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인터뷰

[CEO인터뷰 2월호] 안수남 대표 (세무법인 다솔)

관리자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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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바둑판의 돌을 놓는 것과 같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지를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선택은 조직의 도약을 부르지만, 잘못된 선택은 조직을 침체로 이끌 수 있다. 선택의 순간, 그들이 고민했던 역사적 순간들을 청취함으로써 우리의 미래를 읽는 통찰을 얻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본 코너의 운영 목적이다. 이번달의 주인공은 국내최대의 세무법인을 이끌고 있는 다솔의 안수남 대표이다. 


"어린시절 집이 가난해서 구두닦이를 했다

구두닦이를 하면서 '정성'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


Q1. 회사소개를 먼저 해달라. 다솔은 어떤 회사인가?

일반적으로 전문직들이 하는 일은 공통업무가 있고 특화된 업무가 있다. 세무사라는 직업은 사업자들의 세무와 비사업자, 즉 일반인들의 세무로 나누어진다. 사업자들의 세무는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법인세 등을 산출해서 신고 납부를 대행해 주는 일이고, 비사업자들의 세무는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등을 계산해서 신고납부를 대행해 주는 일이다. 이외에도 세무조사나 불복청구, 절세컨설팅도 세무사들의 업무영역이다. 일반적인 세무법인은 사업자들의 업무영역을 주로 하면서 비사업자 업무나 기타업무는 부수적으로 하고 있다. 세무법인 다솔은 반대로 비사업자의 양도소득세와 상속ㆍ증여세, 법인컨설팅 업무를 주업으로 특화해서 하고 있다.

세무법인다솔이 13년 전에 출범할 당시에는 대형화 전문화를 목표로 시작했는데 8년 전부터 양도ㆍ상속ㆍ증여, 법인컨설팅으로 전환했다. 세무트랜드가 바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산가들의 70%는 부동산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70% 이상이 기대수명이 30년 이내이다. 결국 그분들의 주요관심사항은 자녀들에게 어떻게 잘 물려 줄 것인가이다. 따라서 양도와 증여ㆍ 상속세에 관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8년 전부터 이 분야업무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양도ㆍ상속ㆍ증여, 법인컨설팅에 유일하게 특화된 세무법인이 다솔이다.


Q2. 자기소개를 좀 해달라. 회사 창립까지의 개인 이력도 궁금하다.

77년에 우리나라에 부가가치세가 도입되었는데 그해 1기 세무직 공채가 있어서 9급 공무원으로 입사를 했다. 그런데 83년에 군 제대를 하면서 7급 공채를 준비를 해서 83년에 합격해서 재입사를 했다. 그리고 90년에 세무사시험에 합격해서 그해 퇴직을 하고 세무사로 개업을 했다. 13년간 세무공무원으로 근무를 했지만 승진을 한번도 못해본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06년에 양도소득세 실무서를 집필했는데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세무공무원과 세무사 등 전문가용으로 집필된 2,000페이지가 넘는 전문서적인데 지금까지도 최고 베스트 전문서적으로 읽히고 있다. 현재 국세공무원에서 세무공무원을 상대로 강의를 하고 세무사회 연수원교수로 세무사들에게 강의를 하다보니, 세무공무원과 세무사를 가르치는 세무사로 인정을 받고 있다. 2005년 노무현 정부시절 다주택자 중과세가 시행되는 8ㆍ31대책이 발표되던 날, KBS 경제투데이에서 생방송으로 세무상담을 진행한 것이 인연이 되어 19년째 그 코너에 출연 중에 있다. 어떻게 보면 한분야만 잘 알고 있어서 전문가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울 때가 있다. 양도ㆍ상속ㆍ증여 이외의 다른 분야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Q3.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변곡점이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내의 죽음이다. 23년 5월에 아내가 만 62세에 하늘나라로 가셨다.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이것 저것 하면서 허겁지겁 살았는데 아내를 지켜주지 못했다.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리도 허겁지겁 살았는지 후회가 막심했다. 그리고 산다는 것이 좀 가벼워졌다. 죽고사는 문제가 아니면 이해 못할 일도 용서 못할 일도 없다는 생각이다. 살면서 누구나 들어본 말이 있다. 돈을 잃으면 작은 것을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큰 것을 잃은 것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라고ᆢ 이 말은 정말 실감나게 내 좌우명으로 자리잡았다. 매사에 도를 지나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다.


