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 인터뷰

[CEO인터뷰 6월호] 박정실 대표 (하이브시스템)

관리자
202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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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바둑판의 돌을 놓는 것과 같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 지를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선택은 조직의 도약을 부르지만, 잘못된 선택은 조직의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선택의 순간, 어떤 기준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것일까? 그들이 고민했던 역사적 순간들을 청취함으로써 우리의 미래를 읽는 통찰을 얻고자 한다. 이것이 바로 본 코너의 운영 목적이다. 이번 달의 주인공은 관제센터의 여인으로 불리는 하이브시스템의 박정실 대표이다. 

그녀에게는 살아오면서 어떤 갈래길들이 있었으며,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했을까? 그녀가 들려주는 선택의 순간들을 들으며 현명한 미래를 설계하는 힌트로 삼고자 한다.


“사장이라고 모두 멋있는 창업스토리가 있는 것만은 아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사장이 되었다”



Q1. 회사소개를 먼저 해달라. 하이브시스템은 어떤 회사인가?

기업의 정보를 한 곳에서 관리 통합하는 통합관제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2001년 설립되었다. 영상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제조회사이면서, 동시에 국내 굴지의 엔지니어링 회사들과 통합운영센터를 설계하고 시공 유지보수 관리까지 하고 있다. 국내에 만들어지는 관제센터들은 대부분 우리가 구축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Q2. 자기소개를 좀 해달라. 개인 이력이 궁금하다.

대학 전공은 회계학이다. 내 꿈은 CPA(공인회계사)가 되는 것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회계사 공부에 매진하던 어느 날 우연히 컴퓨터를 접하게 되었다. 내가 원래 호기심이 강한 편이다. 80년대말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하게 되었는데, 구조가 너무 궁금해서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매킨토시의 매력에 푹 빠진 나는 더 알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회계사 공부를 때려치고 매킨토시 응용프로그래밍을 사용하는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매킨토시로 2D까지 공부했다. 그러자 회사에서는 기업 교육을 담당하는 강사로 나를 발령을 냈다. 내가 처음 일할 때는 DOS 운영체계였기에 매킨토시는 정말 획기적이었고, 나는 이곳의 교육 담당자가 되어 우리나라에 매킨토시 보급을 시작하는 선구자가 되었다.

당시에는 일이 너무 재미가 있어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심지어 청와대까지 불려갔다. 당시 매킨토시에 다양한 보고기능이 첨가가 되었는데, 그 기능을 아는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나를 부른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은 물론, 정부 부처 공무원에 대한 매킨토시 교육은 내가 전부 도맡아서 했다. 그 때는 정말 개인 사생활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


Q3. 본인 인생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말 잘 나가던 시절도 한 때, 어느 날 IMF가 찾아왔다. 회사가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우리 회사도 구조조정이 시행이 되었다. 매킨토시 전문가로 인정받았던 나는 IMF의 와중에서도 여기저기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같이 일하던 팀멤버들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면서 회사를 떠나야만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열심히 일하던 직원들이 아무런 잘못도 없이 본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을 목격하면서 조직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왔다. 내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바로 이 시점인 것 같다. 그들과 같이 창업을 하기로 결심을 했던 바로 그 시기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힘을 합하여 회사를 창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당시 나는 개인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새로운 곳으로 자리를 옮겨 나름 좋은 환경속에서 좋은 조건으로 일을 하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이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모두가 팀장인 나를 믿고 하나가 되어 따르던 팀원들이었다. 이미 다른 곳으로 전직한 나에게 달려와 같이 일하면 안되겠냐고 하소연을 했다.

결국 나는 그들과 같이 일하기로 마음을 먹고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고 창업을 했다. 그 때까지도 나는 내가 사장이 되어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단지, 이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우리 팀원들과 같이 생활하고 픈 욕심뿐이었다. 사장이라고 모두가 멋있는 창업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사장이 되었다.


