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인터뷰

[CEO인터뷰 5월호] 남명식 대표 (엔탑자산관리)

관리자
2024-05-01
조회수 1019

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바둑판의 돌을 놓는 것과 같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지를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선택은 조직의 도약을 부르지만, 잘못된 선택은 조직의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선택의 순간, 어떤 기준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일까? 그들이 고민했던 역사적 순간들을 청취함으로써 우리의 미래를 읽는 통찰을 얻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본 코너의 운영 목적이다. 이번 달의 주인공은 국내 게임업계 빅3의 하나인 넷마블에서 자산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남명식 대표(엔탑자산관리)이다. 


그에게는 살아오면서 어떤 갈래길들이 있었으며,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가 들려주는 선택의 순간들을 들으며 현명한 미래를 설계하는 힌트로 삼고자 한다.


“역전 앞 암표장사와 한 약속도 약속이면 지켜야 한다.”



Q1. 회사소개를 먼저 해달라. 엔탑자산관리는 어떤 회사인가?

부동산 자산관리 및 개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2016년 설립된 부동산자산관리 전문회사로 넷마블이 지분의 100%를 보유한 넷마블의 자회사입니다. 회사는 구로 디지털밸리에 위치한 연면적 약 5만2천평, 지상 41층 규모의 G-TOWER 관리운영을 시작으로 부동산자산관리의 업력을 쌓아가고 있으며, 금년 6월말 착공예정인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지하6층 지상15층 연면적 약4만1천평 규모 트윈빌딩 건축사업의 사업시행법인인 과천 G-TOWN PFV의 자산관리회사로 선정되어 향후 준공시 운영관리를 맡게 될 예정입니다. 통상의 자산관리 업무는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나 지속가능한 빌딩관리 업무역량 구축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시설관리 등 주요 업무를 당사가 직접 수행하고 있습니다. 


Q2. 자기소개를 좀 해달라. 개인 이력이 궁금하다.

컨버전스형 인간이라고 봅니다. 아마도 36년전 해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땅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Salt line(바닷물과 강물이 만나서 경계를 이루는 선)을 접하면서 경계를 넘나드는 생활이 시작된 듯합니다. 항해 중에나 정박 중에, 육상근무와 해상근무 중에 무엇이든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관점과 방향을 달리해서 해석하고 답을 찾으려 노력해 왔습니다. 2014년 삼성물산에서 임원(상무)으로 퇴임하기까지 약 25년동안 도시정비사업과 부동산마케팅, 도시개발 업무를 담당해 오면서 부동산과 관련한 생각의 틀을 탄탄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물산 퇴임 후에는 서울시 양천구청에서 주택, 도시 및 공유자산 개발업무를 전담하는 미래도시기획단의 단장으로 공직을 경험하기도 하였습니다. 이후에는 군인공제회와 김해시, 코레일테크가 출자하여 설립한 특수목적공공법인 김해록인 레스포타운㈜의 대표를 맡아 그린벨트 해제지역에서의 도시계획시설사업(축구장, 야구장 등 체육시설과 기반시설)과 도시개발사업(주택 약 14,000호 및 골프장 36홀)을 수행하였고, 유사한 사업인 서남해안기업도시 내 골프장 운영 및 주택단지 개발을 담당하는 솔라시도골프앤빌리지㈜ 대표를 역임하였습니다. 이곳 엔탑자산관리에는 지난해 12월에 합류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Q3. 본인 인생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평범한 삶이 끝난 시기가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 마감된 시기와 같았다고 봅니다. 삼성을 퇴직하고 나오면서 대부분의 임원들이 그러하듯이 상당한 혼란을 겪으면서 아침에 등교하는 초등학생들을 부러워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기왕에 다시 시작한다면 지금까지 와는 전혀 다른 입장과 위치에서 공공에 봉사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고 마침 양천구청의 개방형직위 공모라는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급여수준이나 처우는 삼성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으나 경계를 넘어가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기대와 흥분은 매일매일 살아가는 삶의 에너지가 되었습니다. 이어지는 포지션 또한 공공법인을 경영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공익의 관점에서 일하는 패턴은 한동안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오래전부터 느껴왔던 시간과 공간, 인간을 통합적으로 묶어내지 못하는 도시와 주거의 문제점, 모두다 열망하는 아파트에 대한 근본적 회의감, 이런 것들이 밑바닥에서 작용한 것은 아닌지 생각됩니다.