Q4. 기업을 경영하며 가장 잊을 수 없는 위기나 난관은 무엇이었나? 

다솔이 처음 출범하면서 파트너가 18명, 전국지점이 80곳에 이르렀다. 출범한지 4년만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는데 그 이유를 분석해보니 회사에 제일 중요한 규칙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솔을 처음 만들 때 세무법인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일을 하면 종합병원처럼 최고의 난이도 있는 일들을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시작했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인 세무사들을 모셔왔는데 근무조건을 너무 타이트하게 하는 것이 예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직무에 관해서나 근무규칙을 세세하게 정하지 않고 자율에 맡겨서 운영을 했다. 공동체는 꼼꼼하게 규칙을 정해서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져야 하는데 반대로 운영을 했던 것이다. 당연히 경영에 문제가 생겼다. 수습은 되었지만 모든 권한을 나에게 주는 대신 17명의 파트너가 모두 지점으로 독립해서 나갔다. 결국 회사에는 나 혼자만 남게 되었다.


Q5. 경영자로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하는 경영활동이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18명의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파트너십으로 출범한 다솔이 5년만에 멤버들은 다 떠나고 나 혼자 남았을 때 다솔을 해산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세무법인다솔은 4년동안 구성원들이 정말 일을 잘 해서 국세청이나 조세심판원 등 유관기관은 물론 세무사업계에서도 일 잘하고 실력있는 세무법인으로 브랜드가 만들어져 있었다. 또한 전국에 50개가 넘는 지점과 30여개에 이르는 제휴점이 있었다. 다시 이 브랜드를 살려서 특화된 법인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근무세무사를 채용해서 전문화를 시키고 각 분야에 최고 전문가들을 영입해서 실력을 갖추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무도 양도ㆍ상속ㆍ증여세와 법인컨설팅을 전문으로 특화시켜서 일을 집중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조선일보사가 만든 상속ㆍ증여 전문가 과정의 주임교수까지 맡게 되었다.

또 하나가 있다. 공인중개사 오픈 단톡방을 만들어 1,300여명에게 실시간으로 세무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상조회사와 협업을 통해 양도ㆍ상속ㆍ증여세를 무료로 상담해 주기위해 제휴가 시작되었다. 또한 양도ㆍ상속ㆍ증여, 법인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서 특화된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양도ㆍ상속ㆍ증여ㆍ법인컨설팅에 최고의 전문세무법인이 곧 완성될 것 같다.


Q6. 사람에 대한 질문이다. 사람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이라고 한다. 일을 대할 때는 물론이고 사람을 대할 때, 태도에서도 정성은 아주 중요하다. 사람의 마음을 사라고 할 때, 어떻게 해야 사람의 마음을 살까? 나는 어린시절 구두닦이를 해봤다. 구두닦이는 분업이 되어 있는데 구두를 닦아주는 사람을 딱새, 구두를 벗겨서 오는 사람을 찍새라고 한다. 나는 나이도 어리고 초심자라서 찍새를 했는데 구두를 벗어주는 손님들의 태도도 천차만별이었다. 아무렇게나 발로 구두를 던져서 주는 사람, 두발로 가지런히 벗어서 주는 사람, 벗은 구두를 두손으로 집어서 건네 주는 사람…

찍새는 정성을 다해서 구두를 두손으로 벗어주는 VVVIP에게 어떻게 보답을 할까? 구두광이 다른 손님보다 세배나 오래 가도록 닦아줄 것을 딱새형에게 부탁을 한다. 정성스럽게 대해준 VVVIP 고객에 대한 찍새의 정성의 표현인 것이다. 세무사를 찾는 고객은 대부분 좋은일 보다는 안좋은 일이 있어서 오신다. 남편이 돌아가셔서 아내가 자녀들과 함께 상속세 상담을 받으러 온 고객에게 첫 질문은 "언제 돌아가셨나요?"이다. 상속세 신고기한을 예상해야 업무스케줄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세무사의 질문으로 부적절하다.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이별의 시간을 갖었는지? 가족들은 슬픔에서 어느정도 회복되셨는지? 그 슬픔을 위로하고 공감하면서 상속세 업무는 큰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안심을 시켜드리고 시작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정성을 갖고 일을 대하면 문제를 정확히 분석해서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 태도가 문제해결 능력의 첫번째이다. 정성스럽게 사는 사람과 정성스럽지 않게 사는 사람은 매사에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난다.


