense)>에 성과급과 관련한 유익한 실험 몇 개가 소개돼 있다.


<연구방법 1>

연구진은 학생들을 모집해 알파벳 V와 N을 번갈아 가면서 입력하게 했다. 중간에 같은 키가 중복되기도 해서 아주 헷갈리긴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똑같이 치기만 하면 되는 매우 단순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실험집단으로는 2개 그룹을 설정했다. A그룹에는 더 정확하게 많이 치는 사람에게 300달러를 주겠다고 하고, B그룹에는 30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어느 정도의 시간으로 얼마나 많이 입력하는지를 계산했다.

<연구결과 1>

연구 결과, 30달러를 주는 집단의 업무성과를 100으로 했을 때, 300달러를 주는 집단의 업무 성과가 195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이 클수록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 연구는 MIT 공대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이라는 점에서 똑똑한 친구들도 보상이 주어지면 성과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방법 2>

이번에는 조금 더 복잡한 과제를 제공해 보기로 했다. 12개의 숫자를 주고 더해서 10이 되는 숫자 두 개를 고르는 과제다. 예를 들면, ‘9.38, 6.74, 8.17, 5.15, 6.61, 3.06, 9.71, 0.91, 4.88, 3.58, 4.87, 6.42’와 같은 소수점 두 자리 숫자 중 둘을 합해 10이 되는 숫자들을 고르는 문제다. 이 실험 역시 MIT 공대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두 집단으로 구분해 300달러와 3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정답을 맞히면 다음 문제가 나오고 주어진 시간 내에 얼마나 많은 문제를 풀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다. 소수점 두 자리 숫자로 이뤄져 있어 계산하기 꽤 까다로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연구결과 2>

연구 결과, 30달러 지급 그룹의 성과를 100으로 했을 때, 300달러지급 그룹의 성과가 68로 나왔다. 즉, 까다로운 문제에 직면해서는 보상을 높게 제시하면 오히려 성과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몸이 아닌 머리를 써야 하는 상황에서는 높은 인센티브 금액이 오히려 마이너스 결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방법 3>

이번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실험이다. 연구진은 이스라엘의 한 반도체 공장의 협력을 얻어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직원 207명을 3개 그룹으로 나누고 그들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

▶그룹 A: 평소보다 생산 실적이 좋으면 30달러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

▶그룹 B: 평소보다 생산 실적이 좋으면 피자 한 판을 주겠다.

▶그룹 C: 평소보다 생산 실적이 좋으면 직속 상사에게서 격려 메시지를 받게 해 주겠다.

이렇게 한 뒤, 다음 날 어떤 그룹의 실적이 가장 좋은지를 살펴봤다.

<연구결과 3>

결과는 아래와 같이 나왔다.

▶그룹 A: 생산성 향상률 4.9% Up

▶그룹 B: 생산성 향상률 6.7% Up

▶그룹 C: 생산성 향상률 6.6%Up


여러 날에 걸쳐 같은 실험을 반복했다. 그랬더니 시간이 갈수록 그룹 A, B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A의 생산성은 13.2%나 떨어졌고 B의 생산성도 5.7%나 낮아졌다. 실험을 반복할수록 이 같은 경향은 더 뚜렷이 나타났다. 5주 동안의 동일한 실험 결과, 현금 30달러를 받은 그룹 A의 생산성은 평소보다 되레 6.5%나 하락했으며 피자를 받은 그룹 B의 생산성도 평소와 비교하면 2.1% 하락했다. 칭찬을 들은 그룹 C만이 유일하게 평소에 비해 0.64% 향상된 성적을 보였다.


[그림 1] 생산성 향상률


그룹 A, B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A의 생산성은 13.2%나 떨어졌고 B의 생산성도 5.7%나 낮아졌다. 실험을 반복할수록 이 같은 경향은 더 뚜렷이 나타났다. 5주 동안의 동일한 실험 결과, 현금 30달러를 받은 그룹 A의 생산성은 평소보다 되레 6.5%나 하락했으며 피자를 받은 그룹 B의 생산성도 평소와 비교하면 2.1% 하락했다. 칭찬을 들은 그룹 C만이 유일하게 평소에 비해 0.64% 향상된 성적을 보였다.