Q4.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하는 경영활동이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기존의 모든 대형 디스플레이 장비들이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 만든 외국산이어야만 인정받는 시기에 우리가 만든 제품들이 그들과 경쟁하고 이기는 순간들이 몇 번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바로 그 때였던 듯하다. 외산 일색이었던 통합관제시스템 시장에 국산제품이 들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우수한 제품과 기술력에 자신이 있었기에 KBS 9시 뉴스의 배경화면으로도 들어 갈 수가 있었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열릴 것 같지 않았던 기회의 문이 우연히 열리는 행운이 찾아왔다. 방송국 보도기술국 관련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맡고 있는 장비의 유지보수였다. 기존 장비의 유지보수로 애를 먹던 직원들의 가장 큰 문제였던 외산 제품의 유지보수 문제를 우연한 기회에 우리가 해결해 주었다. 그 덕분에 새로 구축하는 뉴스센터에 외산장비와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결국 BMT를 통해 들어가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 전에도 많은 센터를 구축하긴 했지만 방송국 뉴스센터에 들어간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지금 생각해 봐도, 이 때가 제품의 신뢰성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대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Q5. 사람에 대한 질문이다. 사람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모든 경영자들이 다 그렇겠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믿음과 신뢰에서 시작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두가 첫 만남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보통 때보다 더 많이 본인을 꾸미고 긴장하면서 첫 만남을 준비하기 때문에 그 속을 알 수가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첫 만남은 그 사람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실천력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의 시간도 소중히 여기는 배려 깊은 사람과의 만남은 언제나 즐거움을 선물한다.

첫 만남은 이런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결정적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판단할 때, 얼마나 상대방이 이런 첫 만남을 열심히 준비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첫 만남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일의 개시나 마무리도 빈틈이 없다. 철저하게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준비 90% 실행 10%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Q6. 100인 100색의 직장인 행동유형을 경험했을 것이다. 대표님의 회사나 일반적인 직장인의 바람직한 행동,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개인적 가치관이 궁금하다.  

아무래도 가장 애정이 가는 친구는 책임감이 강한 친구다. 우리는 매년 코엑스에서 열리는 방송장비 박람회에 우리의 물건을 가지고 전시를 한다. 거래처에서 우리 부스를 둘러본 후, 나를 만나서 꼭 해주고 가는 멘트가 하나 있었다. “저 분 누구세요? 정말 제품 설명도 너무 잘하고, 심지어 내가 무슨 질문을 할 지도 미리 예측을 하고 있어요. 그 뿐이 아니에요. 하이브의 장비를 설명해 주는 모습이 매우 자신감도 있으면서, 정말 적극적이어서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아마도 저분을 이곳의 사장으로 착각을 할 거에요.”

이런 칭찬을 받았던 친구는 나는 물론이거니와 우리 회사 직원들 모두가 그녀의 성실함을 이미 인정하고 있었던 직원이었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우리 제품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눈에 보일 정도로 극성인 친구다.

반면, 모든 규칙을 자기 중심적으로 만들어서 운용하는 친구는 정말 밉상이다. 위에 소개한 친구는 자기 시간도 쪼개 가면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고객을 우리 편으로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어떤 친구는 근무시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소지품 챙겨서 전시관을 떠나는 친구도 있었다. 어디를 저렇게 급하게 가나, 하는 궁금증에 담당 매니저에게 사정을 물었더니, “매일 가는 피트니스센터 운동시간이라 나가봐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 친구 매사에 그런 모습을 보였던 듯하다. 항상 퇴근 시간을 10분 앞에 두고 미리 책상정리를 해 두고, 정시가 되면 사무실을 나서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주변에서 눈치를 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은 회사를 떠났다. 그 친구가 회사를 사직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전혀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가 않았다. 나도 사람이라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Q7. CEO의 가장 중요한 마인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아는 어떤 중소기업 사장들은 회사 직원들을 함부로 대하고 가볍게 여기는 분들이 몇 있다. 그런데, 이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고, 내 가족도 그렇고, 우리 회사 직원들도 그렇고,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이다. 누구는 귀하고 누구는 함부로 대해도 상관없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CEO라 하더라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한 마음을 담아서 그들을 챙기고,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회사를 경영한다면 회사는 더욱 더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리더인터뷰는 HDI인간개발연구원과 SGI지속성장연구소에 소속된 회원사 CEO들을 대상으로 취재하는 기획기사로서 저작권은 양 기관에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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