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인터뷰

본 코너는 CEO와 핵심인재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 세션입니다. 「CEO인터뷰」는 대표가 겪었던 고난과 어려움의 극복과정을 청취함으로써 조직경영의 지혜를 구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회사ACE」는 조직의 핵심인재로 인정받는 사람들의 행동패턴을 연구함으로써 조직의 상향평준화에 도움을 주려는 의도로 개설이 되었습니다

[CEO인터뷰 10월] 강한승 이사장(한신메디피아)

관리자
2024-10-07
조회수 702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바둑판의 돌을 놓는 것과 같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지를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선택은 조직의 도약을 부르지만, 잘못된 선택은 조직의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선택의 순간, 어떤 기준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일까? 그들이 고민했던 역사적 순간들을 청취함으로써 우리의 미래를 읽는 통찰을 얻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본 코너의 운영 목적이다. 이번 달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의료관광을 리드하고 있는 한신메디피아의 강한승 이사장이다.

 

“나는 의료산업의 돈키호테가 되고 싶다.”

 

 

Q1. 회사소개를 해달라. 이 분야에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좀 자세히 알려주기 바란다.

한신메디피아 건강검진센터는 1981년에 개원하여 40년이 넘게 건강검진 사업을 해온 대한민국에서 두번째로 역사가 오래된 건강검진 전문병원입니다. 저희는 대기업, 공기업 해외의료관광 등 의료분야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에 집중하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저는 본 의료법인이 속해 있는 정해복지법인의 이사장 겸 한신메디피아 검진센터의 행정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Q2. 자기소개를 좀 해달라. 개인 이력이 궁금하다.

저의 이력은 조금 특이합니다. 원래 저는 법대를 다니다가 관광경영으로 전과를 했습니다. 관광경영내에 호텔경영이 있는데, 학부는 호텔경영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호텔경영학과에서 서비스마케팅을 공부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현대시멘트의 레저사업부에 입사를 했습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성우리조트가 현대시멘트 레저사업부문의 다른 이름이고 그곳이 저의 첫 직장입니다.


Q3. 법대에서 갑자기 호텔경영이나 서비스마케팅으로 전과를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법대를 가게 된 건 아버지의 뜻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사시를 공부해서 판검사가 되라는 욕심도 있었지만, 법을 공부해 두면 나중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이 매우 많다고 생각하신 듯합니다. 하지만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저에게는 법학도의 생활은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방황 끝에 결국 관광경영으로 전과를 하게 되었습니다. 해외여행의 가이드가 되어 맘껏 해외를 다지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해외여행 가이드를 조금 해보니, 생각했던 거하고는 생활이 많이 달랐습니다. 해외여행 그 자체는 제가 그리던 삶이 맞긴 했는데, 같이 동반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솔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여행객에 대한 케어가 업무의 거의 대부분이고, 저만의 개인적인 여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에 큰 실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해외여행 가이드의 길을 접고 레저산업으로 방향을 바꾸게 된 것입니다.

 

Q4. 호텔경영학과 서비스마케팅 그리고 레저사업 근무경력은 어찌보면 병원 경영하고는 거리감이 좀 있어 보이는데, 건강검진센터를 맡게 된 경위는 무엇인가? 

아버지의 부름 때문이었습니다. 성우리조트에서 나름 A급 사원으로 인정도 받고 승승장구하던 시절이었는데, 갑자기 아버지로부터 호출이 왔습니다. 아버지의 손에 갑자기 마비증세가 오면서 일에도 차질이 생기고, 그러면서 아버님이 겁이 나신 듯했습니다. 그래서 저를 부르신 것이지요. 처음에는 저항감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하고 있던 레저사업의 접객업무를 이곳 건강검진센터에 접목해 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환대를 의미하는 하스피텔러티(hospitality)는 병원을 의미하는 호스피탈(hospital)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병원도 이제는 분위기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아버님의 뜻에 따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이곳에 와서 제일 먼저 도입한 것이 병원 코디 제도입니다. 지금은 너무 일반화되어 있는 제도입니다만, 도입시에는 아무도 이해를 하지 못해서 설명하느라 참 애를 먹었던 제도입니다. 병원도 항공사의 스튜어디스처럼 정복을 입은 안내원의 도움을 받고, 그들의 대접을 받고, 하는 그런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지요. 승무원 학원에서 공부한다고 다 스튜어디스가 되는 건 아니라서 이런 개념을 설명하고 응모하는 학생들을 교육시켜서 코디 역할을 맡겼는데 이게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아버지한테 인정을 받는데 결정적 계기가 된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일반화되었지만, 저희가 우리나라 최초로 도입한 제도입니다.