에리얼리 교수는 실험을 마친 후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의 경우는 보상정책을 걸었을 때 향상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의 경우는 보상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을 도표로 만들어 보면 아래 그림이 될 것이다. 보상의 일정 수준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단순한 업무(Simple Task)는 그 효과성이 유지된다. 하지만 복잡한 업무(Difficult Task)에 있어서는 효과성이 서서히 감소하는 것이다.

[그림 2]


고소득자에게 보상은 불행의 씨앗


보상정책을 설계할 때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소득수준이다. 소득수준에 따라 금전적 보상에 대해 느끼는 체감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소득과 만족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보고서가 나와 있지 않아 미국의 연구자료를 참고 했다.


201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앵거스 디턴(Angers Deaton) 교수의 ‘미국인의 행복 연구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연 소득 7만 5천 달러 아래에서는 소득이 내려갈수록 불행의 감정이 크게 상승하는 반면, 소득이 올라갈수록 불행의 강도가 약해지면서 행복 수준은 높아갔다. 그러나 연 소득이 7만 5천 달러 이상일 때는 사람이 실제 느끼는 행복은 소득과는 크게 상관이 없었다.

또 다른 지표인 스트레스의 경우, 연 6만 달러를 버는 사람보다 2만달러를 버는 사람의 스트레스가 훨씬 심했다. 그러나 연 소득이 6만달러를 넘어가면 돈을 더 많이 번다고 해서 스트레스 강도가 낮아지지는 않았다.”


요약해서 말하면 이렇다.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그때까지 행복감을 느끼거나 의미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소득이 늘어난다고 해서 소득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정 수준 이상에서 증가하는 소득은 소소한 즐거움을 앗아 가는 불행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 연 소득 7만5천 달러 미만에서는 소득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훨씬 크게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내려갈수록 돈은 행복과 불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돈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위생영역(Hygiene Factors)이기 때문에 행복도 불행도 돈과 연관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얼마 정도의 연 소득이면 “돈이 없어서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일까? 돈으로부터의 해방을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서는 어느 정도 생활 기반을 이룬 사람들에게 돈이 미치는 행복과 불행에 대한 감각을 의미한다. 디턴 교수가 제시한 7만 5천 달러를 한화로 환산하면 대략 1억 원 정도다. 이 말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봉 1억 원이 넘어가는 순간, 돈이라는 세속적 울타리에서 일정부분 해방될 수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연봉 1억 원이 넘어가는 고소득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전적 보상책의 제시는 효과성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말이다. 물론 그 금액이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고액이라면 매력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보편적 수준의 성과급이라면 돈으로 동기부여를 일으키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돈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이 당근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직원들에 대한 보상정책을 설계하면서 직원들의 연봉 수준을 고려해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연령도 고려해야 한다 .


[그림 3]


회사에서 주는 보상을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모든 보상이 전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연령대에 따라, 지금 현재 받는 급여의 정도에 따라 금전적 보상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고 전혀 무의미한 기능을 할 수도 있다. 보상정책 설계는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 임해야 한다. 주변을 봐도 그렇다. 회사에서는 당근의 양을 많이 할수록 동기부여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이런 생각은 위 [그림 3]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에 대한 의미부여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한 것이다.


크게 눈에 띄는 점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보수급여가 생각보다 크게 작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른 연령대에 비해 30대에게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듯하다. 그 외에는 평이한 인상을 주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고객들이 주는 비중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이다.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대와 50대에서 의미부여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돈이라는 보상책을 통해 직무만족이나 조직몰입을 높이겠다는 생각에 큰 오류가 있음이 느껴진다, 위의 그림에서 나와 있듯 20대에게 있어 동기부여의 1순위는 고객의 반응이었고, 30대 동기부여 1순위는 상사 인정에 있었다.


이는 동기부여를 위해 금전적 보상을 높이겠다는 발상에 제동을 걸게 만든다. 직원들의 일에 임하는 의미부여를 생각한다면 금전적 보상책의 궁리보다는 비금전적 보상에의 궁리를 가지고 고민하는 것이 더 효과성이 크다는 점을 깨우치게 해 준다.


※ 주의 - [그림 3]의 설문은 응답한 271명 모두 일반기업의 화이트칼라를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금전적 비중이 낮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단순 반복적인 직무에 종사하는 블루칼라나 연 소득이 매우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금전적 성과급의 설계는 동기부여 향상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글쓴이: 신경수 조직심리박사 (지속성장연구소장 / 인간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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