Q4.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하는 경영활동이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래미안’이라는 브랜드 아파트를 탄생시킨 것입니다. 삼성이 추구한 소프트파워를 실물자산인 주택에 적용해서 만들어낸 것이 “래미안”이었고 그 중심에서 아파트의 브랜드화를 통한 차별화된 부동산 마케팅을 정착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부동산의 자산가치 제고를 통한 사회적 가치창출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노력으로 한국의 주거문화, 정확히는 아파트 주거문화를 바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수많은 사람의 생각과 노력이 결집된 결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뛰어난 리더에 의한 창조적 변화를 이끌어 내야하는 큰 작업이었습니다. 당시 그러한 리더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고, 국내 부동산 마케팅을 개척하기 위해 헌신해준 동료와 후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Q5. 사람에 대한 질문이다. 사람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관계의 힘은 신뢰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자신과의 약속, 가족과의 약속, 조직과의 약속은 지켜져야 합니다.

약속을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삼성에 입사해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역전 앞 암표장사와 한 약속도 약속이면 지켜라”였습니다. 살아가는 모든 일이 어떻게 보면 크고 작은 약속들의 연속이라고 볼 때 약속은 삶 그 자체일 수 있어서 성실함, 희생과 배려 등 삶의 기본이 되는 덕목들을 두루 수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책상과 공간을 봅니다. 책상위가 지저분한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던 듯합니다. 정리정돈의 힘은 성찰적 자아를 만들어내는 원천적 요소라고 봅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련의 과정은 정리정돈을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세번째는 디테일입니다. 작고하신 故이건희 회장님의 말씀 중에 무슨 일을 하기전에 다섯번은 생각하고 그래도 그게 답이다고 판단되면 뒤돌아보지 말고 과감하게 실행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다섯번 생각을 하는 동안에는 필요한 모든 요소들에 대한 수직적, 수평적 검토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그 방법은 디테일에 디테일을 더하는 분석과 대응이라고 봅니다. 업무역량과 관련해서는 바로 이러한 디테일이 강한 사람이 성공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Q6. 100인 100색의 직장인 행동유형을 경험했을 것이다. 대표님의 회사나 일반적인 직장인의 바람직한 행동,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개인적 가치관이 궁금하다.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단순한 생계유지 수단으로 일을 하거나, 어찌하다 보니 거기까지 와있는 사람들도 가끔은 그래도 업에 대한 의문은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일에 대한 정의와 그 일의 필요성,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고 소화하는 사람들이 일을 대하는 방식은 분명 다르게 나타나고 그 일의 결과는 당연히 다릅니다.

단순히 교회 벽돌을 쌓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성전을 짓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 기도할 때 담배를 피우는 것은 안되지만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기도를 할 수 있다는 프레임의 전환 등 생각을 바꾸면 전혀 다른 일들이 만들어집니다. 틀에서 벗어나고 경계를 넘어가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고 그것들이 세상을 바꿔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것은 그 만큼 절실함이 부족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절실함과 즐거움, 이 두가지 중 어느 한가지는 있어야 조직생활에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Q7. 경기가 좋지 않아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럴 때일수록 CEO는, 기업은 어느 부분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생각하는가?

경기변동은 반복되는 것이고, 따라서 학습과 준비가 가능한 영역임에도 과거에만 집착하거나 미래만 쳐다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있는 것이 언제까지 있을 수 없고, 지금 없는 것이 언제든 새로 생겨날 수 있는 것이 경제중심체의 논리입니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에 대비한 반걸음 앞선 전략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요즘 건설경기가 매우 좋지 않고 건설회사의 PF관련 위기가 계속해서 얘기되고 있습니다. 건설업에 오래 종사한 사람이 볼 때 이 위기는 구조적이고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변화해야 할 때 변하지 못했고, 새로운 것은 귀찮고 부담되는 것으로만 인식하였고, 사업 리스크는 정부와 은행이 해결해 왔습니다.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발전된 것은 없어 보입니다. 사업과 산업을 새롭게 대하고 개척하려는 도전정신이 가장 필요한 때입니다.  



Q8.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동산 관련 업무는 본질에서는 모두 동일합니다. 미국의 정치드라마 House of Cards에 나오는 대사 중 부동산과 권력의 공통점은 “그가 어디에 있는가”, 즉 입지(Location)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저는 ‘누가’ 또는 ‘무엇이’ 어디에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즉 부동산은 ‘사람’이라고 봅니다. 이곳 구로는 지역이 가진 역사성, 장소성을 잘 살려낸다면 더 많은 젊은이의 꿈이 실현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곳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구로 G-TOWER는 이미 사람과 사람, 지역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랜드마크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향후 과제는 보다 더 좋은 기업을 임차인으로 유치하고, 休/味/樂을 만들어낼 상업공간을 조성하여 지속가능한 부동산 자산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우선 급하고 중요한 일은 이 곳에서 함께할 훌륭한 파트너(투자자, 입주자)를 찾는 것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서 관심있는 분이 계시면 연락을 바랍니다.



글쓴이: 신경수 조직심리박사 (지속성장연구소장 / 인간개발연구원 부원장) 

🔈리더인터뷰는 HDI인간개발연구원과 SGI지속성장연구소에 소속된 회원사 CEO들을 대상으로 취재하는 기획기사로서 저작권은 양 기관에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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