두번째는 의료서비스의 IT화 입니다. 저희 한신메디피아는 2020년부터 IT 서비스 시대를 열었고 AI 시스템 등을 도입하여 모든 부분을 더욱 더 정확하고 신속하곡 편리하게 IT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검진을 AI로 분석하여 맞춤형 건강검진 항목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5. 아버지와 같이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반대로 큰 배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버님 세대의 어르신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성향입니다만, 저희 아버님도 독단적인 면이 강한 분이셨습니다. 저는 토론을 거쳐 어떤 결론을 내기를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저희 아버님은 당신이 생각한 것에 반론을 제시하는 것을 용서치 않는 스타일이셨습니다. 아버님과 함께 하는 일하는 동안 반대의견을 말할 수 없는 독재적 분위기가 많이 힘들었습니다.

반면, 큰 공부가 되었던 점은 주변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입니다. 명절이면 아버지가 보내는 선물이 한 트럭은 되었는데, 고객은 많지 않았고, 거의 대부분은 일가 친척이나 아버지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항상 베풀고 살아라”는 평소의 말씀처럼 주변 사람들 챙기시는 건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던 분이셨습니다. 또 그런 행동들이 부메랑처럼 이익이 되어 돌아오는 걸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6. 본인 인생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는 개인적으로 제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으로 성우리조트라 불리는 현대시멘트 레져사업부에 입사한 것을 들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동안 환대산업에서 필요한 왠만한 것들은 전부 다 배울 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우리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인맥들도 대부분 거기 있으면서 형성이 되었습니다. 당시 현대 계열사가 굵직한 회사만 해도 대략 50개 정도는 되었는데, 리조트사업을 하는 곳은 현대시멘트 레져사업부 하나 밖에 없다 보니 그들이 전부 우리의 고객이 되었던 것이지요.

자연스럽게 그들과의 인맥이 강하게 형성이 되면서 레저사업부에서 제가 차지하는 위상도 많이 상승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맺었던 관계 그리고 거기서 배웠던 노하우 이런 것들이 지금의 장소로 상황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계속 저를 도와주는 든든한 힘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Q7.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하는 경영활동이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의료관광분야와 관련하여 서울시, 경기도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입니다. 자문위원 활동기간 동안 의료관광 5개년 정책을 수립하였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저희 병원은 국가가 지정하는 건강검진 분야 의료관광 지정병원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많은 해외 고객들이 우리 병원을 찾는 계기가 되었고 병원 실적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들이 발상의 전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저사업의 경험을 의료산업으로 가지고 와서 접목해 보니 여러가지 다양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생겨나게 되었고, 그런 생각들을 계속 실행에 옮기다 보니 결과적으로 비즈니스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이것은 기존의 익숙함을 거부하는 기본적인 성향 탓이 큰 것 같습니다. 지금도 항상 엉뚱한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항상 새로움을 찾아 길을 떠나는 돈키호테처럼, 익숙함과 편안함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의료산업의 돈키호테가 되고 싶은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Q8. 의료관광 5개년 정책이란 무엇인가? 

건강검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의료를 관광산업화 시키자는 개념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태국의 의료산업을 시찰하고 나서입니다. 의료관광의 선진국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태국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들은 의료나 병원을 완전히 관광상품화 시켜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그들보다 훨씬 앞서 있는 의료 선진국인데 우리가 하면 훨씬 더 큰 부가가치를 낳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서울시에서 만든 의료관광 5개년 정책에서 제안을 했고, 저의 생각이 받아들여져서 지금은 현장으로 전파되고 있는 단계에 있습니다. 여기에 저희 병원이 시범사업장으로 지정이 되었고, 덕분에 해외 손님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병원매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9. CEO의 가장 중요한 마인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CEO에게 요구되는 자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 다면, 근면과 섬세함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상황을 대입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저희 병원은 아무래도 건강검진을 전문으로 하다 보니 일의 시작이 조금 빠른 편입니다. 아침 7시면 업무가 시작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사람들보다는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행정파트와 일정을 맞춰야 하다 보니 퇴근은 또 오후 7시 이후가 됩니다. 병원이다 보니 토요일도 일해야 합니다. 솔선수범이 리더의 기본조건임을 생각해 볼 때, 제가 그 누구보다도 가장 근면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있는 것이지요.

섬세함이란, 말에 대한 조심, 행동에 대한 조심을 말합니다. 저희 병원 식구들이 모두 280명입니다. 그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이릅니다. 신 박사님도 검진센터에 가서 보시면 아실 겁니다.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 남성이 얼마나 눈에 띄는지, 대부분이 여성분들입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보니 신경도 쓰이고 이상한 말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너무 친해도 말이 나오고, 너무 무관심해도 말이 나오고, 여러가지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위의 내용은 제가 처한 특수한 상황을 빗대어 말씀드린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중요시하는 것이 CEO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인구절벽으로 인재들이 줄어드는 세상에서는 잘 훈련된 직원들과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지와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간관리자급에 대한 투자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비즈니스는 허리가 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허리에 해당하는 중간관리자급의 직원들이 성장과 비전을 느끼게 되면 계속해서 조직을 위해 헌신할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는 지속성장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 리더인터뷰는 HDI인간개발연구원과 SGI지속성장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코너로서 GCC 회원사를 대상으로 취재하는 기획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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