Q7. 100인 100색의 직장인 행동유형을 경험했을 것이다. 대표님의 회사나 일반적인 직장인의 바람직한 행동,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개인적 가치관이 궁금하다. 

회사는 사람이 모인 곳이다. 조직체가 단단해 지려면 돌담 같아야 한다. 돌담은 제각기 다는 모양의 돌이 얼키고 설키고 쌓여서 담이 된다. 돌담이 벽돌담 보다 더 단단한 이유는 돌들이 평평한 면들도 있지만 둥그런 모양도 뾰쪽한 모양도 푹페인 모양도 있다. 부딪히고 내어주고 감싸줘서 탄탄한 담을 만들어 내듯이 각자 개성이 다른 사람이 만나서 공동체를 이루고 살려면 상대방의 특성과 개성을 살려낼 수 있는 모습을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이기심은 갖되 배려심을 발휘해 줘야 한다. 모름지기 조직원은 팀웍이 중요한데 팀웍은 배려심에서 나오더라. 바람직하지 않은 직장인을 꼽으라고 하면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는 직장인을 1순위로 꼽고 싶다.


Q8. 리더십에 대한 질문이다. 다솔의 리더들이 어떤 리더십을 갖추고 조직을 이끌어 가기를 바라는가? 그들에게 거는 기대치를 들려달라. 

정직과 실력, 그리고 유연한 사고를 갖춘 리더가 조직을 이끌어 갔으면 한다. 정직은 조직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리더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이다. 두번째로 세무법인 다솔은 세무사라는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다. 전문가라면 당연히 자기분야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전문성을 문제해결 능력이라고 본다면 전문지식과 축적된 경험이 쌓여야 한다. 세번째는 유연한 사고를 갖추어야 조직 구성원의 창의적인 사고력이 길러진다. 엉뚱한 제안이나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제안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조직이 살아 있는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다.

 


Q9. 경기가 좋지 않아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럴 때일수록 CEO는 어느 부분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세상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첨단기술이라고 했던 기술이 진부한 기술로 순식간에 퇴출된다. 이제 빅데이터가 활용되는 산업이 발달되고 모든 분야가 융합되고 통합된다고 한다. AI가 사람보다 더 뛰어난 세상이 다가온다고 한다. 모름지기 리더는 변화되는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우리의 업은 어떤 위치에 머무르고 있는지? 우리 비즈니스모델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예측하고 대처하는 통찰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다솔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렇다. 2년 사이 부동산거래가 심각할 정도로 위축되고 있다. 양도소득세 업무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입장에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2년 전부터 부동산 거래가 줄어들 것을 예상하여 상속과 증여 쪽으로 컨설팅 타겟을 변경하고 있다.


[취재후기]
저는 안수남 세무사님을 오랜시간 알아 왔습니다. 후배들에게는 항상 지갑을 열고 사시는 분이고 대형 세무법인의 대표님이라 '금수저'인줄 알았는데, 저런 어려운 성장배경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대화도중 갑자기 '사모님' 이야기가 나올 때는 너무 슬피 우셔서 취재가 한동안 중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인품 실력 그 무엇하나 부족하지 않은 정말 훌륭하고 존경스런 분이십니다. 이런 분이 GCC멤버라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 리더인터뷰는 HDI인간개발연구원과 SGI지속성장연구소에 소속된 회원사 CEO들을 대상으로 취재하는 기획기사로서 저작권은 양 기관에 있음을 알립니다.


글쓴이: 신경수 조직심리박사 (지속성장연구소장 / 인간개발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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