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인터뷰

[CEO인터뷰 1월호] 임병훈 대표 (텔스타 주식회사)

관리자
202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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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바둑판의 돌을 놓는 것과 같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지를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선택은 조직의 도약을 부르지만, 잘못된 선택은 조직의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선택의 순간, 어떤 기준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일까? 그들이 고민했던 역사적 순간들을 청취함으로써 우리의 미래를 읽는 통찰을 얻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본 코너의 운영 목적이다. 

2024년의 첫번째 주인공은 텔스타 주식회사 임병훈 대표이다. 그는 현재 제10대 이노비즈협회장이기도하다. 그에게는 살아오면서 어떤 갈래길들이 있었으며,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가 들려주는 선택의 순간들을 들으며 현명한 미래를 설계하는 힌트로 삼고자 한다.


"성공한 기업들의 비전을 조사했더니, ‘Better World’라는 단어가 많았다."


Q1. 회사소개를 먼저 부탁합니다. 텔스타는 어떤 회사인가요?

1987년도에 '텔스타'라는 사명으로 첨단설비 무역오퍼 서비스업으로 출발해서, I.M.F 계기로 수입하던 설비를 국산화하며 설비 제조메이커가 되었다. 글로벌시장에 진출하고자 2005년에는 독일 홈멜사와 합작으로 텔스타 홈멜(주)가 되었고 중국과 미국에 공장과 지사를 설립했다. 2017년에는 더 이상 자동화설비 제조기업이 아닌 "스마트팩토리 구축 토탈 엔지니어링 서비스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스마트팩토리 컨설팅에서 부터 구축실행 및 위탁운영 서비스까지 비지니스를 확장했다. 실제로 약 6년에 걸쳐 완성한 텔스타 경주공장은 정부로부터 스마트팩토리 K등대공장으로 인증 받으며 제조업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지금은 지구 탄소중립에 기여하고자 '에너지 최적화 솔루션'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Q2. 자기소개를 좀 해달라. 회사 창립까지의 개인 이력도 궁금하다.

성인이 될 때까지 시골 지방에서 자랐다. 덕분에 4계절 자연 이치를 체험하며 우직함이 생겼던 것 같다. 다행히 사회생활을 육군학사장교로 시작하며 전국에서 모인 똑똑한 동료들 덕분에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인지하면서 배움의 즐거움이 생겼다. 1987년 대한민국은 민주화 열풍으로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2년 정도 다니던 첫 직장도 경영상황이 급격히 악화됐고, 설상가상으로 어머님의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사직을 하게 되었다. 어머님 병간호와 가족 생계를 꾸려 가려다 보니 규칙적인 직장생활은 불가능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운명적으로 사업가의 길로 인도한 것 같다.


Q3.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변곡점이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텔스타가 걸어온 고객맞춤형 설비제조업은 매일 매순간이 전환점일 수밖에 없다. 정해진 기간과 예산으로 고객과 약속된 성과를 내야하는 프로젝트 비지니스는 참으로 가혹하다. 모든 업무가 연구개발의 일부분으로서 결국 대기업 기술자들의 손발 역할 일 수밖에 없었다. 직원들의 허탈감이 극에 달했을 때 텔스타라는 회사의 업에 대한 재정립을 하기로 했다. 주요고객인 “현대기아차 엔진과 미션의 차별화된 성능은 우리 손끝에서 나온다”는 사명감으로 가치창출자가 되자는 개념이었다.

그후 어떻게든 직원들이 무력감에 빠지지 않고, 자기주도적 업무를 할 수 있게끔 독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객고통중심’의 업무문화가 형성이 되었고 이제는 직원들 스스로 "우리는 고객고통을 해결하는 가치 창출자"라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덕분에 지금은 맞춤설비의 제조능력을 갖춘 토탈 엔지니어링 서비스기업으로 진화했다. 그 때 경쟁했던 동종업계의 많은 회사들이 지금은 많이 사라지고 없는 걸 보면, 당시의 변화가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던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Q4. 기업을 경영하며 가장 잊을 수 없는 위기나 난관은 무엇이었나? 

두가지 정도 생각이 난다. 하나는 무역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할 때였다. 오랜기간 정들었던 외국 파트너 기업이 경쟁자가 되는 과정은 인간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외국 파트너들의 전폭적 지원으로 훌륭한 엔지니어가 된 창업동지들 입장에서는 더욱 더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비지니스 상황은 선택을 강요했고, 난 미래를 선택했다. 그때에 ‘회자정리’라는 사자성어가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설비제조업에서 스마트팩토리 구축전문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전환할 때다. 큰 위기가 없는데 혁신을 시도하다보니 진짜 위기가 왔다. 직원들이 갈피를 못 잡고 허둥대다 3년만에 매출이 20여년 전 수준으로 떨어져 버린 것이다. 하지만 진짜위기가 닥치니 변화가 시작됐고 이제는 모두가 비전을 갖고 뛰어가는 회사로 탈바꿈이 되었다. 결국 ‘위기를 느껴야 변화가 시작된다’는 진리를 두번씩이나 경험한 셈이지만, 이 경험은 지금의 우리 회사에 자산이고 자부심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건 사적인 괴로움이긴 한데… 텔스타 어린이집이 문을 닫게 된 사건이다. 사회공동체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야심차게 설립 운영하던 '텔스타 어린이집'을 금년 6월에 문을 닫았다. 원아가 줄어들어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였지만 10여년간의 노력이 헛되이 된 것 같아 참기 힘들었다.


Q5. 경영자로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하는 경영활동이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고객고통 중심의 팀워크 문화를 만들어 개개인이 '자기주도적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텔스타만의 고유문화를 만든 것이다. 이 일의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의 어떠한 고통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가? 우리가 제공하려는 고객가치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통해 합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텔스타인 스스로 판단하며 업무를 진행한다. 덕분에 텔스타인 모두 목적지향형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고객을 누구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회사 정체성이 결정되고, 집단지성으로 정립된 고객고통은 텔스타가 나아갈 방향이 되어주고 있다. 결국 무역서비스업에서 제조업을 거쳐 이제는 토탈 엔지니어링 서비스기업이 된 것도 고객고통 중심의 업무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Q6. 사람에 대한 질문이다. 사람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지금은 “사회공동체적 사고를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으로 보고 있다. 사람이 생산자원이었을 때는 성실성 등 개인역량이 중요했지만, AI가 장착된 로보트는 성실성과 정직성 역량 등에서 비교 불가능한 존재다. 미래사회는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찾아내는 균형감각을 갖춘 리더십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겸손과 배려가 몸에 체화되어 있어야 한다. 사회공동체를 유지시키기 위해 자신의 가치를 찾아내는 사람을 존경한다.


Q7. 100인 100색의 직장인 행동유형을 경험했을 것이다. 대표님의 회사나 일반적인 직장인의 바람직한 행동,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개인적 가치관이 궁금하다. 

인간은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사회공동체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회적동물이다. 고객의 어원은, “나를 대신하여 내가족을 지켜주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사회 가치사슬이 복잡해지면서 누가 고객인지 구별할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모두가 자신의 고객을 찾아 나설 뿐 자신이 누군가의 고객이 먼저 되어 주어야 한다는 걸 잊고 산다. "당신은 누구의 고객인가?"라는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과 조직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타적인 게 가장 이기적'이라는 말이 있다. 이기적인 행동을 할 때는 이익이 안 생긴다. 오히려 이타적인 행동을 할 때 가장 많은 이익이 생기는 현상을 보면 이 말이 딱 들어맞는 듯하다.


Q8. 리더십에 대한 질문이다. 텔스타의 리더들이 어떤 리더십을 갖추고 조직을 이끌어 가기를 바라는가? 팀장 본부장에게 기대하는 기대치를 들려달라. 

고객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텔스타는 텔스타만의 비전과 전략이 있다.  비지니스 특성상 당연히 고객접점에 있는 텔스타인이 현장상황에 맞는 최선의 판단을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권한위임이 아닌 판단위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필요성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나온 응답이 '고객고통중심 팀워크문화'다. 텔스타의 리더라면 매일 매순간, 이 일과 이 행위의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의 어떠한 고통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가?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고객가치는 무엇인가? 에 대하여 끝없이 동료들과 소통해야 한다. 이렇게 합의된 내용을 기반으로 텔스타인 스스로 판단하며 실행할 수 있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Q9. 경기가 좋지 않아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럴 때일수록 CEO는 어느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 생각을 듣고 싶다.

CEO는 어느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가 정말 궁금했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들의 비전을 조사해 보았다. 그랬더니 ‘Better World’가 가장 많았다. “좀 더 나은 세상을 추구하는 목적지향의 회사들이 성공한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고제품 최고기술 등의 수단을 추구하는 것 보다는 고객가치라는 목적을 추구하면 실패가 있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사제품 최종소비자의 사용경험과 가치를 자신의 비지니스 중심에 위치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Q10. 협회장을 마치면서… 

(임병훈 대표는 임기 3년의 이노비즈협회장직을 2개월 남긴 시점에 있었다. 다른 이에게는 하지 않았던 질문을 그에게 던져 보았다.)

3년전 협회장에 취임하며 협회를 서비스기관 서비스조직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협회에 회비를 내고 있는 회원사 대표, 정부정책의 실행자인 각부처의 사무관급으로 고객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정립했다. 그들의 숨겨진 고통을 취합했고, 그 고통해결가치가 우리 협회 임직원의 책무라는 걸 다 함께 합의했다. 그렀게만 했는데도 직원들 스스로가 고객 서비스에 맞게 사무실 공간 재배치를 하는 등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 후 탄력을 받아 기술보증보험 출신의 고급 인재 25명으로 구성한 '이노비즈 함성지원단'이 출범했다. 그러자 '이노비즈 재인증기관' ‘산자부지정 기술평가기관’ ‘특허청지정 지식재산평가기관'이 되는 등의 많은 혁신적 변화가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회원사 글로벌화에 대한 지원전략 부분이다. 오랜기간 관습이 되어버린 홍보마케팅의 페이퍼식 지원 방식을 필드지원으로 바꾸고 싶었다. 현지에 정착한 우리 기업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보다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못했다. 이점이 많이 아쉽다. 이 부분.. 새로운 11대 집행부에서 특히 당부드리고 싶다. 우리 회원사들의 글로벌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부탁드린다. 


[취재후기]

임병훈 대표님은 ‘SGI+HDI’가 운영하고 있는 GCC 1기의 원우이시며, 초대 원우회장을 지내셨습니다. 회장님의 가장 큰 장점은 '본질추구'와 '따뜻함'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협회, 회사, 원우회 몸담고 계신 곳의 존재의의가 무엇인지를 규명하시고 이에 따라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훌륭한 사업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사회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합니다. 이런 분이 우리 GCC의 멤버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 리더인터뷰는 HDI인간개발연구원과 SGI지속성장연구소에 소속된 회원사 CEO들을 대상으로 취재하는 기획기사로서 저작권은 양 기관에 있음을 알립니다.

글쓴이: 신경수 조직심리박사 (지속성장연구소장 / 인간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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